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에 성령께서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에게 임하셨습니다. 그때에 그 곳에 모였던 성도들은 급하고 강한 바람 소리를 들었으며, 불의 혀처럼 타오르는 불이 갈라져서 각 사람에게 임한 것을 보았으며,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방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에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인들이 절기를 지키기 위해서 각 나라로부터 와 있었습니다. 그때에 제자들이 하는 방언 소리를 듣고 큰 무리가 모여들었습니다. 그 곳에 보인 무리들은 제자들이 하는 말을 자기가 태어난 나라 말로 듣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외국어를 배우지 않은 갈릴리 사람들이 자기 말로 하나님의 일을 말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며 당황했습니다. 바벨탑을 쌓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거역하다가 언어가 혼잡해져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온 세상이 하나가 되는 하나님 나라를 이 세상에 도래하게 하셨습니다.
* 무리들의 반응
"다 놀라며 의혹하여 서로 가로되 이 어찐 일이냐? 하며(12), 또 어떤이들은 조롱하여 가로되 저희가 새 술이 취하였다 하더라(13)."
각 나라에서 온 경건한 무리들은 제자들이 자기 나라 말을 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며 의혹하여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의혹하여'라고 번역된 말은 '완전히 당황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디아포레오'의 미완료형인데, 이 말은 신약성경에서 누가만 사용하고 있는 독특한 용어입니다(5:24; 10:17; 눅 9:7). 이 동사의 시제가 보여주는 것처럼, 그들은 제자드을 보고 계속해서 놀라고 당황해 했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무리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고 좋은 반응을 보인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구절을 보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제자들을 바라보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 일부 사람들은 제자들을 조롱하면서 "저들이 새 술에 취했다"고 조롱했습니다. 여기 언급된 사람들은 9-11절에 언급된 사람들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당시에는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서 외국에서 온 사람들 분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살던 유대인들도 많이 와 있었습니다(14절). 그러므로 제자들을 조롱하던 사람들 중에는 외국에서 온 사람들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사는는 유대인들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바울이 아덴에서 죽은 자의 부활을 전했을 때에도, 이러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때에 아덴 사람들 중 일부는 바울을 조롱했습니다(17:32). 초자연적인 일을 모르는 사람들은 방언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미쳤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고전 14:23). 자연인은 초자연적인 일을 알지못하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그 일을 바꾸어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새 술'이라고 번역된 헬라어는 '글류코스'인데, 이 말은 '감미로운'을 의미하는 '글뤼퀴스'에서 파생된 용어입니다. 본래 '글류코스'는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의미했지만, 본문에서는 이 말이 발효되기 시작한 감미로운 포도즙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의 성격들
"베드로가 열 한 사도와 같이 서서 소리를 높여 가로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14). 때가 제 삼시니 너희 생각과 같이 이 사람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15)"
누가는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방언은 성경에서 독특한 것이기 때문에, 자세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가 소개하는 (행 2장)에 나타난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임한 방언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이 방언은 술에 취해서 한 행동이 아니라, 분명한 정신 속에서 성령에 의해 일어난 초자연적인 현상이었습니다. 베드로는 11명의 다른 사도들과 함께 서서 큰 소리로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베드로는 그들에게 "이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외쳤습니다(14). 베드로는 자신들이 새 술에 취해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은 제 3시이며 술을 마실 때가 아니라고 했습니다(15). 유대인들은 하루를 열 둘로 나누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 3시는 아침 9시에 속했습니다. 이 시간은 유대인들에게 기도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는 유대인들이 제 4시까지는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심지어 술고래들과 주연에 참가하는 사람들조차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특히 오순절과 같은 명절에는 유대인들이 아침 예배가 끝날 때까지 금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그 시간에 술을 마시고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채로 온 거리를 다니면서 떠들고 다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방언을 하게 된 것은 새술에 취했기 때문이 아니라, 성령께서 말하게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이 한 방언은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지껄인 것이 아니라, 분명한 정신 속에서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서 한 말이었습니다.
둘째로 이 방언은 청각적인 착각에 의해 일어난 일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자들이 실제로 다른 나라 말로 말하지 않았으며, 잔지 무리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이러한 주장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분명히 "무리들이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으며"(6), "무리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크게 놀라며 당황했고"(8), 또한 무리들이 "무리가 다 자기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다"(11)고 말했습니다.
셋째로 이 방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도 아니었습니다. 기적을 인정하지 않는 자유주의 학자들은 이때에 120명의 성도들이 황홀결에 빠져서 마구 떠들어 댄 것을, 누가가 임의로 해석해서 그들이 다른 나라 말을 한 것처럼 기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기적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낸 주장일 뿐, 누가의 입장과는 전혀 다릅니다. 누가는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은 사람들이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 언어였으며, 또한 성령에 의해 초자연적으로 일어난 현상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때에 제자들이 했던 말이 갈릴리에서 사용되고 있던 아랍어, 헬라어, 그리고 라틴어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무리들이 이때에 놀란 것은 제자들이 했던 방언 때문에 아니라, 하나님이 한 큰 일을 말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당시에 모여든 사람들이 제자들이 전하는 하나님의 크신 일을 듣고 놀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더 놀랐던 것은 제자들이 자기가 태어난 나라 말로 유창하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누가가 그 곳에 모였던 수많은 지역을 언급한 것도 바로 이러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9-11절에 언급된 15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아람어와 헬라어와 라틴어보다 더 다양한 말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다 제자들이 하는 말을 자기 모국어로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크게 놀라고 당황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넷째로 이 방언은 (고전 12,14장)에 언급된 방언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은 몇 가지 점에서 (고전 12,14장)에 언급된 방언과 달랐습니다. 첫째로 이것은 말하는 대상이 달랐습니다. 고린도전서에 언급된 방언은 하나님을 향해서 한 말이었지만, 사도행전에 언급된 방언은 무리들을 향해서 한 말이었습니다(고전 14:2, 행 2:14-17). 둘째로 이것은 특성면에서도 달랐습니다. 고린도전서에 언급된 방언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어서 통역자가 필요했지만, 사도행전에 언급된 방언은 모든 무리들이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셋째로 이것은 목적면에서도 달랐습니다. 고린도전서에 언급된 방언은 교회를 계몽하기 위해 성령께서 주신 은사였지만, 본문에 언급된 방언은 성령이 임하셨음을 증거하기 위한 하나의 표적이었습니다.
*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의 의미
그러면 이 방언의 진정한 의의는 무엇인까요?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임한 방언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성령 안에서 인종적, 국가적, 언어적 장벽을 초월하여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누가는 그 곳에 모였던 무리들의 국제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 그 곳에는 온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온 세계의 민족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누가는 이 목록에서 셈과 함과 야벳의 자손들을 모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 목록은 (창 10장)에 나온 것과 비교할 수 있는 "민족들의 목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니일(Stephen Neil)이란 주교는 누가가 언급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셈족에 속해 있지만, 그들 중에는 함족에 속하는 사람들(애굽, 리비아)과 야벳에 속하는 사람들(그레데(깃딤), 로마 거주자)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이 제자들이 했던 방언은 그리스도의 나라가 다인종적이며, 다민족적이고, 다언어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초대교회 교부들을 비롯한 수많은 주석가들이 오순절 사건을 바벨탑의 저주가 역전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바벨에서 사람들은 인간 중심의 나라를 세우려고 하다가 언어가 혼잡하게 되어 각 지역으로 흩어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성령은 예루살렘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순절에 임한 방언은 다가올 구원이 모든 민족과 인종을 포함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벨에서는 인간이 교만하게 하늘로 오르려고 했지만, 예루살렘에서는 하늘이 겸손하게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위한문 1.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의 특성 네 가지에 대해서 설명해보자. 2.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과 (고전 12,14장)에 언급된 방언의 차이점을 말해보자. 3. 오순절에 제자들이 했던 방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해보자.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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