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복음서

둘로스와 파이스, 종과 아들

은바리라이프 2019. 1. 3. 13:56

마태복음 8장 6절의 파이스(παῖς)는

요한복음에서는 아들(υἱός)이며(요 4:46), 누가복음에서는 역시 파이스(παῖς)를 쓰고 있다(눅 7:7).

예수께서 다시 갈릴리 가나에 이르시니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곳이라 왕의 신하가 있어 그 아들(휘오스)이 가버나움에서 병들었더니 - 요 4:46
그러므로 내가 주께 나아가기도 감당치 못할 줄을 알았나이다 말씀만 하사 내 하인(파이스)을 낫게 하소서 - 눅 7:7

그런데 누가는 8장 끝에 실린 야이로의 딸(θυγάτηρ)을 고치는 대목에서 그 딸도 파이스(παῖς)라 부르고 있다(눅 8:51, 54). 그러니까 이 회당장의 딸을 투가테르(θυγάτηρ/ daughter)라고 부르다가 나중엔 파이스(παῖς)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야이로의 딸을 고치는 그 중간에 혈루증 걸린 여자를 끼워 넣고는 그녀를 투가테르~, 즉 딸아~ 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a. 회당장인 야이로라 하는 사람이...간구하니...열두 살 먹은 외딸이...죽어감이러라 (8:41-42)
b. 열두 해 혈루증 여자...손을 대니...혈루증이 즉시 그쳤더라...딸아...평안히 가라 (43-48)
c. 집에 이르러...[회당장의]아이(파이스)의... (50)
   예수께서 아이(파이스)의 손을 잡고 불러 가라사대 아이야 일어나라 하시니 (54) 

마태복음 8장 6절 처럼 백부장의 하인을 파이스라고 부르고 있는 누가는 이 이야기 시작 단계에서는 그 하인을 둘로스(δοῦλος)라고 부르며 시작을 한다. [cf. 종의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둘로스는 죽여도 되는 종]
마치 야이로의 파이스를 딸(투가테르)이라고 부르며 시작했다가 파이스로 마치는 것 처럼, 

백부장 하인도 둘로스로 시작했다가 파이스로 마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누가는 야이로의 딸을 고칠 때 혈루병 걸린 딸(여성) 스토리를 끼워넣은 것처럼, 이 백부장 이야기에다가는 나인 성의 '아들' 죽은 과부 이야기를 갖다 붙이고 있다.

마지막 결정타는,
혈루병 걸린 여자(θυγάτηρ)가 예수님께 '손을 대고' 낫더니(8:44, 45)
이 나인 성 과부의 죽은 청년/아들을 살릴 때는 예수님이 '손을 대'신다(7:14).

a. 어떤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둘로스)이 병들어 죽게 되었더니 (7:2)
b. 집으로 돌아가 보매 종(파이스)이 이미 강건하여졌더라 (7:10)
c. 한 죽은 자를 메고 나오니 이는 그 어미의 외아들(휘오스)요 어미는 과부라...그 관에 손을 대시니...죽었던 자가 일어 앉고 말도 하거늘 (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