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9 22:23 http://blog.naver.com/millenione/120051906246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운치있는 몇개의 키스씬을 모아봤습니당.
빔 벤더스 감독, <베를린 천사의 시 Wings Of Desire, Der Himmel Ueber Berlin (1987)>
"누군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이 내 앞에 열리고 기쁨이 내 맘을 채울 텐데.
어렸을 때 난 무인도에 살고 싶었어.
혼자서, 나 혼자서.
그래, 허무해.
모든 것이 허무해.
불안, 불안밖에 없어...
불안.
숲 속에 버려진 조그만 새 같아.
'넌 누구지?'하면
'더 이상 난 공중 곡예사가 아냐'
그것밖에 대답할 수 없어.
울지 말자. 울고 싶어하지 말자.
자주 있는 일이잖아.
항상 원하는 대로 되진 않아 허무해.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 말자.
베를린도 이젠 낯설지 않아.
미아에게 친숙해지지 않는 벽의 거리.
3분간 사진을 찍으면 다른 사람 얼굴이 나오는 거리.
소설의 시작 같아.
얼굴들 난 얼굴들이 보고 싶었어.
웨이트리스 자리는 있겠지.
오늘밤이 두려워 바보같이...
절반은 걱정이고 절반은 태평이니 한심하군.
어떻게 살아가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문제일 거야.
난 무지해. 호기심이 많아서 그럴 거야.
언제나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이 돼.
감긴 눈 속으로 또 한 번 눈을 감으면 죽은 것도 살아날 것 같아.
색깔들의 존재.
밤 하늘의 달빛 빨강, 노랑 네온사인들.
세상 모든 남자들이 날 쳐다봐도 좋아.
내가 사랑에 실패하는 건 내게 즐거움이 없어서야.
노스텔지어. 사랑의 파도 같은 노스텔지어.
사랑의 즐거움이 있으면 훨씬 잘될 거야.
사랑하고 싶어.
사랑하고 싶어."
.
.
.
.
.
.
.
이언희 감독, <아이 엔 지 ING (2003)>
첫키스 조차 해보지 못하고 죽음을 앞둔 풋풋한 여고생.
그녀가 가고 싶어했던 세상의 저편에 있는 바닷가에서 주고받는 키스를 꿈꾸며 흘리는 눈물 한방울.
유진위 감독, <서유기 선리기연 西遊記 完結篇 之 仙履奇緣 (1994)>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 손오공으로서 500년의 시간을 거스른 주성치.
그가 만들어내는 안타까움과 환희가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는 기적같은 키스의 순간.
마이크 피기스 감독,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Leaving Las Vegas (1995)>
더이상 잃을 것이 없어 서로에게 더이상 원하는 것 조차 없는,
그래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사랑을 하는 두 연인의 키스.
애시당초 인간은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기를 더 간절히 바란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간절히 원함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이한 감독,의 <연애소설 (2003)>
깊은 포옹이 수반되지 않는 첫키스의 기억.
복잡한 욕망이 뒤엉키지 않은, 가장 순수한 애정의 표현.
모든 사랑은 키스로부터 시작된다고 하던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1998)>
낮게 깔리는 바이올린과 영롱하게 울러퍼지는 피아노선율.
키스의 순간 발끝으로 서 있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
그 입술, 그 감촉...
히로노부 사카구치 감독, <파이널 판타지 Final Fantasy : The Spirits Within (2001)>
지구 최후의 방벽이 무너지고 우주로 대피한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
디지털로 그려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들이 절망의 끝 무중력 공간에서 나누는 키스.
내내 마네킨처럼 딱딱했던 디지털 주인공들에게서 인간의 체온이 느껴지는 한 순간.
정소동 감독, <천녀유혼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 (1987)>
영화속에서 불가능한 사랑의 영역은 없어지고,
인간과 귀신사이의 키스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을 허물어 뜨리며,
한번의 키스로 두 세계는 하나로 모여진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2003)>
낯선 이국에서 우연히 구름과 바람처럼 이루어진 만남.
상대에 대한 이해심이 사랑보다 넓어지면 만남과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이별의 순간 그의 속삭임을 듣는 그녀의 시선.
보 비더버그 감독,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1967)>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목 마저 <엘비라 마디간>으로 바꾸어버린,
짧은 다툼끝에 키스로 화해하는 두 연인.
자유를 뜻하는 나비를 쫓는 엘비라 마디간, 그 뒤를 잇는 한발의 총성.
영화속의 정지화면이 시간까지 멈추게 만들어버린듯한 그 순간.
리차드 도너 감독, <레이디 호크 Ladyhawke (1985)>
마침내 사악한 마법에서 풀려난 두 주인공!
포옹을 한다면 이들처럼, 키스를 한다면 이들처럼!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드라큐라 Bram Stocker's Dracula (1992)>
지옥의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남자는 여인을 그 속으로 끌어들이려 하지 않고,
여인은 사랑으로 그 지옥속으로 뛰어드는,
불멸과 필멸이 교차하는 한번의 입맞춤.
리들리 스콧 감독, <레전드 Legend (1985)>
리들리 스콧감독이 세운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탐미주의의 미궁속에서
마침내 마왕으로부터 릴리를 구한 잭.
깊은 잠속에 빠진 공주를 키스로 깨우다.
키스는 모든 마법중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마법.
프랑코 제페릴리 감독,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1968)>
"이 순간의 기쁨을 대신하는 슬픔이 이 세상엔 없으리라.
그 같은 기쁨은 또한 그에 상당한 슬픔을 부르기 마련.
불과 화약처럼 환희의 순간에 사멸하고 마는 것.
달콤한 꿀도 그 단맛 때문에 싫어지기도 하고 그 맛을 보고나면 입맛도 없어지는 것.
따라서 분별있는 사랑은 오래가리로다."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기차에서 만난 남자와 비엔나에 내렸어."
"너 미쳤니?"
"반쯤은."
"오스트리아 남자야?"
"여행중인 미국인이야. 내일 아침에 떠난대."
"어쩌자고 그랬니?"
"설득당했어. 실은 나도 같이 내리고 싶었어.
얘기가 잘 통하고 너무 귀여웠어.
어렸을 때 할머니 유령을 본 얘길 하는데 그때 정이 들었어.
그런 예쁜 꿈을 지닌 꼬마가... 날 사로잡았어
정말 귀여워. 아름다운 푸른 눈, 분홍빛 입술, 기름낀 머리도 맘에 들어.
키가 크고 약간 촌스러워.
날 몰래 바라보는 느낌이 좋아.
사춘기애처럼 귀엽게 키스해."
"뭐야?"
"그래, 키스했어. 그가 점점 더 좋아져."
김용균 감독, <와니와 준하 Wanee & Junah (2001)>
이복동생과의 불안한 사랑, 갑작스런 키스.
더할나위없이 서정적인 음악이 흐르고, 투명하기 그지없는 그들이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랑이 교차하는 한 순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초속 5센티미터 秒速 5センチメ-トル (2007)>
눈송이가 벚꽃처럼 흩날리는 밤,
머나먼 여정끝에 만난 소녀와의 키스로 사랑의 본질을 깨달아버린 한 소년의 깊은 사색끝의 성장통.
키스는 세상의 시간을 멈추게 만들고, 그 속에서 무한의 깨달음을 전해주는 매개체.
피터 잭슨 감독, <킹콩 King Kong (2005)>
스펙터클의 끝, 세상의 꼭데기에서 주고받는 두 연인의 키스.
서사와 서정이 포개져 하나가 되는 순간.
곽재용 감독, <클래식 The Classic (2003)>
이루어지지 않았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이 세대를 건너뛰어
기적처럼 재현되는 감미로운 키스.
피터 잭슨 감독,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The Lord Of The Rings : The Fellowship Of The Ring (2001)>
....... 이렇게 해서 제3기는 승리와 희망을 안고 종말을 맞이했으나, 그럼에도 슬픈 일이 많았던 그 시대에
엘론드와 아르웬의 이별은 무엇보다 가슴아픈 일이었다.
이제 그들은 세상의 끝 저편으로 바다와 운명에 의해 떨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절대반지가 무로 돌아가 세 반지의 힘도 사위어가자 마침내 지쳐버린 엘론드는 중원을 떠나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필멸자가 된 아르웬은 자신이 얻었던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야 죽을 운명이었다.
그녀는 요정족과 인간족의 왕비로서 120년 동안 영광과 축복속에서 살았다.
이윽고 아라곤은 노년이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비록 여느 인간의 수명보다 긴 것이었지만 그 삶이 끝날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입맞추고는 곧 잠이 들었다.
그러자 그에게서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이 나타나, 후에 왕을 보러 온 신하들이 모두 놀랍게 여겼다.
그들은 청춘의 품위와 성년의 용맹과 노년의 지혜와 위엄이 한데 결합된 그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왕의 묘에서 나온 아르웬의 눈에서는 빛이 사라졌다.
백성들의 눈에 그녀는 별 하나 뜨지 않는 깊은 겨울의 해질녘처럼 차갑고 늙어 보였다.
이윽고 그녀는 엘다리온과 딸들,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는 미나스 티리스의 도성을 떠나 로리엔 땅에 들어가 겨울이 올 �까지 시들어가는 나무숲 속에서 혼자 살았다.
갈라드리엘과 켈레보른이 떠난 그 땅은 고요하기만 했다.
마침내 말로른의 잎이 지고 봄이 오지 않자, 케린 암로스 위에 누웠다.
그녀의 푸른 무덤은 세상이 변할 때까지 그곳에 있었으며 후세인들은 그녀의 삶을 망각했고
바다 동쪽에서는 엘라노르와 니프레딜이 두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ㅡ <반지의 제왕> 4권에서 발췌 ㅡ
셀지오 레오네 감독, <원스 어폰 어 터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내 연인은 아름다운 사람,
황금빛으로 빛나는 피부와 불그스레하게 물든 뺨을 하고 있네.
비록 지난 겨울 이후 씻지 않았다고 해도...
그의 눈은 비둘기 같고 그의 몸은 상아 같으며 그의 다리는 대리석같아.
비록 더러운 바지를 입고 있지만...
그것마저 사랑해.
그러나 그는 거리를 떠도는 부랑자라서 사랑할 수 없네"
열 네살의 신성 제니퍼 코넬리,
성경의 아가서를 읊으며 첫사랑을 고백하고 첫키스를 나누는.
암울한 시대, 암울한 유년기, 암울한 미래, 피와 광기와 폭력이 유년의 기억마저 집어삼키는
잔혹한 미국현대사의 그늘 아래서 누들스는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데보라의 모습을 키스로 가슴속에 새겨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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