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성 편집장, 창작뮤지컬을 말하다 | ||
2007-11-08 19:0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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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뮤지컬 매거진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을 만나 한국 뮤지컬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았다. 2001년부터 6년간 ‘더 뮤지컬’에 열정을 쏟아왔던 그는 직업정신 때문이었을까? 뮤지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 창작 뮤지컬의 긍정과 부정을 짚어주세요. ▲ 일단 너무 단기간에 결과를 보려고 한다는 것이 단점이에요. 창작 뮤지컬에서 좋은 콘텐츠가 나와야 한국 뮤지컬 발전이 있을 것이란 사실은 모두 공감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인력을 길러 낼 노력을 하지 않는 게 문제예요. 창작 뮤지컬이 대세가 될 것이란 것도 다들 인지하고 있고, 창작 뮤지컬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창작자를 길러야 한다는 중요성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기존의 콘텐츠를 가지고 단기간에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죠. 오히려 그런 것은 더 신중하고 천천히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인력 풀을 짜고 배우도 만들어 내는데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뮤지컬은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장르라서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라이온 킹’ 경우에는 전 세계의 천재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이에요. 우리는 아직 그런 인력풀도 없고 경험 있는 인력도 없고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당장에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죠. 단계적으로 밟아 가야 하는데 단기간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으니까 준비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안 좋은 작품만 올려놓고 끝인 거죠. 차근차근 준비해서 인력과 제작사의 노하우를 쌓아가는게 바람직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것은 우리나라가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기회가 너무 없었거든요. 아직 인력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금 작곡된 노래를 들어보면 젊은 사람들 중에 능력 있는 친구들이 모이고 있는 것 같아요. 점차 좋은 인력들이 모이다보면 더욱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요즘 창작 뮤지컬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 대부분 창작 뮤지컬에는 투자를 잘 안 하려고 해요. 그리고 창작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 원금회수를 조건으로 걸곤 하죠. 그건 투자가 아니라 대출이에요. 하지만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돈을 끌어들일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네요. 아직은 창작 뮤지컬이 투자에 큰 메리트가 있지는 않습니다. ▷ 단계적으로 준비하기엔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할까요? ▲ 브로드웨이를 보니까 리딩을 참 단계별로 하더라고요. 스테이지 리딩과 테이블 리딩이 있는데 그건 비공개식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지죠. 기본적인 것은 배우들이 직접 하기도 하고요. 이건 무대에서 제대로 된 축약본과 간단한 동선을 선보이는 건데, 드라마와 멜로디 라인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죠. 리딩 같은 경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요. 그 사람들은 쇼 케이스는 몇 시간 이상 준비할 수 없도록 정확히 정해져 있고, 배우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비용을 줘요. 무대 리딩은 6개월 이내에 한 번 이상 할 수 없고요. 만약 무대 리딩에서 똑같은 작품에 그 배우를 2번 이상 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그 사람을 캐스팅 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요. 상당히 디테일하죠. 무대 리딩에서 주어지는 시간과 비용들이 다 고려되어 있는 것들이 참 부러웠어요. 하지만 이런 것도 초기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이겠죠? 우리나라는 아직 쌓인 노하우는 없지만 앞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질 것이라고 봅니다. ▷ 얼마 전에 뮤지컬 쇼 케이스가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 이번 쇼 케이스가 좋았던 것은 1차 심사에서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38편정도 접수됐는데 그때는 5곡과 트리트먼트만 보고 2차 심사에서는 5곡과 완성된 대본을 봤어요. 2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단계별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던 것이 참 바람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쇼 케이스는 투자를 하기 위한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원래 브로드웨이에서는 창작자와 투자자를 연결시켜 주거든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쇼 케이스는 앞으로 이렇게 가야한다는 모델을 제시한 정도예요. 이 단계에서 한 작품에 투자자가 붙기에는 아직까지 창작 인력에 대한 신뢰가 없기도 하고요, 아직 쇼 케이스가 정착되지 않아서 투자자들이 찾아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 국가 지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뮤지컬 자체를 아직 산업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아요. 현재 뮤지컬을 담당하는 부서자체도 애매하게 존재하고 있어요. 연기나 음악 산하에 있다 보니 예술분야에서 접근을 하는데, 사실 예술쪽과 문화산업쪽에서는 지원하는 게 좀 다르거든요. 아직 뮤지컬을 산업으로 보지 않는 관점이라서 그런지 정책적으로도 지원이 소극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조금씩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원이 더 활발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2007년에 가장 좋았던 뮤지컬을 꼽아 주세요. ▲ 개인적으로 라이선스 중에는 ‘스위니 토드’가 가장 좋았습니다. 창작 뮤지컬은 좋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은 많았던 한해였고 작품 수도 많았지만 굉장히 좋았던 작품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작년에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밑바닥에서’ 등 그 작품이 나왔을 때 뮤지컬 마니아들이 많이 몰렸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키워주고 싶어 하는 작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질적으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 평준화 된 것 같긴 합니다. ▷ 그렇다면 2008년에 기대되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 내년에는 많은 작품들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라디오 스타’, ‘달콤 살벌한 연인’, 그리고 영화와 같이 준비 중인 작품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형작품도 몇 개 있는 것 같지만 솔직히 나와 봐야 알 것 같아요.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작품들은 드라마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보이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갑니다. 나름대로 단계를 밟고 간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단계를 밟은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또 기대가 되죠. 김유리 /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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