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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부두교의 나라에서 벌이는 영적 전쟁(1)

은바리라이프 2010. 2. 6. 23:32

아이티: 부두교의 나라에서 벌이는 영적 전쟁(1)

 

 

이 글은 지난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동안 아이티를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인 선교사 자넷 치스마(Janet Chismar)의 글을 번역한 것이다.

 

마법사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방 뒤 켠에 흐느적거리며 앉아 있는 모습은 달빛에 반사되어 괴이쩍기까지 했다.  그의 모습은 마치 미국의 어느 뒷골목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널부러져 있는 주정뱅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웃을 일이 아니며, 그들 역시 단순한 주정뱅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했다.  이곳 부두교 사원에는 아주 어린 아이들과 몇몇 청소년들, 그리고 부두교 마법사의 첩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눈에 띠었다.  이들은 모두 부두교 마법사들에게 철저히 순종하는 사람들이다.  그는 마치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물을 마시듯 독한 술을 입 속에 털어 넣고는 다시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첩으로 보이는 여성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마법사의 사랑과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아이들은 또 다시 '레슬리(Lesly)'라고 불리는 악령이 그들의 몸으로 들어와 발작과 경련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적게는 5천 달러부터 많게는 2만 5천 달러까지 지불하면, 그 액수에 맞춰서 악령들의 영적 능력이 거래되는 곳이기도 한다.

 

 

기독교의 진리를 잘 알지 못하거나, 오해한 사람들, 혹은 교회 안에서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아 교회를 외면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두교의 교리와 약속은 상당히 호감을 느낄 만한 구석도 없지는 않아 보였다.  특히, 가난과 기근과 질병에 늘 시달리면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아이티인들이라면 충분히 부두교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에 의하면 아이티인들 가운데 약 75% 정도가 부두교 의식과 전통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두교는 서부 아프리카의 정령 숭배와 주술이 혼합된 다소 원시적인 종교이다.  그러면서도 명목상의 기독교 신자들도 많다.  그래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사 소속의 사진 작가이며, 10년 넘게 아이티의 부두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린 와버그 같은 이는 아이티의 종교 상황을 빗대어 농담 삼아서 "아이티인들 가운데 카톨릭 신자는 70%이며, 개신교인이 30%이며, 부두교인은 100%"라고 말한다.

 

 

이처럼 아프리카의 원시 종교의 영향과 카톨릭의 영향을 동시에 받다보니, 부두교의 교리나 종교 의식을 살펴보면 외양과 내면은 모두 악령을 숭배하는 형식과 교리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용어는 기독교적인 용어를 차용해서 쓰는 민망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래서 부두교인들은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부두교 경전을 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부두교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두교의 주술사들이 하는 일이나, 복음 전도자들의 하는 일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두교 사원에는 악령의 모습과 성자와 천사의 모습들이 어지럽게 함께 그려진 벽화를 흔히 볼 수 있다.  한 부두교 사제는 자신은 하나님이 자신을 한 사람의 천사로서 사람들을 돕도록 하기 위해 보냄을 받은 자라고 주장하면서, "만일 누군가가 비정상적인 방법이나 모습으로 죽게 된다면 부두교의 레슬리 신이 그를 사망에서 건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부두교의 한 주술사는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도 크고 놀라운 기쁨을 느낀다."고 말해 우리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결국 부두교는 아프리카의 주술 종교가 기독교의 영향을 가볍게 받아 변질된 종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와 같은 영적인 어둠과 혼돈에 맞서서 벌이는 아이티인 목회자들과 외국의 선교 기관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벌이는 노력들이 적지 않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통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아이티 인구 가운데 복음주의적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최고 40-50%까지 보는 통계도 있다.  현재 이 나라는 명백한 부두교 국가이고, 부두교가 세를 얻기 전에는 카톨릭 국가였다.  자료에 의하면 19세기 중반에 이 곳에는 침례교, 감리교, 성공회 등에서 온 선교사들이 활동하기는 했으나, 개신교인의 비중은 극히 미미했었다고 한다.  현재 아이티의 개신 교인의 절반 정도는 침례교인이며, 다음으로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교회는 오순절 계통의 교회이다.  이 외에도 장로 교회도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단성이 농후한 안식일 교회의 세력도 만만하지 않다.  1950년대 후반에 개신교 인구를 20% 정도로 보았던 통계와 비교해 볼 때 개신교의 규모가 꾸준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아이티의 복음적인 기독교인들은 아이티가 부두교의 악령의 지배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그리스도께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챠바네스 쥬네 목사가 이끌고 있는 '세 번째 세기의 아이티(Haiti for the Third Century)'라는 단체도 이같은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이다.  이 단체는 독립 200주년을 맞는 아이티가 두 세기(200년) 간 부두신에게 사로잡혔던 것과는 달리 세 번째 세기는 그리스도에 속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외국의 주요 선교 기관들과 연계하여 2004년부터 "아이티를 악령의 손에서 건져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리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전도 집회 등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2004년 1월 4일에 있었던 집회에서는 약 1만 5천 명의 아이티인들이 참석했으며, 이 날은 아이티가 부두신으로부터 영적으로 독립했음을 선포하는 독립 선언이 채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