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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감 - 인생을 마무리하는 '엔딩노트' EBS

은바리라이프 2012. 12. 5. 08:35


문화 공감 - 인생을 마무리하는 '엔딩노트'

EBS | 입력 2012.11.30 21:44

[앵커멘트]


여러분은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생각해 본적 있으십니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 순간이 갑작스럽게 다가온다면 혼란에 빠지기 마련인데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이런 순간이 우리가족에게 닥친다면

어떨까요?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노트'.

윤정원 문화캐스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말기 암 판정을 받은 69살의 가장.

회사를 퇴직하고 한가한 노년의 여유를 즐기려 할 무렵

시한부 삶을 선고 받습니다.

억울하게 느낄 만한 현실이지만,

아버지는 큰 동요 없이 그동안 살아온 방식대로

죽음을 꼼꼼하게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노트'는

조금은 독특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터뷰: 최진호 연출 / 영화 '엔딩노트' 배리어프리 버전

"어떤 내용을 강요하거나 주장하거나

억지를 부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덧붙이지도 빼지도 않고

찍어주는 것들이 오히려 큰 어떤 주장과

어떤 사상을 강요하는 어떤 영화보다

큰 울림이 있게 다가오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삶의 밀린 숙제를 하는 마지막 반년.

그는 죽기 전 하고 싶은 일을 담아

'엔딩노트'를 작성하는데요.

그 목록은 대단치 않습니다.

신을 믿어본다든지 야당에 투표를 한다든지

평생 해보지 않았던 행동과,

손녀들과 힘껏 놀아주는 것처럼 소소한 일들입니다

이 영화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을 넣은

이른바 '배리어프리' 버전으로도 만들어졌는데요.

재능 기부로 '집행자'의 최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한지민씨가 내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첫 손녀가 태어나기 전에는 손주 얘기만 하는 사람들을

솔직히 속으로 욕을 좀 한 편입니다만

제 손녀가 태어나니까 뭐랄까

이놈들 머슴 노릇이 여간 즐거운 게 아닙니다."

인터뷰: 한지민 배우 / 영화 '엔딩노트' 내래이터

"미흡하게나마 작게나마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참여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맞이해야 될 죽음에 관한 것을 많이 생각을 하게 됐고요.

많이 슬프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보게 됐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은 한 사람의 마지막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이지만,

어떤 극영화보다 큰 감동을 줍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죽음.

영화는 영원한 이별을 앞둔 아버지가

삶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문화 공감 윤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