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샘 웃음보’ 돌아온 악극의 계절
<에스비에스>, <문화방송>에 이어 <한국방송>도 악극에 뛰어들어 방송 3사가 악극 3파전을 벌인다. 악극은 희생과 한으로 점철된 우리네 어머니의 삶이나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여인, 이뤄지지 않은 애절한 사랑이야기 등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조의 내용에 이름을 알만한 탤런트들이 나와 흘러간 옛노래를 들려줌으로써 겨울철 나이드신 부모님을 위한 효도문화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어 왔다. 극단 가교와 손잡은 에스비에스가 1993년 <번지없는 주막>으로 악극의 부활을 예고한 이래 문화방송이 98년 <불효자는 웁니다>로 악극 열풍에 불을 당겼고, 한국방송이 올해 처음으로 악극 <아씨>를 제작하면서 방송사 악극 대열에 합류했다.
악극 대신 신파극이란 이름을 붙인 문화방송은 지난 11일부터 리틀앤젤스 예술회관에서 <속 불효자는 웁니다>를 공연중이다. 아들의 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어머니,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고도 그를 지키려는 여인을 통해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과 여인의 지순한 사랑을 보여준다. 정애리, 김형일, 나현희, 배일집씨 등이 출연하고 박상면씨가 변사를 맡아 극을 끌어간다. 윤정건씨가 대본을 쓰고 문석봉씨가 연출하며 음악은 엄기영씨가 맡았다. 2월2일까지 계속되며 공연시간은 화~금 오후 3시·7시, 토·일·공휴일 오후 2시·6시다. (02)368-1515.
올해로 악극 공연 11년째를 맞는 에스비에스는 17일부터 2월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봄날은 간다>를 공연한다. 첫날밤을 치른 뒤 쇼단 배우로 성공하겠다며 떠나간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의 모진 구박 속에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와 폐병을 앓는 시누이, 첫날밤의 인연으로 태어난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여인 명자의 기구한 삶을 그렸다.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양재성씨 등 극단 가교의 악극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하고 마당놀이의 김성녀, 뮤지컬배우 강효성씨가 주인공 명자역을 맡았다. 김태수씨가 쓰고 김덕남씨가 연출했다. 서울공연 이후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하고 10월에는 한인 미국이민 100주년 기념으로 미국 주요도시를 돌 예정이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4시·7시30분, 주말·휴일 오후 3시·6시30분. (02)369-1577.
한국방송은 1970년대 전국을 울렸던 연속극 <아씨>를 악극으로 각색해 2월6일~8일, 14일~17일 오후 3시30분·7시 장충체육관 특설무대에 올린다. 뮤지컬컴퍼니 대중과의 공동제작으로 이종훈씨가 연출한다. 시골 선비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나 출가한 뒤 여필종부 삼종지덕의 구습에 한과 설움의 일생을 살아가는 아씨역은 소리꾼 배우 오정해씨가 맡았고, 말썽많은 남편역으로는 연극배우 이승철씨가 나온다. 여운계(시할머니) 전양자(시어머니) 김성원(시아버지) 선우용녀(친정어머니) 최정훈(윤서방)씨 등 적역의 인상을 주는 탤런트들도 대거 출연한다. (02)766-8551.
신복례 기자 bo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