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공경하라

노인을 공경하라
(레위기 19:32, 베드로전서 2:17 / 권용평 목사)

2010. 5. 9

    얼마전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는데 버스가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버스에 올라 안으로 들어가는데 40대 되는 젊은 남자 한 사람이 벌떡 일어서더니 저를 보고 그 자리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두어 차례 사양을 했는데도 앉으라기에 그 젊은이의 공경심을 정중히 받아주는 것이 노인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퍽 고마운 마음이 제 마음 속에 스며들었습니다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까 내가 자리를 양보받을 만큼 늙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구나, 정말 내가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연로하신 분들을 공경하고 감사를 드리는 어버이 주일로 지키는 날입니다. 오늘 읽은 성경본문은 세상의 모든 어른들을 잘 공경하라는 교훈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어른을 공경한다는 것은 단순히 윤리, 도덕적인 차원에서 교훈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응하고 보다 더 건전한 신앙윤리를 세우자는 차원에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Ⅰ.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들

    성경에서는 젊은이들이 왜 노인들을 공경해야 하는가를 부분적으로 교훈해주고 있습니다. 어느 주석을 참고해 보니까「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들을 나열해 놓았습니다. 1) 나이 많은 사람들은 성숙한 지혜를 대표하기 때문이고, 2) 노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우리를 섬기면서 살아왔기 때문이고, 3) 노인들은 하나님의 섭리하시는 돌봄을 나타내기 때문이고, 4) 노인들은 삶의 쇠퇴에 대한 엄숙한 훈계들이기 때문이고, 5) 노인들은 영원함에 가깝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고, 6) 노인들은 가장 충만한 은총의 열매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7) 노인들은 후손들을 위한 하나님의 계약의 축복들의 노선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Ⅱ. 노인들은 이 땅에서 하나님을 대표하는 분들 (레 19:32)

    오늘 읽으신 성경 레위기 19장 32절을 보십시다.“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즉 노인공경 사상을 강조하면서 하나님 경외신앙을 강조하는 것은 실로 하나님이야 말로 모든 만물보다 앞서 계신 분이시고, 모든 권위와 질서의 근원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노인들은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권위와 인간사회의 질서의 근원을 이어갈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어느 시대나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신앙을 지켜오고 있는 신앙의 연로하신 분들의 신앙생활을 본받아야 합니다. 때로는 맹목적 신앙 같고, 때로는 신비적인 신앙 같고, 때로는 지나친 보수적인 신앙 같이 보이는 답답함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습과 세상보다는 하나님 편에서 살아가려는 순수한 믿음을 본받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 믿음은 나쁜 것이 아니라 옛 믿음에서 삶의 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을 통하여 옛 믿음을 배우고 이어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Ⅲ. 노인 공경은 질서의 첫 걸음 (벧전 2:17)

    베드로서에서 강조하는 것은“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벧전 2:17) 이 말씀은 여러 의미로 이해하고 은혜를 받을 수 있으나 사회를 형성해 가는 인간으로 지키고 행하여야 할 질서를 강조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기본 질서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사랑하시는 피조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모든 사람들을 공경하고 형제들을 지속적으로 사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향하여는 두려움을 가져야 하고 왕들을 공경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일은 일시적으로 일회성에 머물러서는 아니되고 지속적으로 구하여야 하되 하나님을 경외함에 있어서는“몸은 죽어도 영혼은 멸할 수 없는 사람을 두려워 해서는 아니되고 오직 하나님만 두려워 하는 경외심”을 가져야 합니다(마 10:28).
    베드로 사도는 질서 속에 왕과 노인들(뭇 사람들이지만)을 공경하는 것이 사회 질서의 기초가 된다는 심정에서 공경과 사랑, 경외를 강조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