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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40년대 상류층에서 영감을

은바리라이프 2008. 1. 21. 17:21
1930·40년대 상류층에서 영감을
1930·40년대 상류층에서 영감을
지난해 말 모임에서 가장 많은 화제가 됐던 영화는 `색계`였다. 200만 관객 몰이를 하며 20, 3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극장 앞으로 불러 모았는데 각종 영화제 시상은 물론 할리우드까지 사로잡을 태세를 하고 있다.

색계를 통해 떠오르는 아시아의 별이 된 여인은 `탕유`인데 그녀는 영화에서 새로운 매력으로 전세계 남성에게 신선한 섹시미를 전달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 복고와 현대, 청순과 관능 등 서로 상반되는 매력을 묘하게 조합한 그녀의 매력은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절체절명의 아름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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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적 근대화로 인한 서구 문화의 급속한 상류사회 유입은 1940년 전쟁말기의 퇴폐적인 암울함과 함께 영화 `색계`에서도 여주인공을 새로운 패션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서구의 대표적인 트렌치 코트 차림에 완벽하게 세팅한 웨이브 헤어스타일과 붓으로 그린 듯한 눈썹 그리고 짙은 빨강 립스틱을 바르고 차이나 드레스를 속에 받쳐입은 그녀는 소녀 같기도, 관능적 여인 같기도 한 다중적 매력으로 관중을 유혹하고 있었다.

2008년 올해 전반적인 트렌드에서 가장 새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대가 1930년대와 1940년대이다. 최근 영국의 대표적인 뮤지엄인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에서는 1940년대 크리스찬 디올이 발표한 `뉴룩`을 패션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보고 전시회를 열고 있고, 국내에서는 1930년대를 주제로 하는 멜로 영화들이 새롭게 충무로를 달구고 있다.

그 시대의 특수한 시대적 배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상류사회의 패션과 문화를 통해 신선함을 자극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진다. 최근 이슈가 되면서 제작중인 `모던보이`, `라듸오데이즈` 등 스크린 뿐만이 아니다. 연극, 문학 등 문화계 곳곳에서 새삼 1930년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매우 독특하고 중요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일제에 의한 강제적 근대화가 시작되는 1910년경에 태어난 20대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들에겐 경이로운 신문물인 기차, 카페, 백화점 등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서구문명을 즐기면서 동시에 전쟁과 독립의 사상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 하는 세대였다.

긴머리 대신 단발이 최고의 트렌디한 패션 헤어가 되고, 옆으로 눌러 쓴 모자, 둥근 어깨를 강조한 케이프 장식의 트렌치 코트와 넓은 벨트, 무릎길이의 스커트, 높은 굽의 스트랩 슈즈가 대표적인 패션 아이콘이던 시대. 동양과 서양, 복고와 현대의 접점에서 신여성처럼 지적이면서 동시에 시가렛을 피워야 어울릴 것 같은 퇴폐적인 여성미가 느껴지는 1930~1940년대 무드는 올해 새롭게 패션 트렌드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인테리어나 건축에서도 동양과 서양, 모던과 복고가 새롭게 조화돼 새로운 무드를 느끼게 하는 1930년대의 동양의 신건축 양식과 인테리어를 주위 깊게 재조명해보면 아주 트렌디한 건축물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1930~1940년대 동양의 상류문화, 전쟁의 갈등속에서 새롭게 서구문화를 흡수하면서 지성인인 듯 상류사회를 향유하나 자학적인 퇴폐미를 흠뻑 물고 있는 시대가 새롭게 주요한 트렌드로 부각되는 것은 현 시대의 자화상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으로 물질적 풍요함과 새로운 신문화는 넘치는 것 같은데 자신의 정신적 풍요함은 느끼지 못하고 구심점없이 방황하는 1930~1940년대 상류사회 젊은이의 감성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동변상련의 감성을 느끼게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김해련패션플러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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