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보

그 바보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이 등장해 의자에 차례대로 앉는다.

아들: 아버지!

아버지:  왜 그러냐?

아들: 저는 왜 바보가 되었습니까?

아버지: 허억! 그건 말이다. 니가 어렸을 때 간장을 콜란줄 알고 원샷했다 바보가 됐다.

아들: (끄덕이며) 아~. 그럼 아버지는 왜 바보가 됐습니까?

아버지: 나는 널 살리려고 인공호흡을 하다가 그만.. 니가 준 간장 먹고 바보가 됐다.

아들: (끄덕끄덕).. 할아버지는 왜 바보가 됐습니까?

할아버지: 그때 난 니들끼리만 콜라 먹는 줄 알고 남은 거 원샷하다 바보 됐다.

다함께 바보처럼 웃는다

아들:  아버지!

아버지: 뭐냐?

아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버지: 뭔데?

아들: 예수님은 누가 낳았습니까?

아버지: 감히 그런 질문을! 나는 아니다.

할아버지: 이런 멍청한 녀석들. 교회를 헛 다녔구나! 하지만 손자야 너희 아버지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를 믿으란 말이야.

아들: 아 마리아군요..

할/아: 아 마리아.

아들:  뉴스가 있습니다.

아버지: 뭐냐?

아들: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습니다. 뭐부터 말할까요?

아버지: 기쁜 소식!

할아버지: 슬픈 소식!

아들: 그러면 슬픈 소식부터 말하겠습니다. (옷 하나 벗는다)

아버지: 뭐하냐?

아들: 네이키드 뉴습니다. 뉴스 하나에 하나씩 벗겠습니다.

할아버지: 그거 기쁜 소식이다.

아버지와 아들, 이상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본다.

할아버지, 주눅 들며 고개 숙인다.

 

아들:　교회에서 성극을 하는데 제가 당당히 주인공으로 뽑혔습니다.

아버지: 그게 슬픈 소식이냐?

아들: 안 슬프십니까?

할아버지: 그게 왜 슬프냐?

아들: 제가 힘들지 않습니까?

아버지: 그건 가문의 영광이다.

할아버지: 난 기쁘다.

아들: 그러면 기쁜 소식이라고 하겠습니다.

할아버지: 주인공이면 뭐하는 거냐?

아들: 보여드리겠습니다. 잘 보십시오.  

감독, 등장한다.

감독: 레디, 액션!

아들: 어서 옵쇼! 방 없어요. 딴 데 가 보슈.

아버지: (작게)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주인 같군요.

할아버지: 그래도 멋있다.

아버지: 슬픈 소식은 뭐냐?

아들: (양말 벗으며)슬픈 소식입니다.

아버지: 에이. 우우우.

아들과 할아버지, 아버지를 본다. 고개 숙이는 아버지.

만삭의 마리아, 요셉이 등장한다.

감독: 레디 액션!

아들: 어서 옵쇼! 방 없어요. 딴 데 가 보슈. 이래야 되는데.. 그분들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크흑.

아버지: 왜?

할아버지: 뭐냐?

(진지하게)

요셉: 보시다시피 아내가 만삭이라.. 제발 쉴 곳을 좀 내주시오.

아들: 글쎄 여행객들이 많아서 방이 없는 걸 난들 어쩌겠소.

요셉: 그러면 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게 마구간이라도 빌려 주시오.

아들: 저쪽으로 가보시오.

요셉: 갑시다, 마리아.

돌아서서 가는 요셉과 마리아.

 

아들: 뭐! 마리아? ..잠깐만요.

요셉: (돌아보며)예?

아들: 가지 마세요.

요셉/마리아: ...?

아들: 우리 집으로 가요. 내 방을 빌려 줄게요.

요셉: (당황)아니, 그게.

아들: 예수님을 어떻게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게 해요. 이리 오세요.

요셉: 아니, 이거 참.

아들: (요셉 팔 잡으며)제발 우리집으로 가요. 제발요.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도 좋아하실 거예요. (돌아보며)그죠?

할/아: (끄덕끄덕).....

요셉과 마리아를 데리고 오는 아들.

모두들 박수치며 환영한다.

할아버지: 하나님만은 널 바보로 보지 않으실 거다.

아버지: 그럼요.. 그런데 뭐가 슬픈 소식이냐? 좋은 소식인데..

아들: (이빨 보이며)이빨이 다 부러졌습니다.

할/아: 어이구! /이거 왜 이러냐?

감독: 야 이리와. 왜 멋대로야.

아들의 멱살 잡는 감독. 슬로우로 주먹 날린다.

역시 슬로우로 주먹에 맞아 구겨지는 아들의 얼굴.

입에서 옥수수알들이 튀어나온다.

 

by cho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