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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문화'에서 금맥 찾는다

은바리라이프 2008. 1. 27. 18:18
'실향민 문화'에서 금맥 찾는다
속초문화원 사업 눈길
음식·민속놀이 등 콘텐트로 활용 가능성 두루 모색
애환 담은 악극 공연, 북청 사자놀음 전승에도 열의
권상은 기자 se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속초는 분단 이후 남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실향민 문화를 집단으로 보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6·25 전쟁 와중에 함경도 피란민들이 정착해 새로 터전을 일구면서 도시가 형성된 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아바이 마을'로 대표되는 속초에는 아직 월남 1세대들이 살고 있다. 또 북청 사자놀음을 비롯한 놀이문화, 함흥 냉면·가자미 식해·오징어 순대 등으로 잘 알려진 음식문화 등이 두루 전승되고 있다.

특히 속초문화원(원장 노광복)이 향토문화의 소중한 자원인 실향민 문화의 보전과 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에는 60대 이상으로 구성된 실버 예술단 '아바이 아마이'도 선보였다. 실향민 문화의 원형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공연형 문화예술단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마련했다. 단원 20여명은 속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단 '굴렁쇠' 등의 지도로 5월부터 10월까지 연기, 노래, 춤을 갈고 닦았다.

속초문화원 관계자는 "노인들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고, 실향민 문화에 새로운 콘텐트를 제공해 지역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버 예술단이 만든 악극 '아! 사랑일레라'는 전국 76개 문화원이 참여해 작년 10월에 열린 실버사랑 문화축제에서 공연부문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북한의 고향에서 보낸 기억, 피란 시절, 속초 정착 과정 등을 노래와 춤으로 녹여냈다. 이후 실버예술단은 상설 공연도 열면서 인기를 누린다.
▲ 속초문화원이 양성한 실버 예술단‘아바이 아마이’가 작년 10월 실버문화 사랑축제에서 실향민들의 속초 정착 이야기를 담은 악극을 선보이고 있다. /속초문화원 제공

속초문화원은 운영하고 있는 향토문화학교에도 북청 사자놀음을 개설하고 있다. 북청 사자놀음은 월남해 속초와 서울에 살고 있던 함경도 북청 주민들이 복원한 민속 놀이이다. 1950년대부터 되살리기 시작해 1967년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속초 문화원은 실향민에 의해 출발했던 북청 사자놀음이 다시 속초에서 뿌리를 내리고 이어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또 실향민 문화를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속초문화원은 실향민 문화를 문화 콘텐트로 만들기 위한 세미나도 마련했다. 민요, 음식, 민속놀이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실향민 테마축제의 방향과 구성', '실향민 음식의 상품화 개발 방안', '실향민 민속놀이의 콘텐트 개발'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거치면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속초시도 실향민 문화촌에 실향민문화 체험 콘텐트를 융합한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북·실향민 음식 체험 프로그램 개발, 북한 민속예술 체험소재 개발, 문화관광 강좌 개설 등을 통해 실향민 문화촌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작년 11월 문화관련 단체들로 문화예술관광협의회를 만들기도 했다. 협의회는 향토문화 및 실향민문화에 대한 학술연구, 문화체험상품 개발, 청소년 문화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입력 : 2008.01.14 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