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사무엘상

2사무(15,19-16,19) 압살놈이 반란을 일으키다 ②

은바리라이프 2009. 2. 12. 17:27

2사무(15,19-16,19) 압살놈이 반란을 일으키다 ②
왕이 갓 사람 이때에게 말을 건넸다. "왜 장군까지 우리와 함께 가려 하오? 돌아 가 새 왕을 섬기며 지내시오. 장군은 자기 나라를 버리고 온 외국 사람인데 어쩌겠소?  장군이 이리 오신 것이 엊그제인데, 내가 오늘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야 할 처지에 차마 장군께 함께 가자고 할 수는 없구료. 어서 동족들과 함께 돌아 가시오."  그러나 이때는 "야훼께서 살아 계시고 임금님께서도 이렇게 살아 계시니 죽든지 살든지 임금님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모시고 가겠습니다" 하며 맹세하였다. 그리하여 다윗은 이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서 지나가시오." 갓 사람 이때는 부하들과 딸린 아이들까지 모두 이끌고 지나갔다. 온 백성이 광야 쪽으로 나가려고 키드론 개울을 건넜고 왕도 따라 건넜다. 사람들이 개울을 건너면서 통곡하는 소리에 산천도 따라 울었다.

하느님의 계약궤를 멘 레위인 일행 가운데는 사독도 있었다. 그들은 온 백성이 성에서 나와 개울을 건너기를 기다리느라고 하느님의 궤를 에비아달 옆에 내려 놓고 있었다. 왕이 사독에게 일렀다. "하느님의 궤를 다시 성 안으로 모시도록 하오. 만일 내가 야훼께 은혜를 입는다면 다시 돌아 와 제 자리에 모신 이 궤를 보게 되지 않겠소?  만일 하느님께서 나를 보고 싶어하지 않으신다면 어떤 처분을 내리시든지 받아야지요."  왕은 다시 사제 사독을 재촉하였다. "그대는 에비아달과 함께 성으로 돌아 가시오. 부디 무사히 돌아 가기를 바라오. 그대의 아들 아히마스와 에비아달의 아들 요나단도 데리고 가시오. 나는 그대들이 소식을 보내 올 때까지 광야 나루터에서 기다리겠소." 그래서 사독과 에비아달은 하느님의 궤를 모시고 예루살렘에 돌아 가 거기 머물러 있게 되었다. 다윗은 머리를 가리고 울면서 맨발로 올리브산 등성이를 걸어 올라 갔다. 백성들도 모두 머리를 가리고 울면서 뒤따랐다.  

다윗은 압살롬의 참모 가운데 아히도벨도 끼어 있다는 말을 전하여 듣고 이렇게 빌었다. "야훼님! 제발 아히도벨의 꾀를 뒤엎어 주십시오."

다윗이 언덕 위에 올라 하느님을 경배하는 장소에 다다랐을 때였다. 하르키 사람 후새가 겉옷을 찢고 머리에 흙을 뒤집어 쓰며 나와 다윗을 맞았다. 다윗은 "그대가 나를 따라 오면 오히려 짐이 될 뿐이오" 하며 그에게 말하였다. "성으로 돌아 가 보시오. 돌아 가서 압살롬에게 이제부터 그의 신하가 되겠다고 하시오. 지난날에는 부왕의 신하였으나, 지금은 임금님의 신하가 되겠다고 하시오. 그리고는 아히도벨의 꾀를 뒤엎도록 하시오. 그대를 도와 줄 사람으로 사제 사독과 에비아달이 거기 있으니, 대궐에서 무슨 일이든지 듣는 대로 사독과 에비아달에게 알려 주시오. 그들과 함께 그들의 두 아들이 있소. 사독의 아들 아히마스와, 에비아달의 아들 요나단이 그들이오. 그대는 무슨 말이든지 듣는 대로 그 두 사람을 시켜 나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그래서 다윗의 측근 후새가 성으로 들어 가니 때마침 압살롬도 예루살렘에 들어 와 있었다.

다윗이 산등성이를 넘어서 조금 지나자 므비보셋의 시종 시바가 안장 얹은 나귀 두 마리에 빵 이백 개, 건포도 백 송이, 여름 과일 백 개, 그리고 포도주 한 말을 싣고 왔다. "이게 모두 웬것이냐?" 고 왕이 묻자 시바가 대답하였다. "이 나귀들은 임금님의 가족이 타실 것들입니다. 빵과 여름 과일은 임금님의 신하들이 먹을 것입니다. 포도주는 광야에서 지쳤을 때 아무나 마시라고 마련해 온 것입니다." 왕이 다시 "네가 섬기던 옛 상전의 손자 되는 분은 지금 어디 계시냐?"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하였다. "지금 예루살렘에 남아 계십니다. 그는 이번에 이스라엘 가문이 자기 할아버지의 왕권을 자기에게 돌려 줄 줄로 알고 계십니다." 시바의 말을 듣고 왕은 "므비보셋의 재산을 다 네가 가져라" 하고 말하였다. 시바가 절하며 말하였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길이 성은을 입는 몸이 되기가 소원입니다."

다윗왕이 바후림에 다다랐을 때였다. 사울의 친척 하나가 거기에서 나오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게라의 아들로서 이름은 시므이였다.  

그는 왕과 신하들, 그리고 좌우에 모시고 선 군인과 장교들에게 마구 돌팔매질을 하며  이런 말로 다윗을 욕하는 것이었다. "꺼져라! 이 살인자야, 꺼져라! 이 불한당 같은 놈아, 사울 일족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은 놈, 그 원수를 갚으시려고 이제 야훼께서 이 나라를 네 손에서 빼앗아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겨 주신 것이다. 이 살인자야, 네가 이제 죄없는 사람 죽인 죄를 받는 줄이나 알아라."  

스루야의 아들 아비새가 보다 못해 왕에게 아뢰었다. "이 죽은 개만도 못한 놈이 무엄하게도 임금님을 욕하는데 그냥 내버려 두십니까? 제가 당장 건너 가 목을 자르겠습니다." "내가 욕을 보는데 그대 스루야의 후손들 한테야 무슨 상관이 있소? 야훼께서 나를 욕하라고 저 사람을 보내신 것이라면 내가 어찌 감히 왜 이러시느냐고 하겠소?"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윗왕은 아비새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핏줄에서 태어난 친자식 마저 날 죽이려고 날뛰는 판에 베냐민 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소? 야훼께서 시키신 일이니 욕하게 그냥 내버려 두시오.  혹시 야훼께서 내가 당하는 이 비참한 꼴을 보시고 오늘 받는 이 저주 대신에 복을 내려 주실지 알겠소?" 다윗이 일행을 거느리고 걸음을 옮기는데, 시므이는 다윗이 가는 길을 따라 산등성이를 타고 오면서 먼지를 일으키고 돌을 던지며 대놓고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왕 일행은 요르단강에 이르러 모두들 지쳐서 한 숨 돌리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압살롬은 자기를 따르는 백성들을 데리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였다. 아히도벨도 함께 있었다. 다윗의 측근이던 하르키 사람 후새가 압살롬에게 나아가 외쳤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그러자 압살롬이 후새를 꾸짖었다. "그대의 충성심이 겨우 이 정도요? 가깝게 모시던 이를 따라 가지 않고 이렇게 남아 있다니 될 말이오?"  후새가 압살롬에게 대답하였다. "지당하신 말씀이오나 소인은 야훼께서 뽑으시고 이 백성과 온 이스라엘이 택해 세운 그런 분을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여태껏 섬겨 오던 분의 아드님 말고 소인이 누구를 섬기겠습니까? 전에 부왕을 섬겼듯이 소인은 이제 임금님을 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