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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동방박사 View: 82

은바리라이프 2007. 12. 8. 21:20
네번째 동방박사 View: 82
Date : 2005-12-23 15:25:10 Name : 빌레
네번째 동방박사

우리들은, 예수 탄생 당시에 하늘의 별을 보고 먼 길을 찾아가 예수님께 귀한 예물을 바치며 경배했다는 '동방박사 세 사람'의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동방박사가 한 사람 더 있었다는 설이 있다. 그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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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늘을 쳐다보며 별을 연구해 온 동방박사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어느날... 그들이 오랜 세월 동안 기다리던 이상한 별 하나가 하늘에 나타났다.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것을 세상에 알리는 별이었다.

그와 또 다른 세 명의 동방박사들은 평화의 왕을 경배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기로 약속했다. 그가 자신의 모든 토지와 재산을 팔아 귀한 예물을 마련하느라고 조금 늦게 약속 장소에 왔을 때, 그의 세 친구들은 바벨론에서 그를 기다리겠노라는 약속을 남기고 먼저 길을 떠난 후였다.

그는 낙타의 걸음을 재촉하여 바벨론으로 향했다. 어느 울창한 숲 길을 지날 때, 그는 길가에 쓰러져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였다. 그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쓰러져 있는 그 사람에게 덮어 주자, 그 죽은 둣이 누워 있던 사람이 그의 소매를 붙들었다.

"나를 좀 살려 주십시오. 포로가 되어 벽돌 구이 노동을 하다가 병이 들어, 이렇게 길에 버려졌다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를 낙타에 태우고 마을로 향했다. 그가 버리고 간다면 그 사람은 들짐승의 밥이 될 것이 뻔했다. 환자를 마을의 여관에 맡기며, 그는 평화의 왕께 드리려고 준비했던 진주를 여관 주인에게 주었다.

그가 바쁜 걸음으로 바벨론에 도착했으나 세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더 기다릴 수가 없어 먼저 길을 떠나니 그대는 도착하는 대로 우리를 따라 사막을 건너오시오."라는 편지 한 장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혼자 사막을 건너 베들레햄에 도착했을 때는 깊은 밤이었다. 길가 어느 집의 대문을 두드리자 아기를 가슴에 안은 여인이 나왔다. 그는 아기 구세주가 나신 곳이 어디인지 아느냐고 그 여인에게 물었다. 그때, 근처 어느 골목에선가 헤롯의 군사가 부하에게 명령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집들을 샅샅이 뒤져서 두 살 아래의 아기가 있거든 사정없이 목을 베어라."

그는 그 집 앞으로 다가온 군사의 앞을 막아섰다.

"이 집은 나 혼자 사는 집이오. 아기라고는 그림자도 없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새 왕에게 드리려고 준비했던 보물 중에서 금덩이를 하나 꺼내어 군사의 품속에 슬쩍 집어넣었다.

그가 헐레벌떡 아기 예수가 나신 마굿간에 들렸을 때,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 예수는 벌써 애굽 땅으로 피난을 간 후였다. 그는 낙심천만하여 눈물을 흘리며 아기 예수가 피난을 갔다는 애굽 땅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는 매 번 한 걸음 늦게 예수의 뒤를 좇았다. 그가 "예수님이 나타났다."는 소문의 뒤를 부지런히 따라가면, 사람들은 "아, 여기서 머물다가 며칠 전에 떠났군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뒤를 좇아 노예시장으로 빈민촌으로... 천지사방을 헤매는 동안 성성한 백발이 다 되었다. 마침내, 마지막 남은 보석 진주 하나를 빚 때문에 종으로 팔려가면서 채찍을 맞던 나이 어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써 버린 그는 빈털터리가 되었고 몸도 늙고 마음도 병들어 길가에 쓰러져 죽게 되었다.

그는 죽어가면서... 한 소문을 들었다. 사람들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불리던 어느 청년이 반란의 혐의로 처형을 받아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바람이 불고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산과 집이 흔들리고 천둥 번개가 쳤다. 그는 간절히 기도했다.

"저는 33년 동안이나 당신을 찾아 헤매었으나... 결국 당신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당신께 드리려고 준비했던 귀한 예물도 다 써 버렸습니다. 당신께 맛있는 음식 한 번 대접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병드셨을 때, 옥에 갇히셨을 때, 목마르실 때 도와드리지 못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그때, 하늘에서 나지막이 한 음성이 들려왔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의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니라."

그는 참 행복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그는 바로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이었다.

                                                                                                  -하종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