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사무엘상

2사무(16,20-17,29)압살롬이 실패하다. ①

은바리라이프 2009. 2. 12. 17:28

2사무(16,20-17,29)압살롬이 실패하다. ①
압살롬이 실패하다.

압살롬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의견을 묻자, 아히도벨이 아뢰었다. "부왕이 궁궐을 지키라고 남겨두고 간 후궁들과 관계하십시오. 임금님께서 친아버지마저 욕을 보였다는 소식이 온 이스라엘에 퍼지면 임금님을 받드는 사람들이 의기충천할 것입니다."

압살롬은 그의 말대로 궁궐의 옥상에 천막을 쳐 신방을 마련한 다음, 온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부왕의 후궁들과 관계를 했다. 그 때 사람들은 하느님께 나가 말씀을 받듯 아히도벨의 의견을 받아 들였다. 다윗도 그러했지만 압살롬도 그러하다.

아히도벨이 다시 압살롬에게 진언하였다.
"소인이 이제 일만 이천 명을 뽑아 가지고, 오늘 밤으로 당장 다윗을 쫓아 가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그가 지쳐 기가 꺽여 있을 때 덮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윗을 그렇게 혼내 주면 그를 따르던 백성들은 모두 도망칠 것입니다. 왕만 죽이면

백성들이 모두 신부가 신랑에게로 돌아오듯이 임금님꼐로 돌아올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죽이려는 사람은 오직 그 한사람뿐이므로, 다른 백성은 머리카락 하 나 다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은 압살롬뿐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 장로들의 마음에도 들었다.

그러나 압살롬은 히르키 사람 후새를 불러 들여 그의 의견도 한번 들어 보자고 하였다. 후새가 들어 오자 압살롬은 아히도벨이 이러저러하게 말하더라고 하면서 아히도벨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달리 의견이 있는지 말해 보라고 하였다.

이번 일만은 아히도벨의 의견이 좋지 못한 것 같다고 하며 후새는 압살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아시다시피 임금님의 아버님이나 그의 부하들은 용사들입니다. 사납기로 말하면 새끼를 빼앗긴 곰과 같습니다. 더구나 임금님의 아버님은 전략이 뛰어난 분입니다. 결코 자기 군사들과 함께 자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쯤 그는 굴 같은 데 감쪽같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싸움은 이제 시작인데 임금님의 군사들이 죽기라도 해서 '압살롬을 따르던 군대가 패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사자처럼 용맹스러운 용사들도 간담이 서늘해 질 것입니다. 임금님의 아버님뿐 아니라, 그를 모시는 자들이 또 어떤 용사들이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의 이스라엘에서 군인들을 바닷가의 모래알만큼 많이 모아 들여 임금님께서 친히 거느리시고 진군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가 있는 곳만 알아 내면 땅에 이슬이 내리듯 덮쳐 그의 집안은 물론 그를 따르던 사람을 모조리 죽여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가 어떤 성안에 피해 들어 간다면 온 이스라엘이 그 성을 굵은 동아줄로 묶어 개천 바닥으로 끌어 내어 돌맹이 하나 남아 나지 않게 할 것입니다."

압살롬과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히도벨의 생각보다는 하르키 사람 후새의 생각이 낫다고 결정을 내렸다. 야훼께서 압살롬이 화를 입도록 아히도벨의 좋은 수를 꺽으시기로 작정하셨고, 일은 그대로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후새는 사독과 에비아달 두 사제에게 아히도벨이 압살롬과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이러이러한 의견을 내놓아쓰나 자기는 이러이러한 계책을 내놓았다는 걸 알리고 이렇게 일렀다.

"당장 다윗에게 사람을 보내어 광야로 건너는 나루터에서 이 밤을 묵다가는 왕과 일행이 변을 당할 터이니, 곧 강을 건너시라고 전해 주시오." 요나단과 하히마스는 성에 들어 가지 않고 엔로겔 샘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어떤 소식을 가져오면 그 것을 다윗왕에게로 가서 전하게 되었다. 그들은 남의 눈에 뜨이지 않으려고 성 안에 들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가 그들ㅇ르 보고 압살롬에게 가서 일러 바쳤다. 그것을 알고 두 사람은 얼른 도망쳐 바후림에 있는 어떤 사람의 집으로 뛰어 들었다. 그 집 뜰에 마침 우물이 있어서 그들이 그리로 들어 가자 그 집 아낙네가 멍석을 가져다 우물 아귀를 덮고 그 위에다 곡식을 널어 감쪽같이 만들어 놓았다.

압살롬의 부하들이 그 집에 들이닥쳐 아낙네에게 이히마스와 요나단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으나 아낙네는 "여기를 지나 저 물을 건너 갔어요." 하고 시치미를 뗏다. 그들은 사방으로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가 버린 뒤 두 사람은 우물에서 나와 급히 다윗왕에게 가서 아히도벨이 왕의 일행을 잡으려고 짜냈다는 계략을 알리면서 어서 지체 말고 강ㅇ르 건너야 한다고 하였다.

다윗 일행은 곧  요르단강을 건넜다. 날이 밝기까지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한편, 아히도벨은 자기의 계략이 깨진 것을 보고 나귀에 안장을 얹어 곧장 자기 성으로 돌아가 집에 가서 식구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목을 매어 죽었다. 그는 선산에 묻혔다.

다윗이 마하나임에 이르렀을 때에야 압살롬은 전 이스라엘군을 거느리고 요르단강을 건넜다. 압살롬은 요압 대신 아마사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아마사는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그 아버지의 이름은 이드라였다. 그런데 그는 요압과 이종간으로 그 이모의 이름은 스루야였고, 어머니의 이름은 아비가일이었으며 외조부의 이름은 나하스였다.

압살롬은 이스라엘군을 거느리고 와서 길르앗 지방에 진을 쳤다. 다윗이 마하나임에 도착했을 때였다. 암몬땅 라빠에서 나하스의 아들 소비가, 로드발에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이, 로글림에서 길르앗 사람 바르질래가 나와 맞으며 이부자라, 주발, 물병, 밀 보릿가루, 볶은 밀, 보리, 콩, 팥, 꿀, 엉긴 젖, 양고기, 쇠고기, 등을 다윗 일행에게 먹으라고 내놓았다. 일행이 광야를 지나 오는 동안 굶주리고 목이 말라 지쳤으리라 생각하고 가져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