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배형규 목사가 탈레반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던 아프간 인질 사건 당시, 모두의 가슴에는 깊은 상처와 함께 의문 하나가 자리잡았다. 무슬림 탈레반 전사와 배형규 목사의 만남은 죽음으로 끝맺을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29일부터 4주에 걸쳐 방송될 SBS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오후 11시20분)은 2년여의 기획과 1년에 걸친 취재 끝에 그 해답을 찾아본다. 모두 4부작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29일 방영되는 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는 초기 기독교에 관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인이 알고 있는 예수와 2000년 전의 실제 예수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또 한국의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예수의 복음과 로마통치 하의 유대인 예수가 설파한 복음이 어떻게 다른지도 추적한다.
새달 6일 방영되는 2부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는 두 명의 14살 소년 예수를 만나본다. 이들은 이슬람과 기독교로 종교가 다르지만 둘도 없는 친구 사이. 그렇다면 실제 무함마드와 예수는 어떤 관계일까. 그들의 활동시기로 보아 만났을 리는 만무하지만,
프로그램은 현지 성지순례 취재를 통해 무함마드가 왜 이슬람을 만들게 됐는지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어 13일 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는 영국과 미국, 남태평양 바누아투의 타나섬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종교를 남에게 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신을 향한 참다운 인간의 길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마지막 방송인 20일 4부 ‘길 위의 인간’은 종교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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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4부작 '신의 길, 인간의 길', 29일 첫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단순 논리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한국 기독교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또 과연 예수가 신의 아들인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습니다. 물론 정답은 누구도 내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수동적으로 종교를 따를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종교를 대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SBS가 기독교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문제적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29일부터 4주 연속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20분에 방송될 'SBS 대기획 - 신의 길, 인간의 길'이다.
25일 오후 목동SBS에서 열린 '신의 길, 인간의 길'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종일 PD는 "개인적으로 예수는 존재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예수의 모습은 왜곡됐다"며 "이 프로그램은 기존 예수의 모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와 기독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고 밝혔다.
29일 방송되는 제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는 초기 기독교에 관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이스라엘, 이집트, 로마, 터키, 시리아를 현지 답사해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와 2천 년 전 예수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살핀다.
또 국내에 발간됐지만 금세 절판된 책 '예수는 신화다'의 저자 티모시 프리크를 영국에서 만나 예수가 후대에 의해 신격화했을 가능성, 예수가 여러 사람을 하나로 합쳐진 허구의 인물일 가능성, 기독교의 교리가 고대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한다.
이 프로그램의 서유정 책임프로듀서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문자적, 교조적으로 믿는 획일적인 기독교의 믿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분명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제는 종교에 대한 충실한 다큐멘터리를 받아들일 준비는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적 반향이 어떻게 나오든 우리가 책임질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많은 부분들은 전세계 기독교계가 최소한 학문적으로 많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내용이 그들의 인터뷰를 통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반론이 있어도 대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의 길, 인간의 길'은 기독교에 대한 질문과 함께 유일신을 믿는 또다른 종교인 이슬람교와 유대교를 조명하고 이들의 화해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종일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가 발생했다. 그래서 아프간 사태도 2부와 4부에 간접적으로 언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에서 인질이 됐다 풀려나신 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았다"면서 "선교 문제에 대한 질문은 굉장히 민감한데 과연 어떤 내용으로 선교를 해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2부 '무하마드, 예수를 만나다'는 예수 사후 600년이 지나 태어난 무하마드는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이슬람교를 창시했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지 다루고, 제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에서는 인간이 가지는 원초적인 종교성은 무엇이며, 그 종교성을 남에게 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와 결과를 초래하는지 살핀다.
마지막으로 제4부 '길 위의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가 현실에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유와 종교간 화해는 불가능한 것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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