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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이슈why]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의 자격…독설과 포용 사이

은바리라이프 2011. 4. 4. 04:14

 

[WE+이슈why]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의 자격…독설과 포용 사이<세계닷컴>
  • 입력 2011.04.02 (토) 13:41, 수정 2011.04.03 (일)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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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가운데 도전자들의 명암을 결정하는 심사위원들이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온화한 미소 혹은 독설을 서슴지 않는 심사위원들의 면모는 시청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케 하는 또 다른 흡인요인이다. 개성이 묻어나는 언변과 스타일을 지닌 심사위원은 고유의 지지층을 만들어낼 정도다. 오디션 열풍 이면에는 독설가, 전문가, 따뜻한 멘토 등 소위 ‘역할 담당’이 자리잡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짧은 시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거침없는 독설이다. 최근 제작을 앞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설 담당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그만큼 오디션 심사에서의 독설이 화제를 모아왔다는 증거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멘토 방시혁은 프로듀서의 식견을 바탕으로 한 거침 없는 독설로 참가자를 긴장시킨다. 방시혁의 독설은 후련함을 준다는 호평도 있지만 가수의 꿈을 지닌 참가자에게 너무 혹독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방시혁은 심사위원석에서의 냉철함뿐 아니라 트위터 글을 통해 재치 있고, 귀여운 모습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김태원의 멘토스쿨’ 객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박칼린 음악감독, 가수 박완규 역시 독설로 주목 받았다. 박완규의 독설심사는 최근 시끄러웠던 ‘나는 가수다’의 패러디물로 제작되기도 했다. 박칼린은 “김태원을 떠나는 게 나을 것 같다” “음악 안 하면 안되냐” 등 다소 센 심사평을 늘어놔 참가자뿐 아니라 시청자를 바짝 놀라게 했다.

방송을 앞둔 오디션프로그램에서도 기대를 자아내는 심사위원이 있다. 8월 방송되는 엠넷 ‘슈퍼스타K3’에서는 그간 직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이승철이 시즌 1,2 영광 재현에 나선다. SBS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심사위원 이범수는 그간 드라마에서 ‘버럭범수’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분노 연기의 결정체로 평가 받고 있어 이번에 선보일 독설심사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KBS 2TV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합창단을 이끌었던 박칼린 감독도 출격을 앞둔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독설 담당으로 주목받았으나 “나는 아디다”는 공식 부인으로 이번에 박 감독의 독설을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한 형 누나, 온화한 선생님 같은 포용력으로 천사표 매력을 발산하는 심사위원도 있다. ‘위탄’ 김태원은 차가운 독설 없이도 참가자에게 동기와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진심 어린 조언으로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위탄’ 신승훈과 김윤아는 가수생활에서 터득한 내공을 바탕으로 친한 형, 누나 같은 친근한 매력으로 참가자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신승훈은 멘토 4인이 준비한 마지막 무대에 가수 데뷔 20년이 넘는 동안 좀처럼 흘리지 않던 눈물을  쏟아 눈길을 끌었다. 

‘슈스스타K2’ 엄정화도 빠뜨릴 수 없는 따뜻한 심사위원이었다. 엄정화는 당시 슈퍼위크 문턱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김보경의 사연과 노래를 접하며 눈물을 흘리고 공감하는 등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당시 엄정화의 심사는 전문성보다 감성에만 치우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갓탤’ 송윤아도 애초 ‘제2의 엄정화’ 역할을 담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이에 송윤아는 “내가 받은 감동을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느낀 대로 솔직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심사방향을 밝혔다.
 
전문가적 안목으로 정곡을 찌르는 심사평을 남긴 심사위원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슈퍼스타K’의 윤종신이 대표적이다. 베테랑 가수이자 작곡가인 그는 대목대목 정확한 심사평으로 예능프로그램의 ‘깐죽’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전문가의 모습을 선보인 바 있어 ‘슈퍼스타K3’ 방송을 앞두고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tvN ‘코갓탤’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코갓탤’ 세 심사위원 장진 영화감독, 박칼린 음악감독, 배우 송윤아는 연기, 음악 등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평가 받는 인물로 전문가의 객관적인 심사평을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3색 매력은 시청자에게 자칫 참가자의 무대를 반복하여 보여주는 데서 올 수 있는 단조로움, 지루함에서 벗어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프로가 전하는 따끔한 충고, 칭찬과 격려로 인해 참가자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시청자에게 즐거움이다.

하지만 난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 심사위원의 인기와 화제성에만 기댄 심사위원 섭외는 시청률을 위한 장치하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재능 없으니 그만두라’ 식의 사견에서 비롯한 독설심사는 자칫 참가자뿐 아니라 비슷한 꿈을 꾸는 수많은 지망생에게 상처로 남을 수 있다. 따뜻한 심사평 역시 객관성을 담보에 대한 우려는 늘 따라붙는다. 감성에만 치우친 심사평은 참가자 본인뿐 아니라 함께 경합을 펼치는 참가자들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라운드 진출, 우승자 결정에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심사위원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마지막 라운드가 시청자 투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는 그간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케이블뿐 아니라 지상파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참가자와 시청자의 마음에 콕콕 박히는, 주옥 같은 심사평을 남길  '스타 심사위원'의 등장이 주시된다.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사진=MBC, 세계닷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