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추수감사]
(박서방과 아들 등장)
박서방아들: 아부지 우리도 씨 뿌리야 안됩니꺼? 다른집에는 다 씨뿌리러 밭에 가던데예
박서방 : 짜석아야, 씨가 한그릇밖에 없는데, 이만큼 가지고 어디다 부칠끼고. 치아라 마! 수고한 값도 안나오겠다이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들풀도 입히시고 하늘 나는 새도 먹인다 캤으이께네 설마 니캉 내캉 굶기시겠나. 낮잠이나 실컷 자러가자!
(박서방과 아들 들어가고 김서방과 아들 등장)
김서방 : 아들아! 씨뿌리러 가자. 어서 일어나거라
김서방 아들 : 예! 아버지! 어서 갑시다. 날씨도 참 좋네예!
김서방 : 비록 우리 가진거는 이것뿐이지만 열심히 농사 지으면 올 겨울은 끄떡없는기라. 땅은 정직하다 아이가?
심은대로 거두고 땀흘린 만큼 얻을수 있는기다
김서방 아들 : 맞습니다 아버지
(김서방과 아들 들어가고 최노인과 하인들 등장)
최노인 : 여봐라! 뭣들 하노. 해가 중천에 떴는데. 해지기 전에 오늘 일 다해야될낀데
하인들 : 예! 주인 마님
최노인 : 어서 서둘러라! 해 지기 전에 씨 다 못뿌리면 오늘 일당은 월급에서 지할기라. 알겠나
하인들 : 예! 주인 마님
최노인 : 올해 추수하고나면 곡식 넣을 창고가 비좁을긴데 새창고를 지어야겠제. 아이고 좋아라. 내가 이 고을에서 제일 부잔기라. 인자 나는 떵떵거리면서 배 뚜드릴 날만 남았는기라
♬ 노래 ♬
1. 열렸네 열렸네 추수잔치 열렸네
열렸네 열렸네 감사잔치 열렸네
이른봄에 뿌린씨앗 주렁주렁 열렸네
너도나도 추수하세 어서거둬 들이세
2. 열렸네 열렸네 추수잔치 열렸네
열렸네 열렸네 감사잔치 열렸네
뿌린만큼 거둔다네 일한만큼 얻는다네
너도나도 추수하세 어서거둬 들이세
(박서방과 아들 등장)
박서방 아들 : 아부지 넘들은 다 추수하는데 우린 이게 뭡니꺼
박서방 : 시끄럽다 마! 니 우리동네 최부잣집에 가서 쌀 한 되만 빌리온나
박서방 아들 : 아부지 인자 안빌리준다합니더. 지난번에 빌린것도 다 갚으라 했는데예
박서방: 그래도 가봐라 산입에 거미줄 칠끼가
박서방 아들 : 알겠심니더
(박서방과 아들 들어가고 김서방과 아들 등장)
김서방 : 올해는 풍년이다! 맞제! 땀흘린 보람 있는기라. 내년에는 니 장가도 보내줄수 있겠다
김서방 아들 : 아버지 고맙습니더. 진짜 일한 보람있네예
(김서방과 아들 들어가고 최노인과 하인 등장)
최노인 : 어서 어서 쌓아라 새 창고에 가득 넣어라. 경사났네 경사났어 새 창고에도 헌 창고에도 곡식이 가득 가득하구나
하인 : 주인마님! 저 아랫동네 사는 박서방 아들놈이 왔는데요
최노인 : 무슨일이냐
박서방 아들 : 마님! 쌀 한되만 빌리주이소...
최노인 : 이놈아 네놈 빌려줄게 어디있노. 썩 꺼져라!
(모두 들어갔다가 박서방 들어온 후에 박서방 아들 들어온다)
박서방 아들 : 아버지 최노인이 쌀 못 빌리준답니더
박서방 : 아이고 아들아 어찌하면 좋노.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이 겨울을 어찌 지낼꼬. 남들 씨뿌릴 때 우리도 씨 뿌리는건데 인자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있노....
김서방 : 박서방! 박서방 있는가? 날은 추워지는데 어떻게 지내는가?
박서방: 어! 김서방. 어쩐일인가?
김서방 : 이번 추수한 것 나눠먹자고 조금 가져 왔네. 이게 다 하나님 은혜지 않은가?
박서방 : 김서방! 내 잘못이 크네. 일 안하고 먹으려 했으니 내가 바보지. 뿌린 것이 없으니 거둘 것은 당연히 없는건데...
내가 참 바보야. 종자 한그릇 있는 거 그것마저 탁 털어 먹어버렸더니....정말 부끄럽네
김서방 아들 : (김서방 아들 뛰어들어오며) 아버지! 아버지! 최부잣집 주인 마님이 죽었답니다
김서방 : 뭐라고! 그 건강하던 최노인이 어찌되었다고?
김서방 아들 : 어젯밤에 자는 중에 그대로 돌아가셨답니다
박서방 : 아이고 그 많은 재산은 다 어찌하고 ! 그 구두쇠 영감 돈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올해도 새 창고 지었다고 그리 좋아하더니만...
김서방 : 그래, 사람의 목숨은 하나님이 주장하신다 아이가
우리가 아무리 천년 만년 살고 싶어도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는건 아닌기라.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은 나누어 쓰는거지. 바로 추수의 기쁨은 나누는데 있는거라, 독점하는기 아닌기라.
박서방! 자네 우리집으로 감세. 올 겨울은 우리와 함께 지내세
박서방: 고맙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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