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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아트의 역사(2)

은바리라이프 2007. 11. 12. 11:00
비디오 아트의 역사(2)

울리히 필무트(Ulrich Vielmuth)
오창근 번역

백남준의 메시지

예술형식으로서의 비디오는 오랫동안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머물러 있었다. 80년대 전반에 이르러서 비로소 전자적 회화-조형의 토대가 발견되었다. "비디오 아트"라는 말은 한국의 서울에서 태어난 아방가르드 비디오-미디어 작가인 백남준이 1982년에, "비디오 아트는 텔레비젼의 폭정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데서 처음 나왔다. 더 나아가서 그의 작품에는 메시지가 없다. 독일 칼스루에의 예술과 미디어기술 센터(ZKM)의 큐레이터인 루돌프 프릴링(Rudolf Frieling)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진과 영화의 역사는, 그 형식이 거의 100년에 걸쳐 (예술로서의)권리를 획득하게 되었다는 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거기에는 어떤 존재적인 차이점이 있는데, 즉 비디오는 어느 특정한 발명가에 귀착되지 않고 오히려 산업적으로 제조되었으며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탄생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비디오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에서 버츄얼 리얼리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자적 형태의 미술 도구들을 위한 하나의 시제품적인 존재이다.

비디오는 고유한 문화사가 없는 기술적 매체에 불과하다. 비디오는 상업적인 확장면에서 무엇보다도 다른 미디어들(영화, 텔레비젼, 사진, 음악 등)을 위한 일종의 전달도구로 여겨졌다. 제품으로서의 비디오가 미디어적인 존재성의 첫 싹을 틔운 것은, 60년대 후반에 비디오의 특별한 가능성을 실험한 예술가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이 점에서 전자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 작업의 위상은 이미 확고하다고 단정할 수 있다. 전자 기술의 성공과 대중적 확산 -- 80년대의 비디오 붐과 90년대의 컴퓨터 붐으로 이어지는 -- 이라는 성과를 보더라도 미디어 아트의 폭은 광범위하다. 전자적인 미술 도구의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자기 발견을 위해서도 미디어 아트는 중심적인 맥락에 있다.

대중 매체의 사회에서 미디어의 공공성과 상업적 성공은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아트는 오늘날까지 하나의 딜레마를 숨기고 있다. 미디어 아트는 하나의 대중매체를 가지고 일하지만 시장을 갖고 있지 않다. 또 순전히 전자적인 그래서 기술적인 재생산을 한다면 예술 안에 있지 않고, 예술적인 개성이 강하고 그래서 엘리트적인 경향에 머문다면 미디어 산업에 속하지도 않는다."

영화 작가이자 비디오 작가인 에곤 부네(Egon Bunn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의 문화 예술 시스템에서 비디오 아트는 아직도 스스로를 받쳐 줄 만한 위상을 획득하지 못했다. 비디오 설치는 현대적인 전시들에서 환영받으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풍부해 보이게 하면서 가치를 올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관찰해 볼 때 비디오 아트는 여전히 선입견에 덜미를 잡혀 있고 시기하는 시선(비난)들 속에 방치되어 있다.

비디오 작가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영역 출신들이고 미술학교의 교육 내용(새로운 미디어 학교 있지만)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의 가능한 영역은 공개적인 화랑과 미술회관, 페스티발과 전시회들이다. 비디오 아트는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사설 방송이 보기에 특수하고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공식적인 프로그램 자리를 잡을 수도 없다. 예외적으로 의욕있는 편집장에 의해 단기간의 방송을 획득한다 하더라도 아주 부족한 편성 할당 때문에 자주 좌절되고 만다."


비디오 아트의 오해

이미 지난 수년간 대부분의 미술관들은 비디오 설비를 새로 갖추기 시작했다. -- 일반적인 전시 운영에 있어서 비디오 테입(작품)들의 취급은 어려운 문제이다. 비디오 설치와 비디오 조각을 위한 공간으로의 행보로 미술관의 성격을 높이기는 했지만, 예술 형식으로서의 전자 그림에 대한 기대에 대해서는 다시 후퇴하고 말았다. 개인적인 애호가들에게 미디어 아트의 발전에 대해 비용없이 정보를 줄 수 있는, 현재 작동되는 접근 시스템이나 배분 시스템, 중개자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오늘날, 광범위하게 선전된 범세계적인 전자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도, 미디어 아트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중요한 비디오 아트 컬렉션을 보기 위하여 몇몇 곳을 여행해야 하거나, 현재적인 조망을 위해서 관련된 행사들을 찾아 다녀야만 하는 상황이다.

미디어 아트와 비디오 아트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즉, 미디어-비디오 아트는 한편으로, 전자 매체의 잠재력 있고 세계적인 확장 및 접근 가능성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확장성이 전통적인 미술의 맥락 안에서 장애가 있는 존재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그 건너편에서는 음악계의 상업적인 비디오 작품(MTV)이라는 승리의 열차가 80년대의 텔레비젼 (영상) 디자인 붐 안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양자 모두 비디오 아트의 영향들이 내용없는 무의미한 단어들을 향해 흘러 들어간 결과이다.

ZKM에 있는 Mediathek은 무엇보다도 하나의 분명한 목적을 달성했는데, 그것은 비디오 아트가 전자적인 트릭의 무대라는 일반적인 오해들을 수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비디오 설치의 발전을 눈여겨 봄으로 해서 퍼포먼스의 의미를 간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퍼포먼스는 수 많은 예술가들이 비디오 아트로 넘어 온 다리가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액션들을 기록했고, 그러고 나서 설치의 형식으로 발전시켰고, 결국에는 더 이상 스스로 (퍼포먼스의 무대에) 등장하지 않게 되었다.

3편에서 계속...
비디오 아트와 그 해석 / 비디오 아트와 카셀 도쿠멘타 /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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