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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본 구제역… “창조섭리 어긴 밀집사육·동물성 사료가 원인”

은바리라이프 2010. 12. 29. 14:16

성경으로 본 구제역… “창조섭리 어긴 밀집사육·동물성 사료가 원인”

[2010.12.27 17:58]  


구제역으로 소 돼지 32만 마리가 살(殺)처분 됐다. 젖소 농가가 밀집한 경기 남부까지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축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구제역이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성경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경은 과도한 육류 소비와 대량생산 구조를 탈피해 창조주의 섭리에 따라 생태 중심적, 자연 중심적 사고를 가질 것을 말씀하고 있다.

신구약 말씀은 ‘인간은 동물 위에 군림하거나 착취하는 존재가 아니며 하나님과 동물 사이에 중재적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즉 청지기적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구약은 동물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만들어진 존재라고 명시하고 있다(창 1:26, 시 50:11). 신약에서는 새 한 마리까지도 먹이시는 하나님의 배려를 기록하고 있다(마 6:26). 이처럼 성경은 동물에 대한 소유권이 완전히 인간에게 부여된 게 아니라 대여됐음을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은 고기를 달라고 아우성치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육식을 허용하셨으며(신 12:20),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짐승 중 새김질하는 정결한 짐승을 먹을 것을 명령하셨다(레 11:3). 그러나 인간은 과도하게 육식을 선호했고 결과적으로 좁은 공간에 동물을 최대한 밀집시키고 비육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도축하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문제는 자연에서 방목되는 동물과 달리 집중적으로 사육되는 가축이 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축산업자들이 폐사를 방지하고 더 많은 축산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성장촉진제와 항생제, 살충제가 포함된 동물성 사료를 남용했다고 지적한다. 현창기 한동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구제역이나 광우병은 방목이라는 자연계의 순리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구제역은 비용을 줄이고 효용을 강조하다보니 생겨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성경은 동물까지도 안식일 휴식에 포함시켜야 하며(출 20:10), 짐을 지고 가다 넘어진 나귀라 할지라도 반드시 도와줘야 한다고 말씀한다(출 23:5). 특히 가나안 이방사람들이 다산과 많은 소출을 위해 어미 염소의 젖으로 새끼를 삶던 풍습을 철저하게 금지했다(출 23:19). 적절한 휴식이나 잔인한 행동 금지 규정을 통해 피조물 보호를 명령한 것이다.

경희대 유정칠 동물생태학 교수는 “소는 원래 초장에서 풀을 뜯어 먹어야 하는데 인간의 생각에 따라 동물 사료를 먹고 좁은 공간에서 짜 맞춰 지내다보니 질병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밀집 사육의 결과 면역성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문제점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걸 막기 위해 항생제와 살충제를 놓고 있지만 엉뚱한 미생물의 내성만 키워 슈퍼 박테리아를 출현시키고 있다”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창조주의 섭리에 따라 방목하고 성장호르몬과 항생제가 들어간 동물성 사료의 남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