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스머프 마을은 사회주의가 실현된 이상적인 마을이며, 만화 스머프는 어린이들에게 사회주의를 은연중에 알려주는 장치라는...
분명 인터넷 신문을 통해서였겠지.. 그런데 꽤나 인상적이었는지, 잊혀지지 않고 머리 어느 구석에서는 그걸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 마크 슈미트가 바로 그 글을 쓴 사람이란다.
더구나 그 글은 그를 유명하게 한 첫번째 글이었으며, 그 글로 인해 그는 태어난 호주를 떠나 세계로 나온다.
그 첫번째 나라가 바로 한국. @_@~
영문학, 교육학 등을 전공한 그는, 영어선생이란 직업을 가진 남자였던 것이다.
시드니에서도 한국 학생을 많이 만났었고, 한국에서 한동안 체류하며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나름의 식견을 쌓은 것 같다.
한국 사회와 한국 영화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지극히 서양인의 시각에서 본 우리나라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1. 스머프 마을에도 우울한 날은 있다. : 스머프에 나타난 정치, 사회적 테마
스머프 마을은 그 자체가 사회주의자들이 꿈꾼 공동생활체, 혹은 코뮌의 완벽한 전형이다. 스머프 마을은 자급자족하며, 토지는 사유물이 아니라 전체 스머프의 공동 소유이다. 그리고 이 마을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파파 스머프는 공산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를 닮았다. (...) 그는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있다. 한편 똘똘이 스머프는 트로츠키를 연상시킨다. 그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파파 스머프와 지혜를 겨룰 수 있는 스머프이자 사색가이다. (...) 똘똘이 스머프는 그가 가진 생각 때문에 마을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조롱받고, 심지어 추방당하기도 한다. 트로츠키 역시 그의 급진적인 사상으로 인해 구소련에서 추방된 인물이다.
가가멜의 충실한 고양이 아즈라엘은 가가멜이 사는 성(城)이 상징하는 냉혹한 자유시장 체제 하의 노동자를 나타낸다. 아즈라엘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 아니, (노동조합과 같은)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불평을 할 수가 없다. ... 이런 가가멜과 아즈라엘의 관계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의 관계를 빼다 닮았다. 아즈라엘은 착취와 억압을 당하면서도 주인을 이ㅜ해 싸우고 사냥을 하느라 목숨을 내걸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도 이런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질 지적 능력이 없다. 이것은 마치 수세기 동안 노동자들이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된 채 자신의 고용주를 위해 일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운명 속에서 고통 받아 왔던 것과 유사하다.
2. 스타쉽 트루퍼스는 왜 벌레에 맞서 싸울까 : SF와 군국주의
3. 수퍼맨의 변명 : 수퍼히어로, 수퍼파워, 그리고 개입의 윤리학
아이들만이 수퍼히어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능력과 의지로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성인들에게도 판타지는 필요하다. 때문에 최근 몇 년간 헐리우드의 수퍼히어로 영화가 홍수를 이루며 인기를 누리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가 약하고 무력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씁쓸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이 그들의 수퍼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존재는 '악의 축'이다. 마치 렉스 루터가 없으면 그 존재가치를 잃어버리는 수퍼맨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쿠바, 베트남, 그라나다, 리비아, 이라크, 북한 등 수많은 국가들을 악의 축으로 명명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4. 브로크백 마운틴과 사우스파크 사이 : 동성애 혐오와 동성애 용어의 변천사
'사우스파크'는 좌파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경쟁작인 '패밀리 가이'나 '심슨 가족'과 달리 정치적으로 중도적이다. 때문에 '사우스파크'에게는 보수세력 뿐만 아니라 진보세력도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되는데 (...) 우파, 좌파할 것 없이 세상의 곳곳에 풍자의 펀치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5. 호그와트는 등록금이 얼마에요? : 해리포터의 유전학과 운명론
문득, 실제 세상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신이 우리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신과 우리는 무한한 우주 속에서 우연히 만났고 우리는 유한한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가치있게 살기 위해 신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고...
6. 태극기 휘날리며 : 한국영화와 햇볕정책
"난 일본이 싫어."라는 말은 "난 유태인이 싫어"라는 말과 비슷하게 들리기 떄문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한 인종을 통쨰로 증오한다는 말을 할 떄마다 소름이 끼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스탈린 때문에 죽은 사람의 수가 히틀러 떄문에 죽은 사람의 수보다 많지만 이데올로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 스탈린보다 인종 때문에 사람을 죽인 히틀러의 범죄가 훨씬 더 죄악시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무심코 던진 "나는 일본이 싫어."라는 말이 영어권 외국인에게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정확히 아는 한국인은 드문 것 같다. 나 같은 외국인도 한국인에게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 말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멋지고 배려심 있고 재미있던 한국 친구가 갑자기 인종주의자처럼 느껴지는 것은 거의 본능적인 감정이다.
해외에 내놓은 한국의 여러 가지 문화상품 속에서 외국인들이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부분인 분단 현실에 대한 것이다. 그것이 정치문제를 다룬 진지한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이 아니라 가벼운 연애이야기거나 심지어 판타니라도 외국인들은 본능적으로 그 속에서 분단현실과 북한의 흔적을 찾게 된다. (...) 예를 들면 한국의 조폭영화에서 '조폭'은 외국인에게 북한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그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는 애초에 그런 의도가 단 1%도 없었다 할지라도 한국문화를 깊게 알지 못하는 외부의 시각에서는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7. 센트럴파크에서 브런치 먹기 : 두 세계관의 충돌, 섹스앤더시티
미란다의 외로움과 고립은 자연과 우주로부터 이탈된 현대인에 대한 은유이다. 사실 그 정도는 각각 다르지만 섹스앤더시티의 네 주인공 모두는 그러한 이탈을 느끼고 있다. 자연으로부터의 분리, 혹은 자연의 또 다른 이름인 '모든 창조물'로부터의 분리는 센트럴파크로 대변된다. 넷은 자주 센트럴파크를 거닐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곳은 숲처럼 보이지만 실은 진짜 숲이 아니다. 인공적으로 계획되고 관리된, 옛 바빌론만큼이나 반짝이고 매혹적이거 타락한 도시 속의 공간일 뿐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설정은 드라마 속에서 결코 주인공들의 부모가 등장하기 않는 것이다. 그들이 그 무엇의 '부분'도 아닌 완전히 개별적인 존재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것보다 효과적인 설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8. 공주의 귀환 : 디즈니 연대기, 혹은 몰락기
디즈니 만화는 계몽운동의 이상인 개인의 자유가 거의 세속적 종교 수준으로 숭배되는 미국적 신념을 다양한 포장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투한다. (...) 황제를 껴안기 바로 전까지만 뮬란은 중세 중국에 실제로 있었을 법한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디즈니의 상상력은 독이 되고 그들이 만드는 이야기를 점점 식상하게 만든다.
3D 애니메이션 위주로 가는 추세는 슬프다. 사실 3D는 사람을 묘사하는 데는 별로 적합하지 않다. (...)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는 흥미로운 이론이 있다. 제작 기술의 발달로 인형이나 3D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진짜 인간과 비슷해지면 비슷해질 수록, 도리어 우리는 그것이 인간이 아니라고 더욱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진 단백질 인형을 보면 왠지 영혼이 빠져버린 사람을 보는 것 같아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그 반대로 만화가 단순하면 단순할 수록 우리는 우리와의 유사성을 느끼고 더 친숙하게 느낀다.
9. 애들이 커졌어요! : 성애화와 브랏츠 인형
[출처] 마크 슈미트 :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작성자 한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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