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 왕자, 엄동에 '노숙체험'

英 윌리엄 왕자, 엄동에 '노숙체험'

[연합뉴스] 2009년 12월 23일

영국 왕실의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7) 왕자가 10대 노숙인들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취지로 엄동설한에 런던의 한 길가에서 하룻밤을 보내 화제다.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졌던 지난주 어느 날 밤. 윌리엄 왕자는 자신이 2005년부터 후원해온 노숙인 구호단체 '센터포인트'의 세이 오바킨 대표와 함께 블랙프라이어스 다리 근처에서 노숙했다. 센터포인트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윌리엄 왕자가 청바지와 회색 후드 셔츠를 입고 털모자를 눌러쓴 채 골목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윌리엄 왕자는 22일 "빈곤과 정신질환, 마약 및 알코올 의존, 가정파괴 등이 사람들을 길가로 내몰고 있다"며 "이 문제를 내가 더 깊게 이해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을 돕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바킨 대표는 센터포인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추위와 딱딱한 바닥, 마약업자의 집적거림, 성매매 호객꾼 등 노숙인을 향한 유혹으로부터 보호받을 방법은 없었다"며 "그(윌리엄)에게도 상황은 똑같았지만 그의 결심은 분명했다"고 전했다. 윌리엄 왕자는 13세때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따라 런던의 한 구호시설을 찾아 한시간 가량 수용자들의 어려움에 동참하기도 했다. 다이애나 세자빈은 1997년 사망 당시 센터포인트의 후원자였다. puls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