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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은바리라이프 2019. 4. 30. 11:07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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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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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후보생들에게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작가
찰스 스펄전
출판
크리스챤다이제스트
발매
20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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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와 저작동기

 

 

『목회자 후보생들에게』의 저자인 찰스 스펄전은 1834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7세의 나이에 목사가 되었고 6,000석의 좌석을 갖춘 메트로폴리탄 채플을 지어 시대의 설교가요, 목회자로 목회활동을 한 인물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그의 저서에 대한 저작동기를 밝히고 있다. 사실 『목회자 후보생들에게』는 인쇄물로 간행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당시 저자가 강의를 하고 있던 목회자 양성 대학에서의 강의내용이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온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을 졸업한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출판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본서는 스펄전의 강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목회자로서의 자질에 대한 스펄전의 명료한 제안, 그리고 이 제안을 입증할 만한 여러 목회 경험들과 사례, 그리고 예화의 사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이러한 양식의 강의를 통하여 목회자들이 참된 본질을 회복하고 기본에 충실한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이 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목회자의 자질과 요건에 대하여 말하면서 그는 간략하고 맹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는 너무나도 분명하고 세밀하게 목회자의 자질들에 대하여 후보생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제 1, 2강의는 목회자의 기본적 자세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제 3강의 이후에서부터는 기도, 설교에 대한 여러 영역, 즉, 본문의 재료부터 해석에 이르기까지의 영역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목회자의 일반적인 삶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등 목회자의 전반적인 삶의 양식과 요건에 대하여 매우 세밀하게 접근한다. 또한 먼저 목회자가 된 선배의 입장에서 경험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2. 스펄전의 제안의 내용

 

 

1) 제 1강의 : 목회자의 자기 감시

 

 

스펄전은 목회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가져야할 자격 요건에 대해서 세 가지로 말하고 있다. 첫째, 목회자는 구원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펄전은 목회자에게 필요한 최우선의 조건이 바로 회심과 순수한 신앙심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이와 같은 진정성이 없을 때, 목회는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둘째, 목회자의 신앙심이 열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일과 도덕성을 유지하는 일에 특별히 열심을 내야 하는 것이다. 셋째, 목회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성격이 모든 면에서 자신의 목회와 부합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스펄전은 여러 면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만 그 중 ‘성결’이야 말로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이자 가장 훌륭한 장식품이라고 말한다. 1세기 전의 언급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의 목회자의 자격 요건으로 제안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제안일 것이다.

 

 

2) 제 2강의 : 목회소명

 

 

스펄전은 제 2강의에서 ‘목회자가 자신이 소명에 대하여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목회에 대한 열망이다.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목회자라면 끓어오르는 목회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반드시 있다고 설명한다. 스펄전은 이를 ‘애착심’이라는 단어로 요약하여 표현하였다. 둘째, 가르칠 만한 소양과 그 밖에 여러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에게 필요한 다른 자질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달리기 선수가 빠른 발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듯, 설교하는 목회자에게 하나님께서는 그에 합당한 은사와 달란트를 주셨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자신의 노력의 결과 어느 정도 회심 운동이 전개되는 것을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목회사역의 열매를 언급하는 것이다. 목회에 부름을 받은 사람이 목회 사역을 통하여 그 어떤 영혼의 열매와 사역의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면 그는 소명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고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3) 제 3강의 : 목회자의 개인 기도

 

 

스펄전은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실천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바로 목회자라고 말하며 그들에게 있어 기도의 능력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설교를 준비하는 동안 가장 유능한 조수가 바로 기도이다. 그는 개인 기도에 대하여 말하며 설교가 풍성해지고 깊어지는 일에 대하여 강하게 언급한다. 기도를 통해 막히던 본문이 열리고 설교의 능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도 없는 설교, 기도하지 않는 설교자는 허황된 것이며 교만에 불과하다며 기도하는 목회자에 대한 강조를 하고 있다. 그는 언변의 실력보다 침묵과 경건의 능력이 설교에 있어 더욱 중요함을 후보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4) 제 4강의 : 우리의 공중 기도

 

 

스펄전은 공중 기도에 대하여 다루면서 즉흥기도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진정한 마음의 중요성에 있다. 스펄전은 여러 형식적인 절차와 방식보다 진정성 있고 겸손함이 묻어있는 마음의 기도를 즉흥적으로 드릴 때, 그 기도가 가장 능력이 있는 기도라며 공중 기도에 대하여 언급한다. 더불어 겸손함과 솔직함, 그리고 하나님만을 높이는 경외함의 기도를 해야 한다고 한다.

 

 

 

 

5) 제 5강의 : 설교의 재료

 

 

제 5강의는 짧게 요약 가능하다. 설교의 재료는 풍성하면 유익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것도 유익하다. 그러나 스펄전은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설교재료 선택의 원칙을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본문이 드러나도록 하는 재료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성도 좋고 화려함도 좋지만 설교의 재료는 본문을 본문답게 드러낼 때에야 가장 효과적인 것이다. 따라서 그는 본문 안에서 재료를 찾는 것이 유익하다고 언급한다. 그는 이에 첨가하여 명료하고 분명한 재료, 새롭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회중으로 하여금 설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3. 강점과 취약점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책이 저절로 읽혀져 내려간다는 데 있을 것이다. 명료하게 설명하자면, 이 책은 스펄전 스스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회화체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는 것이 쉽고 편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문체가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하 때 또 하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다. 회화체이기에 책은 독자에게 분명하고 정확하며, 또한 날카롭게 제안한다. 이 책은 단순히 자기 주장을 피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호소하는 듯 설교와 강의처럼 기록되어 있다. 또 다른 강점을 언급하자면 목회자로서의 스펄전의 목회 경험이 이 책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목회는 단순히 이론으로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신학과 이론이 절묘하게 조화된 삶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도를 이론으로 할 수 있겠는가? 여러 기도에 관한 이론서들이 있지만, 이론을 읽어서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스펄전은 단순히 이론을 통하여 누군가를 설득하고 앎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론이 삶에 스며든 목회가 어떤 것인지, 실제로 경험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스펄전은 여러 많은 예화와 인용문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자료를 찾고 수집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많은 예화와 인용문들에 힘을 빌어 그의 주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상위에 두고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타인의 경험과 예화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목회자들에게 권고하고 있는 바와 같이 기도 없고 삶이 없는 설교는 진정성과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목회’라는 실천적 분야를 다루면서 경험과 체험 없이 이론에만 그친 주장이라고 할 때, 독자들은 거기에서 진정성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목회자요, 크게 쓰임 받은 설교자이다. 대학의 졸업생들이 그에게 이 책의 출판을 요청했던 것만 보더라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그의 목회 노하우, 그 자체일 것이다. 한 시대 속에서 소명을 받고 쓰임을 받은 목회자가 그 경험과 목회사역에 대한 고민을 진솔하게 나누고 있기에 이 책은 그 강점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약점은 무엇일까? 이 책은 유익한 요소가 참으로 많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강점이 많이 있는 책이다. 그러나 강점의 요소가 약점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이 책의 문체를 강점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저자 스스로 밝혔던 것과 같이 이 책의 문체는 그 자체로 비판받을 요소들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강의를 묶어 책으로 편찬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스펄전의 신학노선을 따르고 그 노선을 선택한 신학생들을 위한 강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제한된 환경의 사람들이 독자로 정해져 있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들과 노선이 다른 이들에 의해 공격받을 소지가 많다. 처음부터 책을 쓰기 위해 이 강의를 작성했다면 이러한 공격의 요소들을 고려하여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선을 따르는 후배 목회자들을 향한 강의에서 비롯된 책이기에 반대의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울 수도 있다. 물론, 실제적인 목회적 삶에 대한 언급들이기에 큰 공격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책 곳곳에서 교의적인 이야기와 그가 따르는 교의와 반대되는 입장에 대한 짧은 언급 혹은 공격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알미니안, 제롬, 바젤, 퀘이커 등의 언급 등이 등장하는데 조금은 예민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언급은 미미한 것이기에 신학적인 논평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약점을 하나 언급하자면, 한 사람의 경험의 소종함은 인정하되 이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찰스 스펄전은 시대의 목회자인다. 따라서 그의 책은 강력한 목회적 지침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험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기에 자칫 일반화할 필요가 없는 영역의 내용들도 일반화되어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전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공중의 기도를 말하면서 그는 즉흥기도에 대한 강조성을 말하고 있다. 그의 설명들을 읽어 보면, 당시에 기도문을 읽는 공중기도와 즉흥기도에 대한 작은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여기에서 분명한 노선을 제자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즉흥기도의 중요성에 대한 주장들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객관성을 지닌 언급이기 보다는 개인의 주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조직신학적 입장에서 밝힌 것도, 성경신학적 입장에서 밝힌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역사적 흐름에서 판단되어진 것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내용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그의 주장은 여러 반박의 목소리를 만들어낼 우려성이 있는 것이다.

 

 

4. 하이라이트(Highlight) & 개인적 소감

 

 

나는 세 부분에서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단순히 인상 깊은 대목이 아니라 가슴 깊이 느껴지는 공감과 기대, 그리고 자신에 대한 채찍질도 함께 일어나도록 했던 본문들이다. 내가 감명 받은 세 단락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고 각 강의의 주제이기도 하다. 세 대목을 나누며 필자의 소감도 더불어 나누려 한다.

 

 

첫 대목은 제 1강의의 후반부(pp31~33)의 내용이다.

 

 

성결은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이자 가장 훌륭한 장식품이다. 단순히 도덕적으로 훌륭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보다 한층 더 높은 덕이 있어야 한다. 곧 한결같은 성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거룩하게 하는 신성한 기름이 부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사람에 대해 향기로운 존재가 되게 해주는 그 무엇이 없을 것이다.

 

...

 

디드무스의 말대로 ‘당신의 비둘기에게서 향내가 나게 하라. 그러면 비둘기가 떼를 지어 몰려들 것이다’. 당신의 생활이 뛰어나고 당신의 덕이 귀한 향유 같다면, 머지않아 교인들에게 ‘당신 자신의 향기를 본받아’ 달려오라고 초청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 곧 ‘유행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하나님께 가장 영광스러운 일을 실천에 옮기는 것‘을 당신의 지표로 삼으라. 남들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만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노예살이일 뿐 자녀로서의 애정에서 우러나온 행동이 아니다.

 

스펄전은 이 대목에서 목회자의 처신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설교자가 제 아무리 뛰어난 언술이 있다고 하여 위대한 설교자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목회자가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위대한 목회자가 될 수 없다. 스펄전은 목회자들이 뛰어난 기량과 능력을 갖추기를 도전한다. 그러나 본질에 있어서는 성결한 삶을 우선시하고 있다. 뛰어난 언변을 주장하면서도 침묵이 우선이라고 전제를 내리고, 행정력과 지도력을 갖추라고 주장하지만, 그에 앞서 성결이라는 삶의 전제가 있어야 함을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스펄전과 같은 길을 쫓아가는 후보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그의 주장은 필자에게 너무나도 호소력있게 다가오고 있다. ‘기독교 교육철학 세미나’를 통해 가장 가슴 깊이 새겨진 부분 역시, ‘행동하는 크리스천’의 대목이었다. 성경공부가 21세기처럼 풍성한 시기가 있었을까? 원하는 설교는 인터넷 서핑만으로도 찾아 들을 수 있는 시기가 그 어느 시기에나 가능했겠는가? 훌륭한 목사님들의 간증과 목회에 대한 진솔한 글들은 서점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 어느 시대보다 이론의 면에서는 풍성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한숭훙 교수가 21세기에 필요한 것이 크리스천의 ‘처신’이라고 했던 것과 같이 지금의 시대는 그 어떤 것보다 ‘성결’을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도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처럼 ‘설교 잘하는 목사는 있지만 영성있는 목사가 없다.’라는 말처럼 화술도 뛰어나고 행정력도 뛰어난 목회자가 너무나 많이 있지만 이 시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로 목회자의 성실성, 성결성일 것이다.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도 우리를 본받으라고 성도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향기가 성도들을 모을 수 있도록 되기 위해서는 거룩함을 회복해야만 한다. 지극히 낮은 자 한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준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스펄전은 성도들의 핀잔의 말들, 사소한 대화 등을 가리켜 끈끈이라고 표현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끈끈이로 목회자가 곤욕을 치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끈끈이에 너무 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삶으로 목회의 근거와 증거를 보여주는 목회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스펄전의 이 외침, 21세기의 필자를 비롯한 여러 많은 목회자들이 함께 귀기울여 들어야 할 말이다.

 

 

두 번째로 도전을 받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사역에 자격을 갖추라. 그러면 결코 일이 없어 고민하는 법은 없으리라. 이곳 저곳에 명함을 돌리면서 설교하게 해달라고 조르지 말라.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당신의 기회가 아니라 역량이다. 아니, 기회와 역량보다 더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당신이 하나님과 걷는 걸음이다. 양들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목자를 알아볼 것이며, 우리의 문지기는 당신에게 문을 열어 줄 것이고 양떼는 당신의 음성을 알아볼 것이다.

 

 

‘기회’라는 단어는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아니 목회자들에게 참 많이 회자되고 있다. 신학생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가 있다.

 

 

‘자립하는 교회의 담임 목사로 청빙받는 기회는 두 부류의 사람에게 주어진다. 유명한 목사의 아들이거나 실력있는 유학파이거나...’

 

 

우스개 소리이지만 뼈가 있는 말이 아닐까 한다. 현대의 목회자 후보생들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 ‘스펙’을 쌓아가듯 후보생들도 대형교회 혹은 목회자 후보생이 선호하는 교회에서 시무하기 위해 ‘스펙’을 쌓아가고 있는 분위기는 아닐까? 아니, 필자 개인에게도 이러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스펄전 당시에도 있었던 것 같다. 스펄전은 기회를 추구하는 후보생들에게 강력하게 도전한다. ‘기회는 목회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이다. 그의 주장처럼 목회자의 소명을 받고 후보생이 된 이들의 초심은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었을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그 분을 위한 사역에 헌신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회를 제공받고 싶어 하고 그 기회를 부여잡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얻기 위하여 세상 사람들처럼 역량을 쌓아간다.

 

 

이 대목을 읽으며 스스로 도전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역자가 되는게 우선이라고 말이다. 사무엘상 16장 1절의 후반절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내가 그의 아들 중에서 한 왕을 보았느니라.”

 

 

사울이 하나님께 버려지고 난 뒤, 슬퍼하고 있던 사무엘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대목이다. 하나님 앞에서 사울이 그 기회를 박탈당하자 사무엘도 슬퍼하고 있었다. 모든 조건을 갖춘 듯이 보였던 사울이 기회를 박탈해서인지, 아니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다시 왕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정은 분명하게 이해가능하다. 하나님은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고 한 왕을 보셨다고 한다.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그 마음 속에 하나님의 나라의 표본이 되는 목회를 감당하라고 한 명을 지목하셨다고 한다. 물론, 그는 다윗이다. 그는 아직 이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미 하나님은 다윗의 중심과 하나님을 향한 태도를 보고 낙점하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 그러해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명예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 보시기에 보잘 것 없는 기회에 조급하게 매인 바 되지 말고, 하나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도전받은 대목, 그리고 목회자의 개인 기도에 대한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사역에 대해서 진지하게 기도하지 않는 목회자는 허황되고 교만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런 사람은 자기 혼자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호소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성령께서 작용하시지 않아도 우리의 설교만으로 사람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품는 교만처럼 터무니없는 것도 없다. 우리가 참으로 겸손한 마음의 사람이라면,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모든 능력을 입혀주시면서 “이 힘을 의지하고 가라”고 말씀하시기 전에는 감히 싸움터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능력을 입혀주시면서 “이 힘을 의지하고 가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너무나도 대담하게 싸움터로 나갔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것은 용기가 아니다. 무지와 교만일 뿐이다. 설교문이 온전히 작성되지 않을 때, 설교문이 입에 익숙해지지 않을 때 조급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보고 또 보고 노력을 한다. 그런데 설교하기 전, 기도의 분량이 채워진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체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침묵의 방이요, 경청의 방인데, 설교의 준비와 목회 사역의 준비를 사무실의 책상과 컴퓨터 앞일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기도의 분량을 채우는 것, 기도로 능력을 덧입는 것, 설교에 있어 성령의 능력을 간구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목회자들을 향한 스펄전의 이 외침이 강력하게 독자들의 마음속에 각인되기를 기대한다.

 

 

5. 의견

 

 

『목회자 후보생들에게』라는 책이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신학교마다 필독서처럼 권면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러한 지침과 스펄전의 권면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목에서부터 독자의 대상이 정해져 있다 보니,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에게는 널리 읽혀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펄전의 여러 책을 통한 다양한 제안들을 성도들의 눈과 삶에 맞게 편집하여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게 한다면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에 큰 유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