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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여행

은바리라이프 2008. 2. 10. 19:28
단 한 번의 여행

 

김기홍 kimkh@amennews.com

 

삶은 여행이다. 이미 오랜 시간 여행해 왔다. 다른 모든 여행처럼 이 여행도 시작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여행에 대해서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부모를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 내 모습이나 능력이나 지능이나 남자, 여자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세상에 던져진 상태대로 여행을 시작해야 했다. 지금도 계속 된다.

다른 여행처럼 삶의 여행도 끝이 있다. 별안간, 오늘 밤에도 올 수 있다. 오래 아픈 뒤에 올 수도 있다. 어쨌든 끝이 있다. 시작할 때처럼 아무 선택권이 없다. 우습게 볼 수 있고 무시할 수 있지만 그러나 반드시 끝은 공평하게 온다. 만약 죽음이 없었더라면 세상은 지옥으로 변했을 것이다. 죽음이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물고기는 물 밖을 못 벗어난다. 세상의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정해져있다. 그냥 수동적으로 기다려야 할까? 시작과 끝은 몰라도 중간 과정은 선택할 수 있다. 너무도 뻔한 미래를 보면서 그냥 가야할까? 기쁜 소식이 있다. 삶의 여행길, 가장 중요한 부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인생이 꼭 이래야 할까? 더 나은 삶은 없을까?” 젊었을 때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얻고 결혼 잘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그것들이 다 되었어도 여전히 별 수 없음을 안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다니고 좋은 결혼한 사람 많이 있다. 나이 들면 별 차이가 없다.

평생 불교 믿다 말년에 교회 온 이들이 있다. 나이 많으나 적으나 느끼는 건 같다. “착하고 바르게 살면 좋은 일이 오겠지.” 막연히 생각하면서 산다. 나이 많아졌다. 몸도 마음도 약해졌다. 그런데 아직도 인생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병석에서 자식들에게 말한다. “어디 가서 좋은 목사님 좀 모시고 와봐라.”

그러면 목사들은 아는가? 다는 몰라도 몇 가지는 확실히 안다. 우선 그냥 자기 힘으로만 살면 결국 다 헛것이라는 사실을. 둘째는 매우 단순하지만 심오한 내용이다. 나를 삶의 여행길에 나서게 한 분이 있다. 그 분에게 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를 만들었기에 나를 잘 알고 내 장래도 훤히 보고 있다. 그를 의지해야 한다.

몇 년 전 한 청년이 내게 부탁했다. 자기 어머니가 암이 퍼져 오늘이나 내일 돌아가신다는 말이다. 한 번 방문해 달라는 것이다. 평생 불교 믿은 분인데 너무도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단다. 병원이 교회에서 가까워서 시간을 냈다. 중환자실에 갔다. 산소 호흡기를 의지해 거칠게 숨을 쉬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의사가 오늘밤 넘기기 힘들답니다. 자신 있으세요?” 고개를 젓는다. “하나님은 당신을 돕고 싶어 하십니다. 당신을 만드신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열정적으로 끄덕인다. 얼마나 절박한가! “그분은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름이 예수 곧 구원입니다. 마음에 받아들이세요.”

그러겠단다. 산소마스크 때문에 말도 못한다. “속으로 저를 따라하세요. 나를 구하러 오신 하나님 예수여 내 속에 들어오세요. 내 모든 죄를 가져가시고 당신의 생명과 천국을 주세요.” 그리고는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평생을 보내고 이제 돌아왔습니다. 받으시고 저를 구하시고 예배할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한 주일쯤 뒤에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이후에 너무 좋아져 퇴원할 상황이란다. 한 번 더 만나 달란다. 갔더니 일반 병실로 옮겼다. 알아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신은 죽음의 길을 걷고 있었단다. 황량한 벌판에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들과 함께 밀려갔단다. 내가 기도한 뒤에 모든 게 바뀌어 꽃길로 변했단다.

그 후 몇 년 더 살며 교회 다니며 행복하게 살다가 당당하게 하늘나라로 갔다. 이분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뒤에 두려움이 없이 평안하게 갔다. 신자는 죽음 앞에서 세상 사람들처럼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신자를 두렵게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것만으로도 너무 복되다.

신비한 힘과 인도를 얻을 수 있다

얼마 전에 우리 부부와 친구 부부가 각각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코스 같은 기간이었지만 경험은 달랐다. 우리는 좋은 호텔에서 좋은 음식으로 친절하고 수준 높은 가이드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친구 부부는 그렇지 못했다. 호텔이 싼 곳이었고 음식도 안 좋았다. 처음에는 유럽여행이 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여행을 마쳐가면서 그 차이를 알게 된다. 심지어 같은 호텔 같은 식당에서도 나오는 음식이 그룹 따라 달랐다. 방문한 장소에서 순서도 대우도 달랐다. “같은 유럽 여행인데 뭘.” 그러면서 그림만 그럴듯하고 싼 여행사를 골랐다. 결국 모처럼의 여행을 부부가 힘들고 불편하게 하고 만 것이다. 후회해도 다 끝난 일이었다.

인생 여행도 이와 같다. 겉으로는 번지르르 할 수 있다. 좋은 가문, 좋은 대학, 호화스러운 결혼식, 좋은 직장이다. 그러나 삶에는 기쁨이 없다. 몸은 늘 피곤하고 무겁다. 뭔가 다른 삶, 더 나은 삶을 갈망했다. 그러나 행복이나 평안은 잠시 동안 맛만 보여주었을 뿐 언제나 외면해간다. 이제 무엇을 더 좋은 걸 기대할까?

어쩌면 오래 전에 스릴과 쾌락, 명예와 성공을 추구하며 살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한동안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자부심과 만족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것들이 지루함과 낙심, 공허감을 준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어쩌면 어려움을 별로 안 겪었어도 목표 없이 어디로 가는지로 모르면서 여행을 계속하는지도 모른다.

교회 오면 힘든 사람들을 만난다. 그래도 교회에 나온 사람들은 해결을 찾는 이들이다. 그러나 목사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예배도 열심히 나오지 않는다. 혼자 외롭게 있다. 상처를 많이 경험했기에 두려운 것이다. 조금만 더 도전해 보라. 하나님께 문제를 내 놓으라. 기도해 보라.

하나님의 축복은 이슬처럼 내린다. 당시는 몰라도 지나고 보면 그 영롱한 빛에 놀란다. 교회 나와 예배하고 말씀 듣는다. 부도로 지하 단칸방으로 갔던 분이 열리기 시작한다. 바빠지면서 생기가 돈다. 삶이 열린다. 온 몸이 다 아프다. 의사들도 해결 못한다. 그러나 점점 아픔이 사라진다. 이제는 건강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백을 듣는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게는 그런 행운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기술도 없고 재주도 없는데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셔서 여러 좋은 일들이 생겼습니다. 계속 삶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우연히 그런가? 자기 최면이나 정신통일에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미신인가?

예수를 받아들인 사람은 신비한 힘을 얻는다. 삶의 힘이 일어난다. 아직 아무런 기적이 없고 문제가 여전히 있어도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믿음으로 인해 크고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져간다. 물론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다. 그래도 하나님 의지하고 험한 세상 힘든 여행길을 꿋꿋하게 걷지 않는가?

더 나은 삶으로 도전할 수 있다

이 세 번째 단계로 간다면 삶은 이제 보통 사람의 것을 넘어선다. 하나님이 자신을 왜 만들었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목적, 즉 사명이 무엇인지 안다.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도전해 나간다. 반드시 해 내고 만다. 그렇게 거인으로서의 삶을 이룬다. 어려운 일인가? 하나님이 알려주시는 뜻에 반응하기만 하면 된다.

진실하게 믿는 신자는 하나님이 놀라운 일을 위해 자신을 준비하고 계심을 안다. 2차 대전 영웅 패튼장군은 하나님이 자신을 준비하신다고 믿고 사관생도시절부터 열심히 전술을 익혔다. 하나님 의지하고 전투에 나가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영국의 넬슨 제독도 같은 믿음으로 평생을 보냈다. 사명 다하자 다음 세상으로 간다.

사명의식이 그들의 삶을 다르게 한다. 그런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처칠은 특별한 재능이 없는데도 젊어서부터 믿었다. 전투마다 참가하며 훈련했다. 나이가 60이 넘어도 낙심 안했고 66세에 수상이 된다. 링컨은 수없이 선거에 패배하면서도 자신을 키우고 훈련했다. 슈바이처는 젊어서부터 자기 여행의 목표를 깨달았다.

“나는 이미 그러기에는 나이가 많습니다.” “나는 몸이 약합니다.” “나는 돈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 젊음이 위대하게 만들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이, 돈 많고 머리 좋은 사람이, 하나님과 사람들을 위해서 놀라운 일을 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믿고 자신을 드린 사람이, 그래서 하나님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다.

이러한 믿음은 사람을 바꾸어 놓는다. 시기가 안 좋고 여러 어려움이 와도 반드시 일어난다. 사람은 외모나 돈이나 권력이 아니다. 박사학위나 메달이 아니다. 하나님 믿는 믿음이 사람 모습을 만든다. 그리고 자기 목표로 나가게 한다. 성경은 나이 많은 사람, 무식한 사람, 병든 사람이 하나님에게 잡혀 큰 일 하는 걸 보여준다.

아브라함은 75세에 새 삶을 시작한다. 모세는 80세에 그렇게 한다. 다윗은 말째 아들로 아무 힘이 없었다. 사사 입다는 창녀의 아들이었다. 베드로는 무식하고 성질이 급했다. 바울은 몸이 약했다. 그러나 믿음으로 사명을 알면 모두 강해진다. 심지어 이방 여인, 창녀까지도 놀라운 존재로 바뀐다. 하나님께 드리면 된다.

우리 모두는 지금도 삶의 여정을 계속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여행을 하도록 세상에 보내셨다. 그분은 우리가 최고의 여행하기를 바라고 돕고 싶어 하신다. 혼자 가면 반드시 실패로 끝난다. 하나님을 붙들라. 마음을 정하라. “이제부터 하나님 의지하고 새로운 여행에 도전하겠다. 영원히 살며 세상에서도 승리하리라.”

 

2008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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