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모세와 피남편
모세는 시내 광야에서 생활하는 동안 미디안 여인 십보라와 혼인을하고 자녀를 낳았다. 사십 년 굉야 생활이 지난 후 하나님께서는그를 다시금 애굽으로 되돌아가도록 명령하셨다. 그것은 애굽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해내시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모세는 애굽으로 가면서 이방 여인인 아내와 그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데리고 갔다. 민족의 영도자가 될 그가 이방 여인과자녀를 데리고 가면 이스라엘 백성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되지 않았을까? 혈통을 중시하는 일부 이스라엘 백성에 의혜 민족의 영도자로 부적합하다는 비난을 듣게 될 우려는 없었을까?
우리는 모세의 특별한 기족 관계를 보며 애굽의 총리대신이었던 요셉의 특별한 가족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야곱의 집안을 가나안땅에서 애굽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했던 요셉의 가정과 한 민족을 이루게 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내는모세의 가정에는 분명한 유사점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의 애굽 생활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이 이방 여인과 혼인하여 자녀를 낳았다. 한 사람은 바로 디음의 최고 권력자였으며 다른 한 사람은 바로의 뒤를 이었을지도 모를 애굽공주의 왕자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의 관심은 애굽 정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었다.
우리는 요셉과 모세의 이방 혼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구속 사역을 이루어 가시면서 혈통적 이스라엘 민족에게 의지하는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게 된다. 그 두 가정을 통해 그와 같은 중요한 메시지를 선포하고 계신다.
출애굽기 4장에는 애굽으로 돌아기는 모세의 가정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갑자기 모세를 죽이려 하셨다. 그것은 아브라함과 이루어졌던 할례와 직접 연관된다.
“여호와께서 길의 숙소에서 모세를 만나사 그를 죽이려하시는지라 십보라가 차돌을 취하여 그 아들의 양피를 베어 모세의 발 앞에던지며 가로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 여호와께서 모세를 놓으시니라 그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를인함이었더라’” (출4:24-26).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명령에 의해 애굽으로 돌아가는 모세를 갑자기 죽이려고 하셨다. 그것은 과연 무슨 의미인가? 위 본문의 바로앞 구절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바로의 장자를 죽이리라는 말씀을 애굽에 전달하라고 명령하셨다(출 4:23). 모세의 입을 통해바로에게 전달하게하신 말씀은 바로를 비롯한 애굽인들의 생명에 대한 경고였다.
이는 유월절 양의 피를 통해 애굽의 장자들의 생명을 앗아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그 하나님께서 지금 모세를 죽이려 하신다. 이는 모든 생명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우리가 여기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모세라고히는 한 인물의 능력 때문에 그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세를 죽이려 하시는 하나님은 모든 이스라엘 민족의 생명도 그와 동일하게 보신다. 즉 하나님의 관심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통해 오시게 될 메시아였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했을 때 그의 아내 십보라는 차돌을 취하여 그의 아들에게 할례를 행했다. 그리고 아들의 양피를 베어 모세의 발 앞에 던졌다. 그때 한 말이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피 남편이라는 말은 ‘피로 맺어진 남편’ 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요구하신 하나님의 할례 언약을 기초로 하고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할례 언약을 베푸신 것은 그의 자손들과 하나님의 특별한 왕국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모세가 애굽에서 인도해 내게 될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는 기초가 된다. 십보라가 차돌을 취해 아들에게 베푼 할례를 통해 모세가얻게 된 피 남면이란 이름 역시 메시아 왕국과 직접 연결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미디안 여성인 십보라가 자기 아들에게 할례를 행했다는 점과 그것을 통해 모세의 생명이 보존되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사람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이 멸시하는 이방 여인으로 인해 생명을 구하게 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있을까? 이는 이스라엘 민족의 생명이 모세가 아니라 이방 여인에게 달려 있었다는 말이되기도 한다. 그것은 구속사적 관점에서 보아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만이 이스라엘 백성의 생명을 보존히는효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세가 광야에서 태어난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왜 하필이면 지금 그것을 문제삼아모세를 죽이려 했던 것일까? 그것이 정말 모세를 죽여야 할 만큼 중대한 과오였다면 그 이전에 그것을 모세에게 알려 주어서 여행중이 아니라미리 할례를 받게 할 수는 없었을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행 중에 그것을 문제로 삼으셨다. 우리는 거기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모세가 자식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은 것을 그의 아내 십보라가 재빨리 그것을 행하여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모세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즉 모세의 잘못에 대해 그 아내가 재빠르게 처신함으로써 남면의 생명을 구한 것에 초점을 맞출것이 아니라 바로 왕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해 애굽으로 들어가는 그 시점에서 그렇게하신 하나님의 의도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우리가 모세와 관련된 할례 사건에서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그것이 모세의 개인적인 가정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할례를 통해 모세가 생명을 구했지만 그것은 전체 이스라엘 민족과 연관되는 사건이며 메시아의 오심과 연관된 중요한 구속사적 의미를 가지는 사건이다.
모세는 그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는 뜻을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되었음이 확실하다. 그는 이제 애굽에 들어가 행하게 될 많은 일들과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여 낸 후 시내 광야에서 있게 될 모든 일들이 메시아 사역의 일환임을 분명히 깨달았다.
즉 모세 자신이 행하게 될 사역의 기초에는 이방 여인인 아내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고 자기에게 ‘피 남편’ 이라고 한 말 위에 있음을 잊을 수없었다. 그것은 곧 모세의 사역이 아브라함 언약의 기초 위에 놓여 있음을 입증하고있다.
'성경주석강해 > 모세오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4장, 율법과 성막이 주어짐 (0) | 2015.03.23 |
---|---|
구약 성경 난제(I)-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0) | 2014.12.18 |
피 남편(출4:24-26) (0) | 2014.12.18 |
피 남편, 피 흘리는 남편 (출4:25) (0) | 2014.12.18 |
여호와 닛시 (0) | 2014.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