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후기 □
이번 곡은 여러 가지 면에서 내게 새로운 곡이다. 나로서는 생전 처음 다른 사람이 쓴 대본에 곡을 쓰는 일이었고 뮤지컬 작곡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다른 출판계획이 있어서 나름대로는 상당히 바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작곡을 시작하자마자 나는 곧 이야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곡이 만들어졌다. 주님께서 이 작업을 다른 어떤 일보다 더 급히 원하신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리고 작곡의뢰를 받기 2개월 전부터 홍정식 목사님의 찬양곡들을 다듬어오던 작업이 이 일을 위한 준비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주님께 감사한 것은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작업을 깊은 감동과 은혜 속에서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성탄절칸타타, 수난곡 등 큰 규모의 작품을 만들며 많은 은혜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많이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하며 쓴 적도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상적이 되어 가는지...)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분명 나는 주님을 만났고 그분과 동행하고 있으나 주님을 만나지 못한 채 평생을 지낸 네 번째 동방박사가 마치 나 자신인 것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단지 그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 때문에일까? 아니면 그렇게 극적인 만남이 부러워서일까? 아무튼 나는 어떤 면으로는 네 번째 동방박사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느껴졌기에 그의 심정이 되어 노래했고 그의 심정이 되어 울었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아가 모든 성도들이 네 번째 동방박사와 비슷하다고 엉뚱한 생각을 한다. 물론 나는 그들이 이미 예수를 만났고 성령의 인도를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혹시 네 번째 동방박사의 아름다움 삶이 우리가 동경하는 주님 안에서의 삶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지... 아니면 그의 실패한 듯한 삶이 극적인 반전을 겪는 것을 보면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많이 하는 우리도 동병상련을, 한편으론 믿음 안에서의 극적인 보상을 미리 맛보기 때문은 아닐런지... 아무튼 이와 같은 비논리적인 감동(?) 속에서 이 곡은 탄생되었다. 사실 이 곡은 대본이 너무 좋고 또 작품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홍정식 목사님의 훌륭한 창작 복음성가들이 있었기에 나 자신의 특별한 노력이나 고뇌가 필요하지는 않은 작품이었다.
나는 때로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단순한 감상자의 입장에서, 또는 여러 가지 극적 상황을 음악으로 설명하는 해설자의 입장에서 곡을 다듬어갔다. 그리고 평소에는 좀 우습게 알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수준의 값싼 선율과 식상한 화성진행들을 하나하나 보석처럼 다루어보았다. (물론 이번에는 주님께서 주로 그런 방향으로 감동하셨다.) 그러다보니 어떤 개인의 예술적 특징보다는 보통 많이 들을 수 있는 선율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이번엔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쉬운 곡을 쓰자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그러므로 새서울교회 성가대 수준 정도면 누구나 이 곡을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음악을 통해서도 주님의 영광이 더욱 더 드러날 수 있고 예수의 귀한 복음이 더 쉽게 전달될 수도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나를 구원하신 사랑하는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돌린다. 그리고 좋은 대본을 써주신 방원선님과 영감 있는 찬양곡들을 작곡하신 홍정식 목사님께, 부족한 자에게 작품위촉을 해주신 새서울교회에,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성사되도록 기도하며 수고한 사랑하는 친구 인수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할렐루야! (일산에서 1997년 12월)
작년 어느 날이었던가... 그날 하루 종일, 수년 전 초연되었던 "네 번째 동방박사"의 초연을 녹화한 원본테이프를 찾아 온 집안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해 허탈해하던 때가 떠오른다. 힘도 들고, 봤던 곳을 몇 번씩이나 다시 보면서 "이럴리가 없는데, 분명 있을텐데..." 하는 생각으로 기도하며 또 찾아보던 그날... 손가락은 먼지 덮인 여러 책과 무슨 장난감 탑처럼 쌓아올려진 테이프들을 하나하나 뒤적이느라 시꺼멓게 변색되었던 날... 그날은 완전히 허탕친 날이요, 망친 날 처럼 여겨졌었다. 그리고는 이틀 전인가... 곧 이사할 때가 되어 짐을 정리하던 중 아내가 "여보 이 테이프들은 뭐예요?"라고 묻는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이 테이프들을 버려도 되느냐는 뜻이었다. 내가 워낙 버리지 않으니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여 아내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그래도 나는 뭘 잘 버리지를 못하고 혹시 나중에 쓸 데가 있을까 하여 놔두니, 집은 좁은데 감당할 수 없다. 그리하여 아내는 내가 버리라는 소리만 나오기를 늘 기다리며, 이따금 나 몰래 버리기도 한단다. 그런데 그 테이프를 보는 순간, 나는 전기가 오는 듯 했다. "어? 앗! 이 테이프는 바로... 바로... 그 테이프다! 오! 할렐루야!" 작년에 그 테이프를 그토록 열심히 찾던 이유가 있다. 그 즈음에 전화가 와서 어떤 분이 "네 번째 동방박사" 비디오테이프를 주문했다. 다행히 아직 남아있는 것이 있어 보내드렸지만 이제 그 테이프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가만 생각해보니 이제는 디지털 시대인데 그 원본이 마침, 당시로서는 최고의 음질과 화질로(Hi8 방식) 녹화되었기에 DVD로 만들어도 별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아, 빨리 DVD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요즈음 같은 세상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점차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었으므로. (사실 하나님의 문화는 출애굽기에서 보듯 더욱 멋있고 더욱 아름답고 더욱 수준 높은 것이다.) 그래서 그날 하루를 원본 테이프를 찾는데 썼는데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렇다면 과연 어찌된 것일까? 누군가 와서 그것만 가져갔나, 아니면 내가 어디에 두고왔나? 등등 별 생각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였다. 그래서 급기야는 "맞아, 몇 달 전에 아무개 집사님을 방문했을 때 그 집사님께 원본으로 VCD 만들어달라고 놔둔게 확실해!" 라며 나름대로 머릿속을 정리하고나서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일말의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주일, 그 소망은 거의 깨져 버렸다. 그 집사님을 만나 물어보니 "글쎄요? 원본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 혹시 모르니 한 번 찾아보죠!" 지금 생각하니 그 집사님께 얼마나 죄송한지... 나는 이상한 상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토록 찾았었기에... 그날 이 테이프를 찾으며 얼마나 기뻤는지... 주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었고 진정으로 감사드렸다. 그리고는 있는 힘 없는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 "네 번째 동방박사" DVD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할렐루야! 그런데 나는 그런 질문을 해봤다. 내가 왜 그토록 이 원본에 집착했던가? 그것은 다름아니라 내가 당시 이 곡을 작곡하며, 또 초연을 연습시키며 너무나 큰 은혜와 기쁨과 감격을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주님을 체험했고 또 많은 사람들 역시 그러하였다. 비록 일산에서 과천까지 지하철 타고다니며 연습시키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그성가대원들은 내가 12시가 다 되어 떠난 후에도 밤 한, 두시까지 온 힘을 다해 연습했다니... 정말 당시의 헌신과 열정은 너무나 그리운 그 무엇이었다. DVD를 보면 알겠지만 의상도 참으로 아름다운데 모두 성가대원들이 자비량으로 헌신해서 직접 만든 것이란다. 공연 때 여러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고 나 또한 믿음의 의미를 새롭게 마음에 새긴 귀한 기회가 되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해서, 나는 그토록 열정적으로 보다 선명하고 보다 뚜렷하게 당시의 감동을 전해줄 원본을 찾아 헤맸던 것이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사로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그 테이프를 발견하도록 자비를 베푸셨다. 할렐루야! 이제 원하기는 이 DVD가 주님의 영광을 위해 귀하게 쓰이고 더욱 생생하게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 DVD를 보는 모두에게 특별한 은혜가 있기를...!! (일산, 2004-1-26)
(간추린 동영상: 음질과 화질이 비록 많이 떨어지지만 대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악보 구입에 관하여] 저희 새찬양후원회에서는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보다 편리한 악보 구입 시스템을 도입, 여러분의 필요를 채워드리고자 합니다. 이 작품의 공연을 원하시는 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인터넷을 통해 악보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1) 원하는 수량을 결정한다. (이 작품의 경우 최소 단위는 30 권입니다. 40권 이상 주문시 DVD를 드립니다.) 2) 메일로 구입신청을 한다. (권당 4000원) 3) 대금을 지불한다. (국민은행 291-24-0018-216 김명환) 4) Finale Viewer를 다운받아 설치한다. 5) 메일을 통해 지정된 시간에 이 곳에서 자기 교회이름이 쓰여진 악보 파일을 열고 출력한다. 6) 정해진 수량만큼 복사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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