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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 문장 200개만 외우면 당신도 실용영어 달인 1, 2, 3

은바리라이프 2008. 6. 26. 14:09
뼈대 문장 200개만 외우면 당신도 실용영어 달인
영어 한 마디 못 한다고요?
김남호 글로벌 콘텐츠 리퍼블릭 마케팅팀장 kimnamho3@naver.com
 
 
영어에 왕도(王道)는 있다. 더구나 우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깨치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해 영어는 늘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영어를 지독히도 못하던 김남호씨는 유명 강사들의 다양한 학습법을 경험한 결과, 핵심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큰소리로 외치고,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문장 패턴을 암기하면 ‘왕도’가 펼쳐진다는 것. 영어 한 마디 못 하던 김씨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호주로 어학연수 간 지 3개월 만에 말문이 터져 영어학습법 강사로, 어학학습회사 팀장으로 활약하게 된 비결을 털어놨다.
 
 

영어와의 비극적인 인연이 시작된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나의 중학교 첫 번째 영어시험 성적은 50명 중 45등 정도였다. 그래서 정규수업이 끝난 뒤 보충수업을 받아야 했다. 늘 매를 들고 수업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는 영어선생님 때문에 영어 시간이 제일 싫었다.

3년 내내 영어에 싫증만 내다가 중학교 마지막 영어수업시간에 뜻밖의 책을 만났다. 영어선생님이 추천한 안현필씨의 ‘영어실력기초’였다. 그 책 중간 중간에 있는 ‘잔소리 코너’ 덕분에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끝까지 보는 데 1년 가까이 걸리긴 했지만, 영어가 점점 좋아졌다.

대학에 들어가 말로만 듣던 토익(TOEIC)을 처음 치렀다. 결과는 210점. 한심한 성적이었지만 그보다 못한 이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스피치 콘테스트를 참관하게 됐다. 영어를 너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연사들을 보면서 한없이 부러웠다. ‘분명 저 친구들은 외국에서 오래 살았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한 연사가 “외국에 단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해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그 충격적인 사실에 나는 자신감을 갖고 영어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전공인 경제학은 적성에 잘 맞질 않았기에 영어 하나라도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선 많은 사람이 보는 토익 책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를 잘하려면 어휘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두꺼운 ‘Vocabulary’ 책을 공부하기도 하고, 문법의 모든 사항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700쪽이 넘는 두꺼운 문법책을 독파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이 AFN을 2년 동안 봤더니 귀가 뚫렸다고 하기에 무작정 TV만 보기도 했고, 말 한마디 못하면서 원어민 강사의 회화수업을 듣곤 했다. 그러면서 영어 실력이 향상되기는커녕 절망감만 더욱 커갔다.

영어가 배우기 어렵다는 사실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게 더 큰 장애물이었다. 군 제대 후에도 토익 점수는 제자리걸음이었고, 회화학원은 3단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했다.

그렇게 절망의 끝에서 시작과 포기를 반복하다 3학년 겨울방학 때 ‘졸업하면 뭘 해먹고 살지?’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1억 연봉 세일즈맨 만들기’라는 책을 보게 됐고, 순간 그 자리에서 ‘10년내 연봉 1억 세일즈맨’이라는 인생목표를 세웠다. 아르바이트로 잠시나마 세일즈를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그 분야에는 자신이 있었다. 아무래도 국내보다는 해외영업을 해야 그 목표를 이루기가 쉽겠다는 생각에 그간 공부하던 토익은 집어치우고 영어회화 공부에 집중하면서 일본어도 같이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앎과 깨달음의 차이

하지만 과연 내 머리로 이 두 가지 언어를 모두 잘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일본어는커녕 아직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데다 졸업까지는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호주 7개월, 일본 3개월 일정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내 일생일대 최대의 결심이자 도박이었다. 어학연수를 간다고 하니 부모님이 허락은 해주셨는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다만 ‘지방대 나와서 취직 못할까봐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어학연수라도 갔다 오면 처지가 좀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듯했다.

어학연수를 결심하고 나서 ‘왜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본격적으로 갖기 시작했다. 같은 실수를 더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인터넷에 나와 있는 영어 고수들의 이야기와 책을 보면서 공감이 가는 학습법은 실천해보고, 효과가 있을 것 같으면 꾸준히 그 학습법대로 공부했다. 그 무렵 ‘신동아’에 처음 소개된 정인석 선생의 발성훈련법을 따라 해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없어졌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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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분야의 문장들을 노트에 정리하며 자신만의 영어회화책을 만드는 것도 영어실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사진은 뉴욕의 소호거리.

그리고 떠난 어학연수. 마음을 굳게 먹고 가긴 했지만, 낯선 땅에서 초급에 가까운 영어 실력으로 버텨야 하는 답답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영어 정복에 실패하고 돌아가면 거금 1000만원을 날리는 것이고, 인생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과 부담감이 늘 나를 짓눌렀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오로지 영어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런데 실제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나는 가장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영어 학습법을 깨닫게 됐고, 호주에 간 지 3개월 만에 영어 말문이 터졌다! 나중에 일본어도 똑같은 학습법으로 공부해 일본에 간 지 한 달 만에 말문이 터졌다!

그동안 그렇게 해대도 꿈쩍 않던 영어 실력이 세 가지 깨달음을 얻고 3개월 만에 감격의 고공 행진을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그 깨달음대로 실천하기란 참으로 많은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학습법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그래서 저만치 어딘가에 반드시 골인점이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그 시간들이 오히려 즐거웠다.

내가 깨달은 것은 나만의 비법도 아니고, 이미 수많은 영어도사가 말한 것이다. 나 역시 그 내용을 이미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깨우치지 못했던 것뿐이다. 아는 것(To know)과 깨닫는 것(To realize)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즉 단순히 이 글을 본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이 글에 나온 방법대로 직접 실행해보고, 그 방법이 진짜 효과가 있음을 느낄 수 있어야 그토록 바라던 영어의 말문이 터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깨달은 세 가지 학습법 가운데 첫째 방법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하자. 어학연수를 가기 얼마 전, 중국에서 선풍적인 영어학습 붐을 일으킨 ‘미친 영어(Crazy English)’ 강사 리양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었다. 기사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5~6번 큰 소리로 외치고 listen!

“학창시절 낙오자, 비관자였던 리양은 중국에 개혁개방의 물결이 일순간에 몰아친 1988년, 그러한 시대적 변화의 물결 앞에 뭔가 하나라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영어를 선택했다. 그날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무도 없는 혁명열사릉에 올라가 10권의 영어책을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읽어댔다. 4개월 뒤 그는 교내 영어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고, 대학 졸업 후엔 영어 전문 채널인 광둥인민방송국에 발탁, 전문 통역인으로 명성을 날리다가, 자신의 학습법을 중국 전역에 전파하기 위해 영어강사가 됐다.”

기사를 읽는 순간 한 줄기 빛이 번쩍 스쳐갔다. 이전에도 큰 소리로 읽으면서 공부하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많지만, 과연 효과가 있겠나 하는 의구심이 있어 실천하진 못했다. 그저 학창시절처럼 눈으로만 공부를 했다. 하지만 리양의 기사를 읽고 나서 확신이 생겼고, 특히 그도 영어 낙제생이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었다. 그날부터 영어공부를 할 땐 무조건 큰 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효과는 그리 늦게 나타나지 않았다. 테이프를 그냥 듣기만 할 땐 10번 이상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감 잡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5~6번 큰 소리로 읽은 다음 들으니까 훨씬 더 또렷하게 들렸다.

그러나 회화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큰소리는 쳤지만 암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많은 문장을 어떻게 다 외워야 할지 도통 답이 보이질 않았다. 그냥 이해만 하고 소리치다 보면 언젠가 말문이 저절로 트이는 줄로만 알았다.

호주로 어학연수를 가서 열흘쯤 지났을 때 어학원 등록을 위해 레벨 테스트를 받았다. 마지막 작문시험에서 강사가 인상을 찡그린 노파 사진 한 장을 주면서 말했다.

“Please write a paper about what you imagine, write as much as possible.”

(시험지에 생각나는 대로 최대한 많이 글을 써보세요.)

나는 아무 부담 없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며 글을 길게 써 내려갔다. 그동안 영작은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는데, 쓰다 보니 어느새 한 페이지가 채워졌다. 글을 다 쓰고 읽어 보니, 아주 기초적인 문장을 빼고는 내가 당시 외우려고 했던 문장들이었다. 이를테면 ‘She had her pocket picked’ 같은 표현이었다.

‘소매치기를 당하다’라는 표현은 내가 아는 단어와 문법을 총동원한다고 해도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근데 며칠 전 영어책에서 ‘I had my pocket picked’라는 문장을 본 기억이 났기에 쓸 수 있었다. 그 순간, 외우지 않은 문장은 말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단어를 많이 외우고 문법을 이해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책에 나와 있는 영어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말하기’에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회화책에 실린 예문들을 닥치는 대로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 많은 예문을 언제 다 외우나’ 하는 생각에 또 앞이 막막해졌다. 그러나 해결방법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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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 긴요한 200개 문장

좋은 영어 표현을 암기하고 외국인 회화수업 영어공부 모임 등을 통해 늘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WSI의 수업광경.

어학원 레벨 테스트를 받고 한 달 후 방송기자로 있는 어느 선배와 통화를 하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카이스트(KAIST) 최초의 맹인 박사를 취재했는데, 그분은 한글 점자책이 별로 없어서 영어 점자책을 보기 위해 영어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영어 테이프 한 개를 들을 때마다 최소 100번 정도 반복해서 듣고, 영영사전을 볼 때는 단어에 딸린 예문들도 꼭 함께 외우며 필요한 영어실력을 갖췄다고 했다.

영영사전의 예문을 본다는 건 자신이 알고 싶은 단어의 예문만 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문장도 내가 필요한 것만 찾아 외우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내가 외우려 했던 문장들을 적은 노트를 보니 실제로 잘 사용하지 않는 예문들, 외워도 곧 잊어버리는 어려운 문장들까지 닥치는 대로 외우고 있었다. 노트에 적힌 약 500개의 예문 중 진짜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은 20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갖고 있던 회화책에도 불필요한 예문이 너무 많았다.

호주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해보니 자주 쓰는 문장과 쓰지 않는 문장에 대한 감이 잡히는 듯했다. 그래서 그날부터 당장 진짜 실생활에서 쓰이거나 관심 있는 분야를 표현한 문장들을 노트에 정리하며 나만을 위한 영어회화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하루 5시간의 학습시간을 정해놓고, 4시간은 예문 정리 및 말하기에 필요한 문법 정리, 영작, 그리고 나머지 1시간은 이를 암기하기 위해 우리말을 듣고 영어로 말하는 방식으로 매일 큰 소리로 외치며 연습을 했다. 그렇게 3개월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술집에서 우연히 일본인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알 정도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 내게 질문 공세를 퍼부어댔다. 나는 나름대로 답변을 해줬다. 그러는 동안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그 친구의 질문에 막힘 없이, 그것도 영어로 굉장히 빨리 답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그날은 그저 취기 때문에 영어가 잘되는 걸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어제처럼만 영어가 잘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잘 가던 버스가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황급히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리던 어느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Namho : I took the wrong bus. Which bus goes to the St. Leonards station?

(버스를 잘못 탔는데, St. Leonards 역에 가려면 몇 번을 타야 되죠?)

Ms Brown: You must take bus number 380.

(380번 버스를 타야 돼요.)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됐는데, 별 답답함 없이 아주 빠르고 자연스럽게 영어가 나왔다.

Ms Brown: You speak English very well. How long have you been in Australia?

(영어 참 잘하시네요. 호주에 온 지 얼마나 됐어요?)

Namho : About 3 months.

(3개월쯤 됐는데요.)

Ms Brown: Really, How come you speak such good English after only 3 months? one of my Korean friends has been in Australia for more than 10 years, but she still can´t speak English.

(정말? 3개월 만에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해요? 제 한국 친구 하나는 호주에서 10년 넘게 살았는데, 아직도 영어를 잘 못해요.)

Namho : I always speak loudly and memorize sentences when I practice English, so my English has improved quickly.

(저는 영어를 연습할 때 늘 크게 소리치면서 문장을 암기했어요. 그래서 영어실력이 빨리 늘었어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확실히 말문이 트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와서 그간 노트 정리하면서 외운 문장을 세어보니 1200개 정도였다. 내가 정말 필요한 문장만 외우면 시간도 절약되고 써먹기도 좋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때부터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두려움 없이 내 의사표현을 정확히 할 수 있었다. 답답함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마치 내 앞을 가로막고 있던 뿌연 안개가 한순간에 걷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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