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드라마「어느 광대의 고백」
보지 마, 보지 말란 말이야!
어젯밤 내가 줄에서 떨어졌을 때 너희들의 눈, 그 눈을 기억하고 있어. 치워, 치우란 말이야.
아니야, 어젯밤 줄을 타고 있을 때 밖에는 몹시도 심한 비가 내리고 있었어. 찢어진 천막 사이로 빗물이 들어왔던 거야. 그래서 줄을 미끄럽게 했던 거지.
(밝은 표정)
뭐라고? 두 번째는 왜 떨어졌냐고?
(의심에 찬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 손뼉을 치며)
맞아, 바로 그 놈이다. 항상 내 뒤를 노리며 내가 없어지기만을 바라던 그 놈. 어제는 줄이 유난히도 미끄러웠어. 그 놈이 내 신발에 기름을 발랐던 거야. 신발이 어디 있지.
(이리 저리 찾아다닌다) 찾아서 증거를 대야지.
(신발을 발견하고는 집어든다) 여기 있구나. 틀림없이 기름 냄새가 날거야.
(냄새를 맡는다) 아니 냄새가 안 나잖아. 그럼 난 정말 줄에서 떨어진 걸까?
(말을 더듬으며) 그, 그럴 리가 없어! 다시 한 번 타 보이면 되잖아. 내가 지금까지 몇 년 동안이나 줄을 타 왔는데….
(신발 끈을 묶는다. 그리고 다시 줄을 타지만 또 떨어진다)
(일어선다) 안돼, 난 이제 줄을 탈 수가 없어.
이제 뭘하지?
(관객을 바라보며) 뭐라고? 노래를 해 보라고?
(혼자말로) 노래, 노래라. 그래, 노래를 해 보자, 이래봬도 난 왕년엔 테너 출신이거든.
(노래를 하는 광대. 그러나 누군가의 비웃음으로 멈춘다)
너희들 비웃었어? 제발 치우란 말이야.
너희들이 그런 눈을 하고 있으면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단 말이야. (잠시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들고 관객을 보며) 뭐라고? 크게 말해 봐. 춤을 추라고? 춤, 춤이라. 그거 좋지. 기왕이면 디스코가 좋을 거야.
(신나게 춤을 추다 쓰러진다. 다시 일어나며) 안돼, 난 허리가 너무 두꺼워.
(허탈해 한다) 이제 난 뭘하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차라리 죽어 버릴까? 그래, 그러면 걱정할 필요도 없고, 너희들의 눈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잠시 퇴장)
(코믹한 음악이 나오며, 다시 등장하는 광대)
(손에 커다란 책을 들어 보이며) 너희들 이게 뭔지 알아?「자살대백과사전」이라는 거야. 이 속엔 자살에 관한 모든 게 씌어 있지. 어디 볼까?
(책장을 넘긴다)
제9장 ‘목매달아 죽는 방법’
간단하다. 2cm의 두께의 끈으로 올무를 만들어 목에 두르고 뛰어 내리면 된다.
(책을 덮으며) 좋아, 이 방법을 써 보자.
(끈을 기둥에 묶고, 목에 두르는 시늉을 한다. 그리곤 뛰어 내린다. 잠시 후에 일어서는 광대)
어떻게 된 거지?
(살펴본다) 이거 줄이 끊어졌잖아?
안 되겠다. 다른 방법을 써야지.
(책을 다시 들고 뒤적인다)
제10장 ‘독약 사용법’
매우 간단하다. 알약 하나면 3초 안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음. 당신의 성공을 바랍니다.
(책을 덮고, 약병을 들어 뚜껑을 열고 알약을 꺼내 든다) 분명히 3초라고 했지.
(약을 입에 넣으며) 1초, 2초, 3초…(쓰러진다)
(잠시 후에 일어서며) 어떻게 된 거야? 또 안 죽었잖아.
(약병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이거 ‘유효기간’이 지났잖아. 난 죽을 수도 없는 건가?
(칼을 빼어 든다) 좋아, 이걸로 끝내는 거야.
(거의 울부짖는 음성으로)에잇!
(가슴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찬송 소리가 들려 온다)
(순간, 동작을 멈춘 광대, 칼을 내리며 생각에 잠긴다)
이게 무슨 소리지? 맞아, 어젯밤 줄에서 떨어졌을 때, 만났던 소녀가 부르던 찬송가였어. 그 소녀는 나에게 예수님이란 분에 대해서 말을 해 주었어. 그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죄를 짓고 죽어가는 모습이 불쌍해서 도와주려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고 했어. 병든 자를 고쳐 주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며, 하늘의 복음도 가르쳐 주셨지만 사람들은 그 분을 믿지 않았고 결국 십자가에 못을 박아 죽였다고 했어.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살아나셔서 하늘로 올라가셨는데 그 분을 믿는 사람들은 그와 똑같이 하늘나라로 데려가신다고 하셨대. 그리고 그 십자가에서 흘린 빨간 피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새 소망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대. 그 이야기를 하는 내 마음이 왜 이렇게 떨리고 또 기쁠까?
(두 손을 모으고 기도 드린다)
“예수님, 저 같은 사람도 그렇게 될 수 있나요? 왠지 제 가슴이 떨리고 나도 모르는 흥분과 감격이 올라옵니다. 예수님, 저를 인도해 주세요.” (눈을 뜬다)
(감격에 찬 표정으로) 난 이제 새로운 소망을 갖게 됐어.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그 사랑의 예수님을…. 너희들 안녕! 난 이제 그 분을 만나러 갈거야. 안녕….
(퇴장하며 막이 내린다)
자료2) 토론
․토의 제목․
①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이 마음에 드십니까?
② 주인공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습니까?
③ 이 극의 실제적인 교훈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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