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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최윤희씨 부부 자살… “질병·고통까지도 행복으로.."

은바리라이프 2010. 10. 9. 12:26

크리스천이 본 ‘행복전도사’ 최윤희씨 부부 자살…

“질병·고통까지도 행복의 일부로 받아들였어야”

국민일보 | 입력 2010.10.08 17:36

 

'행복 전도사'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63)씨가 7일 저녁 남편과 동반 자살했다. 그녀는 남편의 사업 실패,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숱한 곤경의 시간들을 보낸 뒤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인 '행복 전도사'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책과 강연 등을 통해 IMF사태 이후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찾아주고, 웃음을 잃은 사람들에겐 웃음을 일깨워줬다. 유서에서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자살은 그녀가 무수히 전했던 행복의 의미를 무색케 만든다. '행복 전도사'의 죽음 앞에 수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고 있는 이유다. 강원도 원주시 세인교회 황규엽 목사는 "그녀가 수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말하고 스스로도 행복했다고 하지만 행복의 귀결은 절대 그런 게 아니다"며 "그녀가 진정 행복했다면 자신의 질병이나 아픔까지도 보듬을 수 있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듯 예수 그리스도에 접목되지 않은 인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며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는 만큼 이 세상에서의 행복은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녀가 지적하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한강감리교회 김순영 목사는 "행복한 삶과 죽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대로 존엄과 위엄을 회복하고, 정직하게 모든 걸 비우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녀가 전한 행복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자신의 질병마저 행복의 일부로 받아들였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침신대 상담대학원 유재성 교수는 교통사고로 3도 화상을 입고 11차례의 수술을 겪으며 절망과 자살의 충동을 이기고 '희망의 증거'가 된 이지선씨 등을 예로 들며 "기독교 역사는 도저히 삶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목숨을 보전하고 생을 꽃피운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금도 암병동에 가보면 고통 중에서 치열하게 죽음과 싸우며 생명을 꽃피우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러한 기독교의 생명력이 더 많이 전해져 사회 속에 잠재된 '죽음에 이르는 병'을 하루 속히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