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 22일
조현병: 당신이 몰랐을 수도 있는 4가지 사실
조현병은 꽤 복잡한 개념이다.
조현병은 여러 가지 종류의 성격장애를 통틀어 지칭하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심각도에 따라 치료 방법과 증상도 다양하다.
또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처럼 신경증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조현병은 정신증이다.
조현병을 더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4가지 사실을 정리해봤다.
조현병의 정의와 원인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조현병은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 능력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보통 다음 5가지 증상 중 둘 이상을 1개월 넘게 겪는 동시에 이들 중 최소한 하나는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일 경우 조현병이라 진단한다. 예를 들어 '망상'과 '극도의 긴장성 행동'을 겪으면 조현병이고, '극도의 긴장성 행동'과 '무의욕증과 같은 음성증상'을 동시에 겪으면 조현병이 아니다.
- 망상
- 환각
- 와해된 언어
- 극도의 긴장성 행동
- 무의욕증과 같은 음성증상
이렇듯 진단 기준이 비교적 모호한 탓에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환자군을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기준에 적합하더라도 상황과 징후의 정도가 모두 다르다.
또 조현병은 바이러스처럼 한 요인이 똑같은 특성을 유발하는 질병도 아니다. 생리적 요인, 사회적 스트레스, 유전적 소인, 생화학적 기능장애 등 다양한 변수에서 기인한 질병이라는 점도 일반화를 피해야 하는 이유다.
같은 '조현병 환자'더라도 증상과 원인에 공통점이 거의 없을 수 있다는 말이다.
5가지 유형
한국심리학회 학술집 2013년 8월호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들은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편집형(paranoid type)이다.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증세가 흔하고 평균 발병 시기가 다른 유형에 비해 늦은 20대 혹은 30대다.
편집형 조현병 환자 중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사례도 있다. 뇌 기능의 퇴행 정도도 비교적 덜하다.
둘째는 와해형(disorganized type)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병하고 현실검증능력과 인지능력이 현저히 손상되며 전반적으로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과 정서반응을 보인다.
대표적인 증세로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거나 이유 없이 혼자 킥킥거리는 행위 등이 있다.
셋째는 긴장형(catatonic type)이다.
긴장성 혼미, 흥분, 심한 거부증, 괴이한 자세 등을 보이는데 증세로는 식사거부, 양극성 행동, 함구증 등이 있다.
넷째는 미분화형(undifferentiated type)이다.
조현병으로는 구분할 수 있지만, 편집형, 와해형, 긴장형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 독특한 경우다.
마지막 다섯째는 잔류형(residual type)이다.
환각, 와해, 긴장 등 증상이 사라진 상태지만 여전히 비논리적인 믿음 등의 경미한 형태로 조현 증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잔류형에 분류된다.
조현병은 '신경증'이 아닌 '정신증'
이외에도 조현병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경증'(Neurosis)'과 '정신증(Psychosis)'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둘의 차이점은 보통 현실 자각 능력이 있는지, 망상과 환각을 겪는지로 나뉜다.
조현병은 현실 자각 능력이 떨어지고 망상과 환각을 겪는 정신증 질환의 대표적 예다.
반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겪는 신경증 환자는 감정이나 행동 제어에 어려움을 느끼기는 한다. 그러나 망상과 환각이 없고 병에 대한 이해와 현실 감각이 있다.
정신증의 현실 자각 능력 결여는 환자들에게 일반적인 논리적 오류와 정신분열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환청이 들린다'와 '누군가 나를 신고했다'라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정신증 환자는 신경증 환자보다 유독 이 둘 사이의 연관성을 당연스럽게 짐작하고 '누군가가 나를 신고 해서 내게 환청이 들린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가 나를 신고했다는 사건과 환청이 들린다는 별개의 사건을 쉽게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계망상'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주변인이 논리적으로 환자를 설득하는 과정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조현병 증상이 발견되거나 의심이 가는 경우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꼭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고한다.
조현병, 꼭 약물치료 받아야
조현병은 꼭 약물치료가 필요한 병이기도 하다.
조현병에 걸렸을 때 뇌의 도파민, 세로토닌, 글루타메이트 등 신경전달물질 분포와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가 뇌 피질 부피가 감소한다거나 하는 해부학적 이상을 포함해 각종 뇌 기능 이상이 발생한다고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이는 조현병이 단순한 '의지'나 '노력'보다도 다른 정신질환과 비슷하게 의료적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증명한다.
의료 도움을 거부하다간 뇌 신경조직의 손상이 가속화돼 치료가 힘든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면 의료 치료에 효용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치료를 받았을 때) 조현병 환자 2/3에서는 중간 이상의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1/3에서만 불량한 경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며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환자들일지라도 일부에서만 공격성을 보이며 이 또한 꾸준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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