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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자체보다 사회적 인식이 문제

은바리라이프 2010. 3. 30. 14:19

성형 자체보다 사회적 인식이 문제

이원용 기자 jewings100@yahoo.co.kr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성형열풍 속에 숨어 있는 외모의 기준은 무엇일까? 몇년 전만 해도 미(美)의 기준으로 ‘양귀비’를 꼽았다. 중국의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嬋)과 더불어 4대 미녀에 꼽히는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玄宗)의 비(妃)로서 당시 절세미인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양귀비가 지금처럼 깡마른 체격을 가진 것이 아니라 비교적 풍만한 체격이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또한 불교권의 나라에서는 마른 체격보다 약간은 풍만한 체격을 미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동양적인 외모가 이제 한국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서양적인 미(美)의 기준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국의 미’의 기준 또한 바뀌었다. ‘양귀비’가 아닌 새로운 외모의 기준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식지 않는 성형 열풍

현재 한국의 일반인 중에 성형을 생각해 본 사람이 거의 3분의 2(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약 78% 라고 한다)를 넘고 있다. 그 중에서 남성은 3명 중 2명이, 여성은 10명 중 9명이 성형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일반인들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대부분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성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브라질에서는 80세 노인의 성형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늙었기 때문에 굳이 성형이 필요없다는 예전의 인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성형을 하는 이유는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그리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성형외과에는 ‘손금 성형’이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생명을 연장하고, 부유한 생활을 위해서라면 손금까지 성형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젖어있는 현대사회에서 이제 성형은 거의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미(美)도 상품이다?

성형을 생각하고 있는 남성들은 대표적으로 ‘장동건’이나 ‘조인성’처럼 되기를 원하고, 여성들은 ‘한가인’이나 ‘김태희’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유명하고 잘생긴 연예인처럼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처럼 ‘성형은 곧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모델들은 자신의 외모뿐만 아니라 마른 체격을 소유하려고 한다. 연예인들은 더욱 개성있고, 티가 없는 외모를 가지려 한다. 한동안 쉬었다가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대부분이 외모가 변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취업을 위한 성형이 늘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아름다움이 물질과 연관되면서 물질주의의 한 개념을 차지하고 하고 있다. 그래서 ‘성형은 곧 사치’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사치가 아닌 전략과 투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보통 성형을 위해 적게는 백만원, 많겠는 천만원 이상을 사용한다. 외모의 가치를 높여 좀더 높은 연봉을 받고, 좀더 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으려는 생각인 것이다.

성형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요즈음의 연예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출연 연예인들이 성형에 대해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성형에 대한 내용이 뉴스거리가 되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간 듯하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성형’이라는 것이 예전과 달리 상당히 보편화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과거에는 성형이 외모지상주의의 한 요소로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고, ‘고쳤다’는 인식 때문에 성형을 한 자신도 스스로 숨기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유교문화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에 칼을 대는 일은 불효(不孝)다’라는 생각으로 인해 성형을 좋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성형’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문제는 외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더욱 외모를 중시하고, 예쁨과 잘생김을 높이 평가한다. 동등한 자격과 능력이 있음에도 외모에 따라 지위가 결정되고 대우가 달라진다면 성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교회에서도 외모에 대한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자신감 상실, 우울증, 대인 기피증 등과 같은 고민을 털어놓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외모에 대한 서열이 암암리에 존재한다. 사람의 외모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교회 안으로 상당부분 들어온 듯하다.

외모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 제시 필요

성경은 인간의 외모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 몇몇 특정 인물의 외모에 대해 좋은 평가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성경 안에서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가치관이다. 성경은 외적인 형상보다는 내적인 형상에 중심을 두고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중심을 보시는’ 등 외모보다는 마음의 아름다움에 무게를 둔다. 성경은 성형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다. 성경이 쓰여진 시대가 성형수술을 할 만큼 의술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이기도 하겠지만 기독교는 성형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도 없다.

앞에 언급했듯이 성형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인식이 문제이다. 그리고 배후에는 사회를 혼란케 하고 영혼을 멍들게 하는 맘몬신(mammonism 물질주의), 사단이 존재한다. 성형에 대한 무조건 부정적인 인식을 갖기보다는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 자체의 가치에 무게를 두고 살펴보며, 이런 외모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더욱 세상에 알려야 한다.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기독교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