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가브리엘의 크리스마스

은바리라이프 2009. 7. 4. 16:05

수정본 가브리엘의 크리스마스

 

* 가브리엘(다혈질 천사), 예수님(인자하고 순수한 모습), 사탄(교활한 모습), 요셉(우유분단한 모습), 동방박사, 목동

 

*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

 

1장

 

오프닝 음악과 함께 조명이 들어온다. 하늘 나라.

흰색 옷을 입은 가브리엘이 답답하고 화가난 듯 예수님 주위를 왔다갔다한다

 

가브리엘: 주님, 꼭 가셔야만 합니까?

예수님: 그래.

가브리엘: 더럽고 냄새나는 말 우리에서 태어나시게 됩니다.

예수님: 상관없어.

가브리엘: 무식한 목수라고 무시당할거예요.

예수님: 그래.

가브리엘: 인간들이 미쳤다고 욕할거예요!

예수님: 그렇겠지.

가브리엘: (정말 화나서) 억울하게 십자가에서 사형 당하실거예요!

예수님: (잠시 침묵 후) 난 괜찮아.

가브리엘: (답답한 듯) 차라리 제가 갈게요. 제가요!

예수님: 아니야. 내가 직접 가야해.

가브리엘: 하나님께서도 참.. 인간들이 뭐가 좋다고. 그냥 다 심판해서 싹 쓸어버리시지!

예수님: 그런 소리하면 못써.

가브리엘: ....

예수님: 아버지께서는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나를 보내시려는 거야.

내가 대신 죄의 값을 치러야만 아버지께서 그들을 구하실 수 있어.

가브리엘: 왜....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거죠?

예수님: 인간을 사랑하시니까...

가브리엘: (잠시 침묵 후) 정말...가실거군요.

예수님: 그래.

(가브리엘, 예수님과 포옹한다)

가브리엘: 몸조심하세요.

예수님: 그래. 너도 잘 있어. (퇴장한다)

가브리엘: (예수님이 나간 방향을 잠시 보고 있다가)주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없나?

암전

2장

요셉의 집.

요셉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한다. 곧 이어 의자에 앉는다.

검은색 옷을 입은 사탄이 그의 주위를 왔다갔다한다

요셉: 좀더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겠어. 마리아는 절대로 그런 여자가 아니야.

사탄: 천만에. 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 매사를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냉철하게 판단해 봐. 처녀가 혼자서 임신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니까? 2000년후라면 몰라도~

요셉: (자리에서 일어나며) 확실한 것은 나도 모르게 임신했다는 사실이야.

사탄: 그렇지!바로 그거야! 결국 마리아는 다른 남자가 있다는 얘기지.

요셉: (머리를 쥐어짜며, 자리에 앉는다) 아...이럴 수가. 이 일을 어떻게 하지?

사탄: (요셉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불쌍한 요셉. 너무 걱정 마. 일은 잘 해결될 꺼야.

모든 일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만 되.

누구, 레위기 20장 10절을 읽어주시겠어요?

(준비된 사람이 본문을 크게 낭독한다)

들었지? 불쌍하다고 율법을 어길 수는 없어. 율법을 범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 되거든.

(돌연 엄중한 어조로)

불쌍하기는 하지만 부정한 여인 마리아와 죄의 열매인 그 아기는 죽어야만해!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지.

(가브리엘, 급하게 등장.)

가브리엘: 요셉! 아기가 죽어선 안돼!

요셉: 모르겠어. 하나님의 뜻을 모르겠어.

사탄: 그럴 필요 없어. 시간 낭비라구. 이런 건 기도해 보나마나야. 지혜롭게 해결해야지.

이런 문제는 질질 끌면 끌수록 더 어려워져.

서둘러, 더 늦기 전에, 어서!!

가브리엘: (소매를 걷어올리며)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사탄: 한번 해보자는 거야?

(매트릭스 음악과 함께 가브리엘과 사탄 결투를 벌인다.

슬로우모션으로 서로의 얼굴에 주먹이 날아간다. 잠시후 사탄이 쓰러진다)

요셉: (의자에서 일어나서) 기도해봐야겠어. 하나님께서 뜻을 가르쳐 주실 거야. (퇴장)

가브리엘: (손을 털며) 까불고 있어. (퇴장)

암전

3장

가브리엘, 무대 한쪽에서 추운 듯 손을 비비거나 뜀박질을 하고 있다. 마굿간<- ->왕궁으로 표시된 푯말이 가운데 있다.

가브리엘: 아으...추워. 동방박산지 서방박산지 올 때가 됐는데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아으...손 시려.

(동방박사, 무대 다른 쪽에서 등장한다, 뒤에는 사탄)

동방박사2: 자! 보세요, (손바닥에 침을 밷어서 딱 치는 흉내) 거봐, 내 말만 믿어. 메시야는 우리를 구원하실 높은 분이시니까, 왕궁에서 태어나셨을게 분명해

사탄: 그럼 그렇구말구, 메시야가 왕궁이 아님 어디서 태어나겠어? 역시 박사님들이라서 또이또이하네~!

동방박사1: 그럼 왕궁으로 가자...(가브리엘 쪽으로 가는데, 사탄, 박사3의 어깨를 툭 치면서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동방박사3: 아! 이봐! 왕궁은 그 쪽이 아냐. 왕궁은 저쪽이야 (왔던 곳으로 도로 나간다)

가브리엘: 왔다. (동방박사에게 간다) 저기, 동방박사. 잠깐 나 좀 봐. 어? 나를 못봤나? 이를 어쩌지? 거기 서세요~! 박사님들~~~(퇴장)

동방박사들 다시 입장, 지도를 보면서,

동방박사1: (지도를 보며) 흠...잘못오진 않았을 텐데. 흐음...메시아가 태어날만한 곳이....왕궁이 아니면 도대체 어디란 말이야....(잠시 생각하다가)

동방박사2: 메시아는 우리를 구원하실 높은 분이시니까, 왕궁에서 태어나셨을게 분명한데....

동방박사3: 근데 헤롯왕이 좀 이상하지 않아? 그냥 돌아갈까...?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가브리엘 입장

가브리엘: 웬 왕궁?!? 메시야는 그렇게 오시지 않는다구!!! 어떡하지? 내 말을 도대체 듣지를 않네. 아! 별! (옷 여기저기를 뒤지며) 내가 어디 넣어놨더라? 아, 여기 있다! (주머니에서 (만든) 별을 꺼내 높이 든다)

동방박사: (가브리엘이 든 별을 발견한다) 어? 저건 그때 그 별 아냐?

(가브리엘, 별을 들고 천천히 마굿간쪽으로 움직이면서 따라오라는 주문을 거는 듯 손을 흔든다)

동방박사: 어? 저쪽으로 움직이잖아? 나보고 따라오라는 건가? 한번 따라가봐야겠어. (별을 따라 간다)

가브리엘: 그래. 이쪽이야, 이쪽. 제발...빨리 좀 따라와라...

(가브리엘과 동방박사, 천천히 퇴장한다. 조금 있다가 가브리엘이 다시 등장한다)

가브리엘: (안도의 한숨) 큰일날 뻔했네.

암전

4장

사탄 무대를 왔다갔다한다

사탄: 지난번엔 너무 방심했어. 이번엔 작전을 잘 짜서 실수 없이 해야지. 그리고...

맞아! 조수가 한 명 필요해. 누구로 하지? 똑똑한 놈?

아냐, 나보다 똑똑하면 싸가지 없게 굴려고 할 꺼야. 나보단 멍청해야 부려먹기 쉽겠지.

(갑자기 객석을 돌아보며) 자~ 어디 보자. 쓸만한 인간이 있나...(객석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관객 한 명을 지목한다)

어이, 거기 너! 너 말야, 너. 잠깐 일루 나와 봐. 괜찮아. 얼른 나와. (지목한 관객을 데리고 나온다)

저기, 아주 쉬운 일 하나만 도와줄래? 그러면 니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줄게.

돈을 원해? 얼마니 얼마면 되겠니? 명예? 아님 권력? 아,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아주 쉬운 일이거든. 어떤 일이냐면...

(가브리엘 등장)

가브리엘: 야!

사탄 : 젠장. 거의 될 뻔했는데.

(가브리엘 사탄으로부터 관객을 데리고 무대중앙으로 나온다. 객석을 향해 인사시킨다)

가브리엘: 아니, 나오라고 진짜 나와요? 저 녀석 말 다 뻥이니까 조심해요. (준비한 선물을 주며) 수고했어요. 들어가세요.

(관객 들어간다)

사탄: 에이씨, 짜증나.

가브리엘: 치사하게, 인간을 끌어들여?

사탄: 나 치사한 거 인제 알았어?

가브리엘: 한번만 더 내 일을 방해하려고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퇴장하려 한다)

사탄: 넌! (가브리엘 멈춰 선다) 왜 예수가 인간 세상에 내려오도록 돕고 있는 거지?

너도 그가 인간 세상에 오는 게 싫을 텐데.

가브리엘: 나도 잘 모르겠어..

사탄: 예수가 인간 세상에 와봤자, 개죽음만 당할걸?

예수가 고통스러워하는걸 보고싶지 않다면 나를 돕는 게 더 빠를 거야. 어때? (가브리엘에게 손을 내민다)

가브리엘: (손을 뿌리치며) 널 돕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퇴장)

사탄: 그러셔? 천사는 죽지 못하니까... 해보는 소리지? (코웃음치며) 니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예수는 태어나자마자 죽게 될 거다. 나한텐 헤롯왕이 있으니까.

그래! 두 살 이하의 남자아이는 다 죽여버리라고 헤롯을 꼬드겨야겠다.

가브리엘, 어디 두고 보자고. (음산한 미소를 짓는다)

음산한 음악과 함께 암전

5장

무대 한쪽에서 목동이 졸고 있다.

목동: 밤은 깊고...졸기고, 날은 춥고...배는 고프고... 거지가 따로 없네. (양 소리... 메에....)

시끄러! 저놈의 양 새끼 잡아서 구워먹던지 해야지, 원. (하품) 에라이 모르겠다...잠이나 자자. (꾸벅꾸벅 존다)

가브리엘: (졸고 있는 목동의 머리를 한 대 친다) 야~!

목동: (얼떨결에 깬다) 누...누구야!? (지팡이를 들어 방어태세를 취한다. 주위를 두리번거리지만 아무도 없다) 뭐야. (하품) 졸려 죽겠다... (다시 바닥에 앉아 존다)

가브리엘: (주머니에서 종이 종이쪽지를 꺼낸다. 헛기침을 두어번 한 후, 작은 소리로) 목동씨~! 중요한 할 말이 있으니 일어나세요~!

목동: (놀라며 깬다) 누 .. 누구야!?!

가브리엘: 두려워 말아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메시아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목동: 뭐? 메시야? 메시야가 드디어 오셨단 말야?

가만 있어봐, 다윗의 동네면 베들레헴 아냐? 빨리 가봐야지! (퇴장한다)

가브리엘: 어? 베들레헴은 저쪽인데? 야! 기다려~ (목동을 쫓아간다)

암전

6장

가브리엘, 무대 가운데서 (예수님이 태어나시길) 간절히 기다린다.

잠시후,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가브리엘, 기뻐한다

목동(목소리): 이 분이 우리의 메시아입니까?

동방박사들(목소리): 드디어 찾았습니다. 위대한 왕이시여, 저의 예물을 받아주십시오.

요셉(목소리): 거룩한 구세주여. 우리를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목동, 동방박사, 요셉(목소리):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부르다가 목소리가 점점 줄어든다)

가브리엘: (잠시 침묵 후) 솔직히 전 예수님께서 인간 때문에 고통스럽게 죽으시는 것을 볼 수가 없어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지 않으셨으면 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러분들은 구원받을 수 없게되고,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주님께선 슬퍼하시겠지요.

(눈이 날린다. 하늘을 보며) 와~ 눈이 오네요. 날이 너무 추워지지 않아야 할텐데...

이제 그만 돌아가야겠어요.

(퇴장하려 되돌아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뒤돌아 서서)

아.. 여러분, 우리 예수님, 여러분의 마음 문 밖에 너무 오래 세워두지 말아주세요.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