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그리스도' 표방 마릴린 맨슨 공연, 교회 묵묵부답
성적인 퍼포먼스와 사타니즘 숭배에 우려 목소리 높아 [2005-01-21 11:55]
- ▲안티 그리스도를 표방하는 마릴린 맨슨의 CD.
엽기의 대명사인 마릴린 맨슨이 오는 2월 2일 2003년 10월에 이어 올림픽공원에서 두번째 내한공연 'Against All Gods'을 가질 예정이어서, 락 매니아들과 기독교계의 양분화된 반응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마릴린 맨슨은 1989년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와 미국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의 이름을 따서 팀을 결성한 뒤, 1994년 1집을 발표한 후 2003년 5집을 발표하고 지난 9월 베스트 앨범 'Last We Forget'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베스트 앨범 발표와 맞물려 3개월간 30여개 도시 미국투어가 끝나고 열리는 것으로, 첫 앨범 발표후 11년 활동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전해져 그 파장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엽기적 퍼포먼스의 대명사, 사타니즘을 숭배하는 마릴린 맨슨
마릴린 맨슨의 공연이 주는 파격성은 그의 첫 내한공연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1999년부터 추진된 공연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음악이 반사회적이고 폭력적이라는 판단을 받아 4년을 미루게 되었다는 것에서도 가히 공연의 엽기성을 짐작케한다.
이러한 파괴적인 행동은 그동안 앨범 활동에서도 꾸준히 보여왔는데, '안티 그리스도'를 표방하며 십자가를 불태우며 공연 도중 자극적인 성적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그의 기이한 행동은 사탄을 숭배하는 사타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돼왔다.
지난 2003년 내한공연에서는 한국 교회로부터 공연 도중 극단적인 퍼포먼스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저지를 받았으나, 샴 쌍둥이와 잔혹한 분장의 스트립걸 등 그의 공연 무대에서는 결코 극단적 퍼포먼스를 자제하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고양이 고기를 먹었다고 해서 또 한번 사회의 물의를 일으켰으며, 한국에서의 공연이 감동적이었다며 다시 돌아올 것을 한국매니아들에게 약속했다.
열광적인 맨슨 매니아들의 반응
이번 공연도 첫번째 내한공연과 같이 연소자 유해성 판정을 받아 18세 미만은 관람 불가로 정해져, 공연장 입장시 신분증 검사를 통해 입장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청소년 매니아들은 특수분장을 해서라도 들어가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보호자랑 동반해서라도 입장이 가능한지를 묻는 등 공연에 대한 뜨거운 애착을 보이고 있다.
공연 홈페이지에는 "때려죽여도 간다, 어느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등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팬들의 글이 즐비하며, 1층 스탠딩석을 차지하기 위해 예매가 시작된 후 서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예매에 동참하고 있다.
엽기 맨슨에 대한 사회의 반응과 미비한 기독교의 대응
이러한 뜨거운 열광을 얻고 있는 맨슨 음악에 대해 사회적인, 기독교적인 염려의 소리도 뜨거워지고 있다.
맨슨 음악에 대한 염려는 기독교 전방에 걸쳐 수차례 전해졌으며, 사회적으로 그 영향력을 실감케된 것은 지난 1999년 미국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다. 이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미국과 전세계를 경악케 했으며, 그 사건의 주범이 마릴린 맨슨의 열띤 팬인 것으로 알려져 청소년에게 유해한 아티스트 1위에 꼽히기도 했다.
사회 뿐 아니라 기독교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이 있었으나, 미비한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내한 공연 때 공연장 앞에서 단체 기도회를 갖고, 공연 전 자극적 퍼포먼스를 자제해달라는 기독교의 요청 아래 진행됐지만 마릴린 맨슨의 공연이 도중 앰프가 고장난 것 외에는 특별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이번 두번째 공연에도 이어져 교회 내 특별한 대응 움직임이 보여지지 않고 있어, 기독 문화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안티 그리스도를 표방하며 두번째 내한 공연을 이주 앞둔 지금, 이미 기독교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있지만 이와 같은 안티 그리스도 문화에 대한 더 적극적인 교회의 대처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류종곤 기자 jkryu@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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