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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장철, 김치(Kimchi)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자

은바리라이프 2009. 11. 27. 19:36

[발언대]김장철, 김치(Kimchi)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자
2009년 11월 27일 (금) 우경성 교수 webmaster@idomin.com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시골에 계시는 장모님과 주변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품앗이를 한다. 연세가 80세에 가까운 분들이 대다수다. 추운 날씨에 본인들이 먹을 수 있는 양만 하더라도 힘겨운 나이인데도 집집이 도회지 자식들에게 손수 담근 김장김치를 나누어주려고 모이는 것이다.

장모님은 올해 8월 한여름에 장인어른을 보내시고 이젠 외톨이 신세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다. 오랜 농사일로 몸에 성한 구석이라고는 한 군데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늘 약 봉지를 끼고 사신다. 그런데도 올해 김장을 하신다고 하니 마음 한편으론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이제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씀에 주말을 이용해 수원, 부산, 거제지역의 가족들이 함께 모이기로 했다.

가족들이 토요일 저녁에 모이게 되면 다음날 있을 김장을 위한 양념준비한다. 벌써 배추절임이 되어 있으니 내일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양념을 무치면 김장이 완성된다.

온 가족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힘을 보태면 반나절이면 식구들이 나누어 먹을 정도의 김장이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김장을 무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삶은 돼지고기와 막 만들어진 김장김치를 함께 먹으면 그 맛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정이 듬뿍 담긴 우리만의 전통과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생활환경과 양식이 많이 달라져 버린 요즘에 와서는 이러한 모습들이 차차 잊혀 가는 듯하다. 사시사철 배추나 무를 구할 수 있고, 또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김치냉장고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어 굳이 초겨울에 무, 배추를 잔뜩 사들여 김장할 필요가 없어진 탓 때문이다.

더욱이 일찌감치 햄버거나 피자에 입맛을 들인 어린아이 중에 김치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밥상의 기본이었던 김치가 우리 식생활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 조상의 영양학적 지혜를 지키고 살려 나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오히려 일본이나 중국을 비롯하여 외국에서 우리의 전통 식품인 김치 소비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김치는 한마디로 '발효 식품'이다. 발효 식품이기 때문에 독특한 풍미가 있는 것이고, 영양 가치가 높으며, 기능성 식품으로까지 격상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건강전문 월간지헬스(Health)는 한국의 김치를 세계최고의 건강식품(World's Healthiest Foods)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김치는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음식이다.

그 종류도 많고, 지역마다 담그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배추김치를 비롯한 깍두기, 파김치, 열무김치, 물김치, 나박김치,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등 다양하다. 또한 '김치 주제가'가 있을 정도로 김치는 우리의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거기다가 김치는 전형적인 건강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김치에 들어가는 다양한 채소들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보양 식품이라고 일컫는 채소들이 많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잔뿌리를 통해 땅속의 자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여 녹황색성분, 무기질, 비타민, 카로틴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고추, 생강, 마늘, 파는 항암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풍부한 유산균(젖산균)이 생겨나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의 분열 및 증식을 촉진해서 바이러스를 신속히 감지하고 신체의 면역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계는 서서히 제3의 맛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1의 맛이 소금의 맛, 제2의 맛이 소스(양념)의 맛이라고 한다면 제3의 맛은 발효의 맛인데 그 중심에 소금과 양념을 발효시킨 우리의 김치가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김치의 중요성과 영양학적 가치는 높아가고 있다. 지키고 더욱 가꾸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김장철을 맞아 김치의 소중함을 한번 되새겨 보자.

/우경성(농협 창녕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