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복음서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예수님의 형제들과 자매들"은 누구를 말합니까?

은바리라이프 2008. 12. 2. 22:59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예수의 형제들과 자매들"은 누구를 말합니까?
    친형제 자매들입니까, 아니면 친척들입니까?
 

한마디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개신교에서 성모 마리아의 동정성을 부인할 때 이 구절들을 들이대면서 공격을 하면 우리 신자들은 변변히 대답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일찍부터 이 문제 때문에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먼저 성서에서 예수님의 형제들(자매들)이 언급되는 구절들을 봅시다. 마르코 복음 6장 3절에 "이 사람은 고작 장인이며, 마리아의 아들로서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또한 그의 누이들도 여기서 우리와 함께 지내고 있지 않은가?"라고 되어 있습니다(참조, 마태 13, 55-56). 그 이외에 요한 2, 12; 7, 3.5.10; 사도 1, 14; 갈라1, 19; 1고린 9, 5에 "예수의 형제(들)"에 대한 언급이 있고, 마태 12, 46-50; 마르 3, 31-35; 루가 8, 19-21에 "그의 어머니와 형제들"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대한 세 가지 견해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헬비디우스의 견해: 그는 주의 형제들은 요셉과 마리아가 낳은 예수님 보다 손아래 아들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주장을 테르뚤리아누스가 받아들였고 오늘날 개신교가 이 주장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복음서에서 언급된 네 형제들이 사도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르코 복음 3장 31-35절(마태 12, 46-50; 루가 8, 19-21)에 그들이 예수를 불신하였기 때문에 예수를 붙들러 왔고, 또 요한 7장 5절에 "예수의 형제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 전서 9장 5절에 사도들과 주님의 형제들을 명백히 구분하기 때문에 예수의 형제들이 분명히 사도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만일 예수님의 친형제가 있었더라면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 어찌하여 그의 어머니를 '사랑하셨던 제자'에게 맡기셨겠느냐는(요한 19, 26-27) 에피파니우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그의 형제들이 예수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개신교에서는 마태오 복음 1장 25절의 "요셉이 아들을 낳을 때까지 아내와 동침하지 않고 지냈다"는 구절을 들어 아들을 낳은 후에는 동침했다고 주장하거나, 루가 복음 2장 7절의 "첫아들을 낳았다"는 표현을 들어 그후로 둘째, 셋째.... 아들까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2) 에피파니우스의 견해: 그는 주장하기를 예수님의 형제들은 요셉의 아들일 뿐 마리아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습니다. 마르코 복음 3장 31절과 요한 복음 7장 3-4절에서 나타난 형제들의 태도로 볼 때 그들은 예수님의 손위였으며, 그렇다면 마리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습니다.
2세기 위경인 <원야고보 복음서>에도 요셉의 전처의 소생들을 언급합니다. 오리게네스, 암브로시오도 이 의견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만일 예수님의 형제들이 실제로 있었다면 어떻게 예수께서 그의 어머니를 '사랑하셨던 제자'에게 맡기실 수가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이 견해는 3-4세기 및 그 이후에 걸쳐 폭넓게 받아들여졌으며 그리스 정교와 다른 동방교회 및 많은 개신교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3) 예로니모의 견해: 신약성서에서 "누이들"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지만 네 "형제들"의 이름은 언급됩니다. 바로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입니다. 이중 셋은 사도들의 명단에 나옵니다(마태 10, 2-4; 마르 3, 14-19; 루가 6, 12-16; 사도 1, 13). 그 중 야고보는 두 번 나옵니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루가 6, 14-16)가 주님의 형제라고 불리는 이들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도 바울로가 말하는 "주님의 형제 야고보"(갈라 1, 19)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확실합니다.
이들 중 야고보와 요셉은 마리아의 아들로 불리는데 이 여인은 주님의 수난 때 십자가 곁에 있던 여인들 중 하나입니다(마태 27, 56.61; 28, 1; 마르 15, 40-47; 루가 24, 10). 이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일 수 없습니다. 이 마리아를 십자가 발치 아래 있었던 그의 어머니의 여동생(이모)으로 보고 있습니다(요한 19, 25). 이렇게 되면 예수님과 야고보와 요셉은 사촌간입니다. 아니면 이 두 사람은 그 다음에 나오는 글로파의 아내 마리아의 아들들일 수 있습니다. 글레오파스 혹은 글로파스는 알패오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두 이름 모두가 아람어 '할파아'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야고보와 요셉뿐 아니라 시몬과 유다(이들은 약간 의심스럽지만)는 마리아와 알패오로 알려진 글로파의 아들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또는 글로파를 예수의 양부 요셉의 형제로 보기도 합니다. 이 의견을 가톨릭교회가 받아들였습니다.

위의 세 견해를 보고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보통 "형제(들)"이라는 말은 혈연관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념과 신앙을 함께 하는 종교적 공동체 같은데서는 혈연을 뛰어 넘어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성서에서도 이런 예를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말을 아버지 뜻을 받들어 행함으로써 당신과 일치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하셨습니다(마태 12, 46-50). 사도 바울로와 그의 동료들도 프톨레마이스에서 "형제들"에게 인사하는데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사도 21, 7). 구약에서도 아브라함이 자신의 조카인 롯을 '형제'라고 불렀습니다(창세 14, 14). 또 이스라엘 사회에서 형제.자매는 친동기를 뜻하기도 하고 그냥 친척을 뜻하기도 했기 때문에 정확한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위경 원야고보 복음서나 오리게네스, 암브로시오 등이 주장한 설, 즉 "예수님의 형제들"이 양부 요셉의 전처의 소생이라는 설도 한 마디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성서가 말하는 것은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를 잉태하셨을 때에 동정이셨다는 것입니다(마태 1, 18-25; 루가 1, 26-27; 2, 7).
예수님께서 "첫 아들"이라는 것도 달리 해석되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외아들이든 장남이든 아들을 얻으면 하느님 차지로 간주했습니다. 하느님 차지인 첫 아들을 부모가 사서 기른다는 뜻으로 부모는 첫 아들이 나면 한 달 안에 성전 비용으로 다섯 세겔(=20데나리온)을 바쳤습니다(출애 13, 2.12-13.15; 34, 20; 민수 3, 12-13; 18, 15-16; 루가 2, 23 참조). 그래서 루가 복음 2장 7절의 "첫아들"이라는 표현은 "하느님 차지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루가가 예수의 경우 "첫 아들"이라고 한 것은 이 아들이 "하느님 차지 아들"이고 장차 다윗의 왕좌를 계승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지 이 구절을 논거로 해서 예수님 다음에 또 다른 아들이 태어났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또 마태오 복음 1장 25절을 우리 말 역문으로 보면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를 낳은 다음 동침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에서는 ".......때 까지 ........않았다"라 하면 뒷날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볼 때 성모 마리아의 동정성을 조금도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