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사도행전 자료

로마의 수로

은바리라이프 2010. 7. 17. 18:45

로마에는 발원지(發源地)가 다른 네 개의 큰 수로가 있었다. 길이가 긴 것(91.64km)에서부터 짧은 것(30km)에 이르기까지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물을 끌어왔던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하나씩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마르쿠스 아그립바가 만든 수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계곡에 다리를 놓으면서 만들어졌고, 짧으면서도 다른 수로(0.5도)에 비해 경사도가 컸기 때문에 물의 흐름이 빨라서 물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이것 또한 마르쿠스 아그립바가 고도의 측량 기술을 발휘하는 바람에 가능했던 것이다.

로마의 수도는 별도의 저수조(貯水曹)를 만들지 않았다. 샘에서 나오는 물을 막힘이 없이 흘러가게 함으로써 수질 오염을 막고 깨끗한 물을 공급 받는 자연정수(自然淨水) 방법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마르쿠스 아그립바가 만든 수로의 끝 부분에 해당하는 트레비 분수대처럼, 로마 시내까지 흘러 들어온 물은 별도의 저장 탱크로 보내지지 않고 곧바로 하수도로 흘러 보내고 있었다.

다른 수로도 마찬가지였다. 대중욕탕이나 가정(家庭)으로 이어진 수로에는 별도의 장금장치를 만들지 않았다. 쓰고 남은 물을 곧바로 하수도로 흘러 보냈기 때문에 계속해서 깨끗한 물만 쓰도록 했다. 이는 오염된 물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처였다.

이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로마 시가지까지 물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특별하게 만들어진 수도관이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납이나 구리를 녹여서 만든 수도관을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었으며, 평지에서는 수도관을 매설했고, 계곡이나 골짜기를 통과할 때는 지형의 높이에 따라서 반원형의 석축 아취를 1층 또는 2~3층으로 쌓아 올려 다리를 만들고 그 위에 수도관을 설치하는 방법을 썼다. 이러한 방법은 에트루리아 인들의 아취 건조 기술을 응용해서 발전시킨 것이라고 클라우디우스가 말한 바 있었다.

이처럼 로마인들은 생활에 필요한 물 문제를 무엇보다 먼저 생각했으며, ‘물의 제왕’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얼마만큼이나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문명인과 야만인으로 구분을 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로마인들은 수도관 제작이나 수로 건설에 온갖 지혜를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상수도를 체계적으로 운영 관리하고 있었다.

아쿠아리우스라고 부르는 행정관은 발원지에서 로마 시내까지 연결된 모든 수로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많은 수의 하급 관리를 부리고 있었다. 수로의 길이를 모두 합하면 엄청나게 긴데다가 수로를 일일이 점검하면서 누수(漏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자면 그토록 많은 인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독극물을 수로에 집어넣는 자가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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