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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금과 수입에 관한 궁금증..

은바리라이프 2009. 2. 11. 14:59

영화 자금과 수입에 관한 궁금증..

lv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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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3 06:23

질문자인사 너무감사합니다~

질문 1에 대한 답변 전에 우선, 아셔야 할 것.

감독은 '그 영화'를 감독하도록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합니다.
감독이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를 찍고 싶으면 방법은

1. 어떤 영화 제작사에 가서 제작할 것을 권합니다. 제작사가 보고 OK를 하면, 감독은 그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일정액의 감독료와 시나리오 작가료를 받고 영화를 찍는겁니다. 흥행 정도에 따른 추가 수입은, 계약때 러닝개런티 계약을 해서 받을수도 있지만, 러닝개런티를 안정했다면, 영화가 아무리 대박나도 처음에 받은 돈만 벌고 땡입니다. (물론 제작자가 네 덕이다 하며 보너스를 주는건 있겠죠)

2. 자기가 영화제작사를 갖고 있다면 자기가 직접 제작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감독료와 시나리오 작가료를 받은 뒤, 흥행 정도에 따른 추가 수입은, 제작자의 몫으로써 다 챙기는거죠.

3. 예를 들어, 자기 회사도 없고, 아무 회사에서도 그 제안을 맘에 안들어 한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영화 제작사를 차린 다음, 2번처럼 합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든 투자자들은 '제작자'에게 투자하는 것이지, 감독에게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말한 2번, 3번의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제작자'로써의 그 감독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감독'을 믿고 투자한다는 것은
'저놈이 감독하는 영화라면, 나는 돈을 벌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에서,
그 감독을 고용하는 조건으로 제작자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자기가 투자한 영화가 망해도, 그 책임을 영화사에 돌리지 못합니다.
잃을 각오를 하고 투자하는 거니까요. 대신, 성공하면 자기는 일 하나도 안하고 '단지 돈을 보탰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벌지 않습니까? 이런 점에서, 투자는 돈을 빌려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돈을 잃을 위험부담이 크지요.
그래서 투자자들은 자기가 돈을 보탤 때 조건을 따집니다.

정리하자면, 영화를 만들기로 맘먹은 제작자가 제작비를 구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들고 투자자들을 찾아 갑니다. (위의 2번, 3번같은 경우라면, 감독이 '제작자'의 입장에서 찾아가는 겁니다)
투자자는 시나리오도 보고, 누가 배우로 캐스팅 되었는지, 누가 감독을 맡는지도 보고 그런다음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자기의 투자금액을 결정합니다.

'배우가 누군지 보고 투자하겠다'... 장동건이 캐스팅되면 투자하겠지만, 최양락이 캐스팅된다면 한푼도 못준다... 이런거죠.

'감독이 누군지 보고 투자하겠다'... 박찬욱이 감독하는 영화라면 투자하겠지만, lv426(접니다)이 감독이라고? 그놈이 누군줄 알고 내돈을 투자하냐? 못한다... 이런거죠.

자기가 보기에 돈이 안될거 같으면 돈 안주는 거구요.

제작자가 엄청 어리버리하고 능력이 없으면, 감독이 가서 투자자를 설득할 수는 있겠죠. 그럼 투자자는 '감독 봐서 투자한다' 라고 하지만, 그래도 투자금을 받는 사람은 제작자인 것입니다.

스파이더맨의 제작비가 2억이 넘는다는 게 놀랍죠? 네...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 들였을까가 정말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도 한번 따져 본다면,
2번 답을 얘기할 때 나오겠지만, 일단은 보통 블록버스터 영화로 따져본다면, 제작비의 상당부분은 인건비입니다. 일단 배우 개런티가 엄청나죠.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는 아마 둘이서 3천만달러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1편이 대박 흥행한데다가 둘의 인기도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샘 레이미 감독의 주가도 엄청 올라갔죠. 반지의 제왕 피터잭슨 감독이 '킹콩'의 연출료로 2천만달러를 받는다니까, 샘레이미도 천만달러 이상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로열티도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을거구요.
거기다가 소위 '스케일이 큰' 영화다보니까 그만큼 특수장비도 많이 쓰고, 인력도 많이 필요했을거구요... 괜히 '블록버스터'가 아니겠죠.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2억 천만달러라는 돈은 너무 큰 돈입니다.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였다는 타이타닉의 제작비가 2억 8천만달러고요, 터미네이터 3가 1억 8천만달러인가 해서 지금까지 넘버 투였는데... 1편도 대박 흥행했고, 2편에 대한 주변의 기대도 큰 만큼 앞으로 3탄, 4탄정도 까지는 승승장구할 것을 내다보고 과감히 돈을 퍼부은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과연 이 돈을 '소니' 즉 제작사가 다 댔겠느냐는 거죠?
제 생각에 80-90%는 댔다고 생각합니다.

헐리웃의 대형 영화사, 즉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엄청난 금액의 돈을 벌어댑니다.
특히 스파이더맨 1편의 경우, 컬럼비아(소니는 컬럼비아의 모회사입니다)는 제작비 1억 4천만 달러로, 미국 내 극장 흥행만 4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극장수익으로만 4억달러 가까이 또 벌었구요. 자기들이 투자했고, 전 세계의 극장에도 직접 배급했기 때문에, 극장이 번 돈(입장수익의 절반씩) 이외의 돈은 모두 자기들의 돈입니다. (제작사로써 버는 돈보다, 투자와 배급사로써 버는 돈이 훨씬 막대합니다) 극장수익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비디오, DVD 판권, TV (케이블 포함)나 인터넷 방영 판권, 캐릭터상품이나 OST, CF 등의 저작료 등등등을 포함하면 이게 또 몇천만 달러가 될겁니다.

자... 영화 한편으로 4억-5억달러를 벌어들이는 회사라면, 2억 천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서 또 그만큼의 돈을 벌거라는 계산이 선다면, 기꺼이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올 한해 다른 영화들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투자를 하더라도, '누구나 초대박일 것이라고 예견하는' 스파이더맨 2 하나에 크게 베팅하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는 한 투자를 따로 받아서 자기들의 이익을 줄이는 일은 하지 않았을겁니다.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앞에 말한 '소니' 컬럼비아-트라이스타, 20세기 폭스, 디즈니, 미라맥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리고 배급권이 없거나 약한 MGM, 드림웍스 등)은 전세계를 상대로 갖는 산업적 힘은 막강합니다. 또 이 회사들은 자체적으로도 거대한 대기업이지만, 뒤에 더욱 든든한 모회사가 버티고 있거나, 또 다른 미디어 산업들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예전 '타이타닉'만큼의 거대 예산 (2억 8천만달러 이상)정도가 아니라면, 왠만큼은 직접 커버 한다고 알고 있어요. (타이타닉은 20세기 폭스와 파라마운트가 공동투자했습니당)


2번 질문에 대한 답.

여러가지 요소에 결정되지만, 보통 그 배우의 인기도가 금액을 결정합니다.
헐리웃의 경우 톰 행크스,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같은 배우들은 3천만달러 이상의 개런티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이제껏 나왔던 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그들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죠.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는, 스파이더맨 1편이 엄청나게 성공을 하긴 했지만, 그 이전의 영화들이 그렇게 크게 성공한 적이 없기때문에 돈을 그만큼 줄 순 없습니다. 만약 스파이더맨 2편을 찍을 때 토비가 '나도 3천만달러 주지 않으면 안하겠다' 고 주장했다면, 제작사측은 미친놈취급 하면서, 레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맷 데이먼 등에게 2천만달러에 스파이더맨 안해보겠냐는 제안을 할겁니다. 레오나 맷은 보통 2천만달러가 안되는 개런티를 받죠. (토비와 레오는 74년생 동갑입니다. 저랑도 동갑입니다. 저는 십만원만 받겠다고 해도 안써주더군요.)

강동원이나 조한선같은 배우가 지금 엄청나게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최민수보다, 아니 김민종보다도 개런티는 적게 받습니다. 둘다 영화 경험도 적고, 자기 이름으로 영화를 흥행시켜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스타일수록 개런티(계약금) 외에 여러가지 조건이 붙기도 하죠.
평균 5억을 받는 대스타가 있다고 합시다.
이 대스타가 두 영화사로부터 동시에 출연 제안을 받았습니다.
두 시나리오 다 맘에 들고, 감독이나 상대역도 다 맘에 드는데,
A 영화사는 예산 40억짜리 영화에 4억을 제안하고 있고,
B 영화사는 예산 15억짜리 영화에 4억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A 영화사에게 "5억으로 올려달라" 했더니, 제작비가 빠듯해서 어렵다고 합니다.
B 영화사에게 "5억으로 올려달라" 했더니, 출연만 해준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합니다.

배우는 똑똑한 배우입니다. 어디랑 계약했을 것 같습니까?

아마도 A 영화사일겁니다.

A 는 자기에게 4억을 주고도 36억의 제작비를 활용해서 영화를 찍을겁니다.
B 는 자기에게 5억을 주고 나면 10억의 제작비만 가지고 영화를 찍어야 합니다.

나중에 영화의 완성도를 예상했을 때, 36억짜리 영화가 10억짜리 영화보다 더 흥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배우는 A영화사와 '개런티 4억에, 전국 관객 70만 넘을 때부터 관객 1인당 100원씩 달라'는 계약을 합니다. 러닝개런티 계약이죠.
결국 A 영화는 전국 300만명의 대박을 칩니다. 배우는 개런티는 평소보다 1억 적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러닝개런티 계약에 의해 2억 3천만원을 더 벌어서 결국 6억 3천을 번 셈이 됩니다. 게다가 영화가 흥행했으니 뒤따라 CF도 계속 들어오죠, 또 다음 영화에선 개런티를 더 많이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덜 똑똑한 배우라면 5억에 B하고 계약했을 겁니다. 러닝개런티도 채결했을 수도 있죠. 그러나 남은 10억에서 또 상대배우 개런티 주고, 감독 촬영감독 조명감독 편집기사 다 개런티 주고 나면, 무슨 돈으로 영화를 찍겠습니까? 영화는 처음 의도와는 달리 엉망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비록 자기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보다 잘못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잘못될 경우, 영화보는 눈 없는 배우라는 평가에, 그러면서도 돈 다받은 죄로 돈만 밝히는 배우라는 평가까지... 그동안 잘 들어오던 CF도 주춤해지고, 결국 다음 영화의 개런티 또는 그 다음 영화부터는 개런티가 깎일 수도 있습니다... 나중엔 눈물을 머금고 누드집을 내야할 수도 있죠.


3번 질문에 대한 답

극장... 예전에는 극장이 영화사에 일정액의 돈을 주고 필름을 샀었습니다. 영화가 재밌겠다 싶으면 돈을 더 주고, 별로다 싶으면 싸게 사갔죠. 영화가 너무 후지다고 하면, 안삽니다. 영화사는 애걸하죠. '이거 천만원에라도 사가면, 다음번에 신성일씨 나오는 영화 팔때 좀 싸게 드릴께' 반대로, 영화가 정말 괜찮고, 스타도 많이 나오면 이번엔 극장한테 큰소리 칩니다. '이거 3억은 줘야 하는데...?'
영화가 극장에서 잘되건 말건, 제작사는 그 돈을 받는 게 땡이죠. 극장은 그 필름을 갖고 장사가 잘되면 석달이고 넉달이고 계속 틀어서 계속 돈을 버는 겁니다.
이런 걸 '단매'라고 했습니다.

요새는 통합 전산망도 잘 되어 있고, 또 극장도 늘어나고, 배급시스템이 안정되는 편이라서 극장과 제작사가 입장료를 5:5로 나눕니다. 즉, 1인당 7천원의 입장료니까 극장에 3천 5백원, 제작사에 3천 5백원씩 돌아가는거죠.
따라서, 어떤 극장에 관객이 1만명 들었다면, 7천만원어치의 표를 판 셈이고, 극장이 3천 5백만원, 제작사가 3천 5백만원을 버는 셈입니다. 그런 극장이 100개였다면 100만명이 드는 거죠? 각 극장은 3천 5백만원씩 벌고, 제작사는 35억을 버는 겁니다. 즉 각 극장마다 극장 대관료 3천 5백만원씩 주고 35억 번거죠.

우리나라는 위에 말한 메이저 스튜디오처럼, 영화 제작비 전액을 자체적으로 투자할만큼 돈이 많은 영화사가 많지 않습니다. 영화사는 제작비의 일부만 투자하고, 상당부분은 전문 투자자들의 돈을 투자받지요. 따라서 극장이 가져가는 입장수익의 절반을 뺀 나머지 절반을 제작사, 투자자, 배급사가 나누게 됩니다.
CJ나 플래너스(씨네마 서비스), 청어람, 코리아 픽쳐스 등의 국내 배급사들은 동시에 영화 제작사이기도 하고, 또한 영화 투자사이기도 합니다.

요즘 극장수익의 절반은 극장의 몫입니다. 위에 말했듯이요. 나머지 절반 가운데 4%에서 7% (평균 5%)는 배급사가 배급수수료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나머지를 가지고 투자자와 제작사가 6:4 의 비율로 나눠 갖습니다. 예전엔 5:5였는데, 투자자들의 몫이 6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는군요.

순 제작비 30억에 홍보비 10억을 들인 영화가 있다고 합시다. 총 예산 40억이죠.
그중 5억을 제작사가 내고, 20억을 배급사가 내고,
나머지 15억을 갑, 을, 병이라는 투자자가 각각 5억씩 냈다고 합시다.

이 영화가 전국 3백만 관객이라는 대박을 냈다고 합시다.

7천원씩의 입장료니까 총 입장권 판매액은 210억입니다. 그중 105억은 제작사, 배급사, 투자사의 몫입니다.
일단 배급수수료로 5% 즉 5억 2천5백만원을 배급사가 가져갑니다.
나머지 약 100억 중에 60%인 약 60억을 투자자들의 몫이고, 나머지 40억을 제작사가 갖습니다.
총 제작비의 절반을 투자했던 배급사가 30억을, 5억씩 투자했던 제작사와 갑, 을, 병이 각각 7억 5천씩 가져갑니다.

결국 배급사는 총 65억 2천 5백만원 가운데 투자비용 20억과 배급비용 몇천만원을 뺀 나머지 약 45억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배급비용이란 100여개의 극장에 상영용 프린트(필름)를 만들어 뿌린 돈과 부대비용입니다).
또 제작사는 47억 5천 가운데 투자비용 5억을 뺀 42억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각각 투자했던 5억씩을 빼고 2억 5천씩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무 일도 안하고 5할의 수익을 낸거죠.)
여기에 비디오, DVD 판권료와 해외 수출 판권 등의 수익이 나면 또 배급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는 아까와 같은 비율로 나눕니다.

배우나 감독과 러닝개런티 체결을 한 경우에, 그 돈은 제작사의 순이익에서 지출됩니다. 예를들어, 전국관객 100만명 이상 들때부터 관객 1인당 100원씩 지불하는 러닝개런티 계약을 감독 및 주연배우 한명과 맺었다면, 총 관객 300만명에서 100만명을 뺀 200만명에 100원을 곱해야 하니까, 감독에게 2억원, 주연배우에게 2억원을 제작사가 추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이 금액까지 제한 제작사의 순이익은 아직도 38억이나 되는군요... 엄청난 대박영화였습니다...

배급수수료 5%를 떼고, 제작사와 투자자들이 극장 수익만으로 순이익이 생기기 위해서는 전국 12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 뒤부터는 관객 1인당 3천 3백원 정도씩의 수익이 모두 '번돈'이 되죠.

마지막 질문인, 스파이더맨 2의 천만달러 수입의 경우는
저 위에서도 말했지만,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들은 입장수익의 절반이 고스란히 그 메이저 스튜디오, 즉 이경우는 소니 컬럼비아사의 수익입니다. 영화제작을 시작할때 개런티를 받고 계약한 감독이 그 돈중에 일부를 갖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러닝개런티 조항이 들어 있어야 할겁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감독은 계약 조건에 의해 제작사에 고용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