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풍성한 수확

은바리라이프 2009. 7. 4. 12:17

풍성한 수확

  • 글쓴이: Gideon
  • 조회수 : 3
  • 09.04.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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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이 - 호박, 빨간사과, 단감, 포도, 대추, 농부, 배, 밤, 꼬마

무대중앙 - 얼굴에 과일가면을 쓴 인물들 여기저기 떨어져나 뒹구는 모습, 대추는 다른 무 리 보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있고, 호박 역시 대추 반대편에 동떨어져 있고, 아 직 넝쿨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무대 음악과 함께 불이 들어오면 여러 과일들 모여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 과 - 호호호 ! 드디어 가을이 되었군, 어머나 세상에 난 내가 봐도 너 - 무 예쁘다
단 감 - 그래, 그래 ! 넌 아마 일등 상품이 되어서 가장 비싼 값에 팔려 나갈꺼야, 주인님 이 널 볼 때마다 그 눈초리가 아주 황홀해 보이더구나
밤 - 난 따가운 껍집 속에도 튀어나온 지가 언젠데 왜 내동생은 주워가고 나만 안주워가는 거야 ! 벌레가 생기려나 온 몸이 스물스물 간지러워 죽겠네 !
대 추 - 큰일났네, 그러다 정말 썩어 버리겠어 ! 주인님이 왜 널 못 봤을까 !
포 도 - 너무 작잖아 ! 그렇게 작으니 눈에 띄기나 했겠어, 동생은 아주 큼직한 게 한 눈 에 봐도 얼른 띄겠더군만,
밤 - 그 녀석은 말이 동생이지 정말 지독하게 욕심쟁이였어, 내 영양분까지 죽죽 얼마나 잘
빨아 먹어대던지,,,,,,,,,,,,,,,,,,,,,,,,,,,,,,,,
포 도 - 가여워서 어쩌니 ! (뽐내듯) 너희들, 이 세상의 과일들 중에 어떤 과일이 가장 맛
있을 것 같아 ?
사 과 - 두 말하면 잔소리지, 빨갛고 탐스러운 나 아니겠어 !
배 - 헛소리 ! 너 여기 있는 과일들 중에 어떤 과일이 요즘 제일 비싼 줄 알아 ? 바로 나야
그 만큼 맛이 있으니까 가장 비싼 것 아니겠어 !
단 감 -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나 단감이시지 ! 나도 덩치에 비하면 꽤 비싼 과일 이라고 !
포 도 -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 건지, 전 세계를 통틀어서 가장 맛이 뛰어난 과일은 나 포 도님 이라는 통계가 나왔다는 사실을 아시나 ?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맛있게 즐 겨 먹는 과일이래, 내가 !
대 추 - 그야 흔해 빠져서 여기저기 아무 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나 대추 ! 중국이나 아시아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나 대추같이 귀한 몸이 없다 이거야, 내 가 만일 그렇게 흔했다면 아마도 내가 최고의 과일로 뽑혔을 껄
배 - 다들 왕자 병에 공주병이 무르익었구나 ! 그나저나 호박 쟤는 뭐하는 거야 ! 아직도 잠만 자나
사 과 - 호호호 ! 못생긴 애가 낄 자리가 아니잖아, 호박중에도 늙은 호박,,,,외모에 대한 애기가 나오면 언제나 저렇게 자는 척을 한나니까 !
호 박 - 아니야 ! 난 자는 척을 하는 게 아니야, 그냥 조용히 묵상을 하고 있었어 !
모 두 - 묵상 ?
호 박 - 그래, 묵상 !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이 아름다운 가을의 냄새를 지긋이 맡으며 감사의 찬양을 드리고 있었다고,,,,,,,,,,,,,,,,,,,,,,,,,
(모두 아니꼬운 듯 삐죽이며 입을 꾹 다문다)
단 감 - 그나저나, 높은 나무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땅바닥에서 세상을 올려다보려니까 또 새롭네 !
포 도 -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낮은 세상에서 질퍽거리고 살아가야 하다니, 정말 짜증나 고 신경질 난다.
대 추 - 이러다 사람들한테 밟히는 거나 아닌지 몰라 !
밤 - 히히 ! 난 딱딱하니까 염려 없어 !
사 과 - 악 ! 싫어, 싫어, 누군가에게 밟히면 어떡해
배 - 걱정마 ! 대추같이 작은 애라면 모를까 너같이 예쁘고 탐스러운 애를 누가 밟겠니 !
밤 - 와 ! 좋겠다 (사과 우쭐한 모습)
단 감 - 모두들 정말 예쁘구나, 맛도 좋게 생겼다. 틀림없이 주인님 눈에 띄워서 올 추수 감사절에 교회 제단에 드리는 예물이 될거야 !
호 박 - (매우 온유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과일로 태어난 걸 가장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순간이지 ! 그 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거야 !
밤 - 킥킥,,,,,,,,,,,,,,,,,,,,호박 주제에 재가 왜 저러냐 !
호 박 - (조금 슬픈 듯) 그래, 난 못생긴데다가 과일도 아니니까,,,,,,,,,,,,,,,아무 맛도 없으니
제단에 예물로 올려질 수는 없겠지
모 두 - (소곤대며) 아니 다행이네 !
배 - 나도 못생긴 편에 속하긴 하지만,,,,,그래도 난 맛이 정말 기각 막히잖아 ! 사람들이 나 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도 좋지만 역시 최고의 기쁨은 하나님 전에 예물로 바쳐지는 일 인 것 같아 !
밤 - 그런데 조금 걱정이다, 모두들 아직은 싱싱하고, 모양도 정말 예븐데다가, 맛도 기막히 게 좋아 보이지만 어쨌거나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주인님이 주어가 줄까 !
대 추 - 걱정마 ! 모두들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깝도록 기막히게 들 생겼으니까 !
(그때 꼬마 등장하며 대추를 발견하고는)
꼬 마 - 와 ! 대추다. 예쁘게 생겼는걸, 가지고 가서 놀아야지 !
(꼬마 대추를 데리고 퇴장, 대추 괴성을 지르며 놀란다)
대 추 - 어 ! 안돼, 안된다고 ! 애들아 나 좀 도와 줘 !
모 두 - (측은 한 듯) 오 마이 갓 !
포 도 - 휴 - 길가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다
그나저나 주인님은 왜 이렇게 안 오시는 거야, 나는 정말 누구 한테 밟히면 그냥 팍 터져 버리고 마는데,,,,,,,,,,,,,,
호 박 - 애들아 ? 염려마, 너희들은 정말 모두 너무 예쁘고 탐스럽다, 주인님이 오늘 오셔 서 꼭 주워가실거야
단 감 - (약간 동정이 가는 듯)얘? 넌 이제 다 늙었는데 그만 넝클에서 떨어지지 왜 그렇 게 아직도 매달려 있니? 우린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 가지가 하도 흔들어 대 면서 치사하게 굴기에 그냥 뚝 떨어져 나와 버렸는데, 그러고 나니가 얼마나 편한 지 몰라, 간섭받을 일도 없고,,,,,,,,,,,,,,,,,,,
호 박 - 난 주인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해, 주인님이 오실 때까지는 절대 떨어지지 말고 영 양분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셨거든
사 과 - 다 늙어서 쭈그렁바가지가 되도록 안데려가는데두?
호 박 -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
배 - 어휴 ! 속터져, 못생긴 게 머리까지 바보네
포 도 - 애들아 ? 우리 이럴게 아니라 찬양이나 하자 ! 주인님이 오시면 얼른눈에 띄워서 우릴 데려가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찬양이나 불러보자.
모 두 - 그래......(찬송가 "넓은들에 익은 곡식"을 악을 쓰듯 목청을 다해 1절을 열심히 부 르고 나서는 모두 서서히 기운이 빠지는 듯 소리가 점점 줄어든다)
사 과 - 미치겠어, 점점 힘이 들어,,,,,,,,,,,,,,이런 내 얼굴이 자꾸만 시들어간다.
배 - 오늘 안 오시면 우린 모두 끝장인데,,,,,,,,,,,
호 박 - (걱정스러운 듯) 애들아? 힘 내 조금만 더 참아봐, 주인님이 꼭 너희들을 데리러 오실꺼야
단 감 - 아니야 ! (화가 난 듯) 이 게으름 뱅이 농사꾼 도대체 뭐하느라고 이제껏 안 오는 거야 ! 그러니 평생 가난을 못 면하지,,,,,,,,,,,,,,,,
모 두 - (궁시렁대며) 안 올거야, 우린 이제 끝이야.
(그때 농부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서서히 무대에 등장한다)
밤 - 어 ! 애들아 ? 주인님이다. 주인님이야
모 두 - 어디 어디 ? 와 정말이다 (제각기 반응을 보이며 거울을 보고 치장도 하고, 옷 매 무새를 다듬기도 하며 주인의 눈에 띄려 애쓴다)
꼬 마 - 아빠, 여기예요, 여기 과일들이 아주 좋은 게 많이 떨어져 있어요
주 인 - 알았다, 알았어 ! 원 녀석도 재촉은,,,,,(과일들을 둘러보고는) 어디보자,,,(과일들을 한 번씩 만져본다, 과일들 주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예쁜 표정과 행동을 취한 다. 주인 과일들을 만지작 거리다 그냥 내려 놓는다. 과일들 실망들 표정)
포 도 - 어떻게 된거야, 어째서 그냥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거냐고 !
베 - (CF흉내) 나도 잘 몰라 !
주 인 - 에이, 아무래도 안되겠다. 이 녀석들은 모두 땅에 떨어져 버린 것들 이어서 추수 감사절에 교회에 예물로 바치기는 어렵겠구나 !
꼬 마 - 하지만, 아직 이렇게 다 싱싱한 걸요, 이제 막 가지에서 딴 것 같아요
주 인 - 그렇긴 하지만 하나님께 드리는 건데, 가지에서 막 따낸 싱싱한 놈들로 드려야 지,,,,이 녀석들은 분명히 어제 태풍에 떨어진 건데 이미 높은 나무에서 떨어지면 서 다쳤기 때문에 어딘가엔 골병이 들어 있단다
꼬 마 - 그렇구나 ! 그럼 이것들을 다 어쩌죠 ?
주 인 - 어쩌긴, 모두 주워다 우리가 먹어치우자구나
꼬 마 - 그래요, 아빠 !
주 인 - 에휴, 올해는 내가 농사지은 과일로는 교회에 헌물을 할 수가 없겠구나
포 도 - Yes! 제물이 안되면 어떠냐, 그냥 썩어 내버려지지 않는게 어디야 ! 안 그래 애들 아?
모 두 - (키득이며 좋아하는 모습, 주인 모두를 데리고 나가다 무언가 의식한 듯 뒤쪽을 다시 힐끔 쳐다본다, 호박을 발견하고는)
주 인 - 아니 이럴수가 !
꼬 마 - 왜요 ?
주 인 - 이런 여기 늙은 호박이 이렇게 잘 익어 있었네 !
꼬 마 - 에이, 난 또 뭐라고 늙은 호박이잖아요, 아무데도 못 쓰는 걸 어쩌려고요?
주 인 - 무슨 소리 (다가가 호박을 넝쿨에서 떼어내며 사랑스럽게 안아주고는) 농부가 가 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 줄 아니 ? 바로 이렇게 1년동안 지은 농사를 내손으로 직접 거두는 순간이란다. 이 녀석을 제단의 예물로 바치면 되겠구나
꼬 마 - 에이, 누가 그렇게 못 생긴 호박을 예물로 바쳐요 !
주 인 - 모르는 소리, 주님께서는 사람이나 그 어떤 것도 외모로 판단하시는 분이 아니야, 하나님 전에 가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자신의 말은 자리를 지키며 오래 참았는가 하는 것만이 그 분이 보시는 아름다움의 조건이란다. 그러니 이 녀석 만큼 주님 전에 어울리는 녀석이 어디 있겠니 !
꼬 마 - 아 ! 그렇구나, 좋아요, 아빠? 그럼 나두 열심히 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서, 이 다음에 주님 앞에 서면 잘했다. 칭찬 받는 훌륭한 사람이 될래 요.
주 인 - 하하하하 ! 그래, 내 아들이 정말 기특하구나 !
호 박 -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
(다른 과일들 부끄럽고 쑥스러운 듯 딴청을 피우는 가운데 음악과 함께 무대 서서 히 암전되고 극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