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가정
등장인물:
아빠(광소), 엄마(예리), 딸(미연), 친구들(나래, 연정, 지연, 나미 , 은혜)
(막이 열리면 아이들 춤을 추고 있다.)
- 신나는 노래 테잎 준비
엄마 : (음악소리를 듣고 뛰어 들어와 함께 춤을 추다가) 아니, 아니, 얘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게 뭐야. (음악이 멈춰진다. 잠시 썰렁!)
엄마 : 얘들아, 우리 집이 무슨 락카페나 되는 줄 아니? 빨리 집에들 가!
연정 : (미연이를 향해) 니네 엄마 왜 그러니, 정말!
나래 : 에이, 재수없어! 얘들아, 가자!
은혜 : (모두 퇴장하며) 그래, 가자.
엄마 : 아니, 저 녀석들 말버릇 좀 봐! 얘, 미연아, 넌 도대체 왜 저런 친구들 하고 노는 거니?
미연 : 아니, 엄마는 왜 그러세요. 쟤들은 내 제일 친한 친구들이란 말예요.
엄마 : 뭐라고? 엄마가 말했잖아. 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애 옆에만 앉고, 그런 애들하고만 놀아야 한다고. 숙제는 다 해놨어?
미연 : 아니, 아직…
엄마 : 학교 갔다오면 숙제부터 해야지. 어서 숙제해. 그리고 엄마는 요 앞 2동 아줌마네 잠깐(강조) 놀러 갔다가 올테니까 집 잘지키고 있어.
미연 : 엄마는 잠깐하면 항상 3시간이더라. 엄마:얘는, 할 얘기가 많으니까 그렇지, 배고프면 이걸로 맛있는 거 사먹어라. (2만원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전해준다.)
미연 : 고맙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집은 잘 지키고 있을께. 멍!멍! (전화를 걸어 친구를 부른다.)
미연 : 여보세요? 지연아! 나 미연인데… 엄마 놀러가셨어. 빨리와. (전화를 끊는다. 곧이어 지연이와 나미 등장)
나미 : 미연아, 안녕?
지연 : 엄마, 아빠는?
미연 : 응, 엄마는 요앞에 놀러나가셨고, 아빠는 퇴근하시려면 아직 멀었어.
지연 : 그래도 너는 행복한 편이다, 난 아빠 퇴근하는 거 본 적이 없다. 우리 아빠는 언제 출근하는지, 언제 퇴근하는지 난 통 본 적이 없어.
나미 : 자, 함께 만화책이나 보자. (잠시 후, 아빠가 등장.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한 손에는 술병이 들려있다.)
아빠 : 김과장. 그래 너 잘났다. 아이고, 더러워. 직장을 때려치우든지 해야지.(술 한모금을 마신 후) 아니, 그런데 이집은 왜 이렇게 조용해. 다들 어디갔어?
미연 : 아빠, 벌써 오셨어요?
아빠 : 오, 그래. 내 딸. 네가 있었구나. 친구들하고 공부를 하고 있었니? (놀란듯이) 아니 이건 만화책이잖아?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게 뭐야?
미연 : 만화책이 뭐가 나빠요? (엄마, 슬그머니 등장한다.)
엄마 : 당신 오셨어요.
아빠 : 당신은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쏘다니는거야. 집구석에 있는 애는 뭘하든 말든.
나미 : 미연아, 우리 갈께.(지연, 나미 퇴장. 미연이는 만화책을 계속 보고 있다.)
아빠 : 남편은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초죽음이 되어서 돌아오는데, 당신은 도대체 뭘하는 거야?
엄마 : 저는 뭐 놀기만 하나요? 빨래해야죠, 설겆이 해야죠, 청소해야죠…
아빠 : 그래, 장하다. 그래서 하나있는 딸을 저모양으로 키우는 거야?
엄마 : 애는 혼자 키워요? 당신은 애가 지금 몇학년 몇반인지는 아세요?
아빠 : 아니, 내가 그걸 모를 줄 알아? 4학년 4반이다. 왜?
엄마 : 그건 작년 얘기예요. 미연이는 지금 5학년 1반 이라구요.
아빠 : (머리를 긁적긁적) 에헴!
엄마 : 애아빠가 되가지고 그런 것도 몰라요?
미연 : 아이씨. 조용히 좀 해.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엄마 : 넌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말버릇이 그게 뭐야. 숙제는 다 했어?
미연 : (태연스럽게) 아니.
엄마 : 아까 엄마가 숙제부터 하라고 했잖아.
미연 : 이따하면 될 거 아냐. 에이 신경질 나.
엄마 : 얘 좀 봐요. 자녀교육을 어떻게 시키시는 거예요.
아빠 : 당신은 어떻구? 맨날 교회가서 도대체 뭘 기도하는 거야? (아빠, 엄마가 싸우고 있는 동작;BM-말을 빨리하는 녹음테이프 들리는 소리, 전쟁에 관련된 음악. 드럼 필인. 마지막은 쾅! 하는 소리)
미연 : 에이씨. 우리집은 왜 맨날 이래. 빨리 밥이나 줘. 밥!(퇴장)
아빠, 엄마 : (얼굴을 마주보며 입을 벌리고 서있는다.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