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동안 많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제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에 하나님을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전 세계 모든 나라를 한국처럼 사용하기 원합니다.” 국제예수전도단(YWAM) 창설 50주년을 맞아 방한한 설립자 로렌 커닝햄(75) 목사는 15일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만나교회에서 기자와 만나 세계 선교 2위의 한국교회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커닝햄 목사는 “역사상 가장 큰 운동은 예수를 따르는 운동이었다”며 “한국교회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데만 만족하지 말고 사람들을 제자 삼아 그들이 또 다른 제자를 키워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 현장의 교인 숫자와 교회당 증가에 만족할 게 아니라 선교한 지역의 신자들이 다시 선교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 말이었다.
커닝햄 목사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자신을 ‘한국인의 심장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했는데 다른 어떤 나라보다 한국을 가장 자주 방문했고 또 많은 강의와 집회를 한국서 열었다고 했다.
한국을 첫 방문한 것은 지난 1971년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설교를 했는데 당시 교인이 6000명이었을 때다. 그는 “한국은 장차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될 것”이며 “하나님께 순종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교했다. 성도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조용기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자”고 말해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국제예수전도단의 사역 일부를 돌아보게 한 순간도 한국에 왔을 때였다. 73년 한국의 한 아파트에 머물며 기도하던 그는 두 시간 동안 눈물을 흘리며 회개 기도를 했다. 복음전파용 배 한 척을 구입했는데 예수 그리스도보다 배에 더 관심이 있던 것에 대한 통절한 회개였다. 그는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는데 “이 일을 통해 하나님 이외의 그 어떤 것에도 영광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 50년간 진행된 폭발적 복음의 확장은 놀라운 것이었다. 91년 8월 피케란섬에 도착한 그는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곳은 170여개국 전도여행의 마지막 나라였기 때문이다. 91년 9월엔 러시아를 위한 기도를 했는데 당시 소련군이 기도팀을 군용헬기로 수송할 정도로 하나님의 인도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올림픽과 박람회 등의 대규모 행사에서 복음을 전한 기억도 소개했고 최근 1년여 간의 ‘사건’에 대해서도 말했다.
“예수를 믿게 된 사람들 중에는 게릴라 부대원과 테러단체에 참여했던 사람만 1만7000여명이나 됩니다. 그들 중 8000명이 예수제자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맹렬히 일하고 계십니다.”
커닝햄 목사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표현을 반복했는데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아온 것을 보여줬다. 그는 몇 가지 사례를 들며 “하나님은 지위가 높든지 또는 낮든지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을 쓰신다”며 “말씀에 순종하는 자리야말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하나님 음성 듣기’는 예수전도단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가치다. 커닝햄 목사는 국제 리더들과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에 따라 사역 방향을 정한다. 단 성경으로 검증돼야 하고 공동체 안에 평안함 속에 한마음이 돼야 한다.
예수전도단은 1960년 젊은이를 일으켜(Youth With A Mission)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기(막 16:15) 위해 설립됐다. 전 세계 150여개국에 1000여개의 지부가 있으며 2만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일하고 있다. 한국 예수전도단은 73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였던 오대원(David Ross) 목사에 의해 설립됐다가 80년 국제 YWAM와 연합했다. 예수전도단은 한국교회 안에 예배와 찬양운동, 성령의 인도하심과 선교운동을 이끌었고 제자훈련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