[경제난속 번져가는 대박꿈]일확천금 달콤함에 숨겨진 패가망신 ‘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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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경륜·카지노 등 도박장에 몰리는 서민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 경륜 장외지점. “그래, 그거야. 6번, 7번 제발…. 들어와, 들어와라.” 스크린 속에서 경주가 시작되자 김모씨(54)가 소리쳤다. 2분 남짓 레이스가 끝나자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담배를 물고 흡연실로 향했다. 5층 건물의 2~5층을 차지하고 있는 경륜 장외지점 안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꽉 찼다. 일찌감치 술을 마셔 얼굴이 붉어진 사람,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사람, 피곤에 찌들어 퀭한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40~50대 남성이 대다수였지만 간간이 중년 여성들도 보였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며 ‘한방 역전’을 꿈꾸는 서민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경마·경륜장에는 합법적으로 한탕을 노리는 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주머니 속에 1만원만 있어도 ‘대박’을 꿈꾸며 달려간다. 그러나 2~3분짜리 ‘도박’이 끝난 뒤에 남는 것은 빈 주머니뿐이다.
점심시간을 지나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좌석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났다. 1·2등을 순위 그대로 맞혀야 하는 ‘쌍승식’ 판돈이 4억8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최고배당은 무려 161.5배. 1만원만 걸면 세금을 떼고도 100만원 이상 손에 쥘 수 있는 판이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100만원쯤 돼 보이는 1만원권 뭉치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니는 사람, 10만원짜리 수표를 봉투에 넣은 채 뛰어다니는 사람도 보인다. 1경기 베팅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창구를 바꾸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얼마든지 돈을 더 걸 수 있다.
경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중년 남자는 “몇 년 만에 처음 맞혔네. 택시비는 벌었다”며 좋아했다.
장외지점 앞에서 식당을 하는 채모씨(57)는 “여기 오는 사람의 80%는 일용직 노동자고, 20%는 퇴직자 아니면 무직자일 것”이라며 “일거리가 없으니 여기와서 하루종일 죽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금 여기서 나간 세 명은 안주 없이 소주 2병만 6000원 내고 마신 뒤 올라갔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조모씨도 “주로 오는 사람들은 일용직, 배달 직원, 유흥업소 직원들”이라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영세민들이나 오지, 돈 많은 사람들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용산 경마 장외발매소도 마찬가지였다. 터미널 대합실처럼 널찍한 좌석은 빈 곳이 없었다. 스크린 앞 자리는 일찌감치 온 ‘터줏대감’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2층부터 6층까지 1000석 이상 되는 자리가 꽉차 서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손님’들 중에서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흑석동에서 왔다는 김모씨(65)는 “나는 오늘 10만원만 잃고 집에 간다”며 “한 경기당 100만원을 베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루 2000만원까지 잃은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매출액은 2000년 개장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개장 첫해 910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8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9월까지 집계한 매출액만 88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7204억원)과 비교해 22%나 증가했다.
로또 복권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 불황이 본격화한 올해 8월 이후만 보면 지난해보다 129억원어치가 더 팔렸다.
서울 청계천에서 로또를 판매하는 김모씨(69)는 “50대 남성들의 구매량이 지난해보다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나서 1장에 5000원을 가득 채운 로또를 구입하는 이들이 최근 들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두달 동안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도박을 한 945명을 입건했다. 이 중 349명이 무직자였고 회사원은 286명으로 집계됐다. 주부 42명을 포함한 여성도 108명이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도박은 중독성이 훨씬 심해 도박을 잘 모르는 사람도 걸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 경륜 장외지점. “그래, 그거야. 6번, 7번 제발…. 들어와, 들어와라.” 스크린 속에서 경주가 시작되자 김모씨(54)가 소리쳤다. 2분 남짓 레이스가 끝나자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담배를 물고 흡연실로 향했다. 5층 건물의 2~5층을 차지하고 있는 경륜 장외지점 안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꽉 찼다. 일찌감치 술을 마셔 얼굴이 붉어진 사람,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사람, 피곤에 찌들어 퀭한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40~50대 남성이 대다수였지만 간간이 중년 여성들도 보였다.
서울 논현동 경륜 장외지점에서 23일 경주에 돈을 건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채 중계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다. |김기남기자
경기불황이 계속되며 ‘한방 역전’을 꿈꾸는 서민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경마·경륜장에는 합법적으로 한탕을 노리는 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주머니 속에 1만원만 있어도 ‘대박’을 꿈꾸며 달려간다. 그러나 2~3분짜리 ‘도박’이 끝난 뒤에 남는 것은 빈 주머니뿐이다.
점심시간을 지나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좌석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났다. 1·2등을 순위 그대로 맞혀야 하는 ‘쌍승식’ 판돈이 4억8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최고배당은 무려 161.5배. 1만원만 걸면 세금을 떼고도 100만원 이상 손에 쥘 수 있는 판이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100만원쯤 돼 보이는 1만원권 뭉치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니는 사람, 10만원짜리 수표를 봉투에 넣은 채 뛰어다니는 사람도 보인다. 1경기 베팅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창구를 바꾸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얼마든지 돈을 더 걸 수 있다.
경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중년 남자는 “몇 년 만에 처음 맞혔네. 택시비는 벌었다”며 좋아했다.
장외지점 앞에서 식당을 하는 채모씨(57)는 “여기 오는 사람의 80%는 일용직 노동자고, 20%는 퇴직자 아니면 무직자일 것”이라며 “일거리가 없으니 여기와서 하루종일 죽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금 여기서 나간 세 명은 안주 없이 소주 2병만 6000원 내고 마신 뒤 올라갔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조모씨도 “주로 오는 사람들은 일용직, 배달 직원, 유흥업소 직원들”이라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영세민들이나 오지, 돈 많은 사람들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용산 경마 장외발매소도 마찬가지였다. 터미널 대합실처럼 널찍한 좌석은 빈 곳이 없었다. 스크린 앞 자리는 일찌감치 온 ‘터줏대감’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2층부터 6층까지 1000석 이상 되는 자리가 꽉차 서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손님’들 중에서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흑석동에서 왔다는 김모씨(65)는 “나는 오늘 10만원만 잃고 집에 간다”며 “한 경기당 100만원을 베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루 2000만원까지 잃은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매출액은 2000년 개장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개장 첫해 910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8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9월까지 집계한 매출액만 88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7204억원)과 비교해 22%나 증가했다.
로또 복권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 불황이 본격화한 올해 8월 이후만 보면 지난해보다 129억원어치가 더 팔렸다.
서울 청계천에서 로또를 판매하는 김모씨(69)는 “50대 남성들의 구매량이 지난해보다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나서 1장에 5000원을 가득 채운 로또를 구입하는 이들이 최근 들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두달 동안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도박을 한 945명을 입건했다. 이 중 349명이 무직자였고 회사원은 286명으로 집계됐다. 주부 42명을 포함한 여성도 108명이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도박은 중독성이 훨씬 심해 도박을 잘 모르는 사람도 걸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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