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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이는 집에서 뽑아라? 큰일 납니다

은바리라이프 2010. 11. 30. 18:40

애들 이는 집에서 뽑아라? 큰일 납니다

오마이뉴스 | 입력 2010.11.30 15:49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제주

 

 




[오마이뉴스 이승훈 기자]'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말은 치과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어린이의 치아는 어른의 치아와 기능과 형태가 다르고 단 것을 좋아하는 식습관 때문에 충치가 잘 생기기에 다른 방식의 구강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린이를 교육 시켜야 할 부모가 어른의 치아 관리 방법 외에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늘은 어린이의 구강 관리에 필요한 상식 몇가지를 알아보겠다.

1. 우유병 우식증





▲ 우유병 우식증 잠들기 직전 우유병을 물고 자거나 설탕 등을 바른 젖꼭지를 물고 자는 것이 원인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어린이가 이런 양상의 충치가 있으면 해당 부모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간주되고 심한 경우 아동 학대로 몰리기도 한다.

ⓒ 이승훈

위의 사진처럼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 앞니 부위가 많이 썩어있는 상태라면 우유병 우식증일 가능성이 높다. 우유병 우식증이란 자기 전에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우유나 쥬스를 먹이거나 꿀이나 설탕을 바른 젖꼭지를 물리고 재우는 버릇 때문에 위 앞니가 왕창 썩어버리는 증상이다.(요즘은 다발성 우식증으로 크게 표현한다.)

어금니와 다르게 앞니는 잘 썩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타액 분비나 침삼킴에 의한 세척 작용이 가장 떨어져 충치에 가장 취약한 시간인 수면 중에 충치 유발이 가장 용이한 당분이나 우유를 장시간 구강내 잔존시키는 것은 세균을 재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쉽게 설명하면 입안에 오래 당분을 물고 있기 때문에 이가 잘 썩는다는 이야기이다.

아이가 돌이 지나면 젖꼭지가 아닌 빨대나 컵을 이용해 음료를 마시도록 하고 특히 자기 전에 우유나 쥬스를 먹었다면 거즈로 잘 닦아주거나 물로 헹구게 한 후 자도록 하는 것이 좋다. 꼭 젖꼭지를 물려야 한다면 꿀이나 설탕을 바르지 말고 그냥 공젖꼭지를 물리도록 하자.

2. 영구치가 안 나오거나 비뚤게 나왔을 때 알아둘 것





▲ 미운오리 새끼 시기 공간에 비해 치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삐뚤어 보일 수밖에 없다. 미운오리 새끼가 고니가 되었 듯 해당 치아 역시 시간이 지나면 가지런하게 바뀔 것이다.

ⓒ 이승훈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와 함께 치과를 찾는 부모 중 열에 아홉은 "우리 애가 어렸을 때는 치열이 참 고왔었는데 요즘은 앞니가 너무 보기 흉해요. 교정해야겠죠?" 하는 질문을 한다.

보통 상악(위턱) 앞니가 영구치로 바뀌는 시기는 8~9세 정도다. 한번 나온 이는 더 커지지 않고 그대로이지만 얼굴은 앞으로 10년 가까이 더 커질 것이다. 결국 성인 얼굴 크기에 맞춰서 이가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가지런한 위치에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다.

이 시기를 '미운오리 새끼시기'라고 한다. 미운오리 새끼가 결국 고니가 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얀 유치에 비해 영구치는 상대적으로 누런 빛을 띄는 것 역시 앞니가 보기 싫어지는 이유 중 하나지만 이것은 특별한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 영구치가 나는 시기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인 영구치가 나는 시기는 다음과 같다. 만나이로 1년 이상 지났음에도 해당 치아가 나지 않고 있다면 치과를 방문해서 진단 받기 바란다.

ⓒ 이승훈

이 밖에 슬하에 어린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의 치아가 제때 나오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게 마련인데 법적인 나이와 신체 나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옆 집 아이와 비교해서 이가 늦게 나온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위의 표는 치아가 나는 시기를 정리한 것인데 해당 표에 나오는 나이 보다 1년 이상 많은 데도 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 가까운 치과를 방문하여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고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3. 흔들리는 젖니는 꼭 치과에서 뽑자





▲ 조기 발치에 따른 치아 이상 영구치를 유치로 오인해서 뽑으면 뒤쪽의 치아들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워진다. 흔들리는 유치라 하더라도 발치는 반드시 치과에서 시행 받도록 하자.

ⓒ 이승훈

어금니가 잘 안 씹힌다면서 내원한 20살 청년의 사진이다. 아래 큰 어금니가 2개로 보이겠지만 제일 뒤에 것은 사랑니다. 저 청년은 어린 시절 치과에 안 가고 혼자 이를 뽑는 씩씩한 어린이로 칭찬 받고 싶어서 직접 흔들어서 유치를 뽑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씩씩한 행동 속에 갓 올라온 영구치 2개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위의 환자는 아직 본격적인 치료 전이며 남은 어금니와 사랑니를 모두 발치하고 2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하던지 장기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교정 치료로 치열을 바로 잡은 후 1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2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이다.

아직도 유치 발치는 치과에 오지 않고 집에서 펜치나 실로 뽑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유치와 영구치를 정확히 구별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유치와 영구치가 크기도 다르고 색도 다른 데다(유치에 비해 영구치가 더 크고 누런빛을 띤다) 더군다나 흔들리는 것만 뽑는 게 뭐가 어렵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올라온 초기 영구치는 아직 자리가 덜 잡혀서 흔들리는 경우가 많고 더욱이 옆으로 자꾸 흔들어보면 그 동요도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거기에 뽑을 시기가 된 유치임에도 때에 따라서는 안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치과의사 조차 가끔 초기 영구치를 유치로 오인해서 발치할 만큼 구분이 어려운 때도 있을 정도다.

만약 초기 영구치를 유치로 오인발치 하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 부터는 문제가 굉장히 복잡해 진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빈 공간을 향해 주변 이들이 기울어져 버리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 두면 임틀란트와 같은 인공니를 해넣을 수밖에 없어진다. 하지만 계속 자라는 어린이의 악골을 감안하면 임플란트를 하는 것 역시 여의치가 않다.





▲ 공간 유지 장치 유치나 영구치가 너무 빨리 빠졌거나 영구치가 선천적으로 없는 경우에 뒤의 치아가 앞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장치이다. 철사에 치태나 음식물이 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생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 이승훈

일반적으로 임플란트가 가능한 시기는 만 18세 전후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공간 유지장치를 끼고 있어야 한다.

유지 장치 제작에 큰 비용은 들지 않지만 입안에 계속 철사가 들어 있다는 사실에 초기 적응이 매우 어렵고 구강 위생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의 특성상 유지장치 때문에 충치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치과에 데려오기 귀찮아서 집에서 이를 뽑아 주다가 자칫 잘못하면 어마 어마한 시간과 돈이 드는 있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유치 발치는 건강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안 드니 집에서 하지 말고 치과에 내원하기를 바란다.

특히 어린이가 임의로 자기 이를 뽑았을 경우에는 칭찬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어린이 치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가능하게 도와줄 뿐 아니라 어린이 치아 건강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에는 어린이의 구강 관리에 쓰이는 방법들과 치과 내원시 보호자가 알아두면 좋을 상식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