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담-드라마

은바리라이프 2009. 6. 21. 09:46

담-드라마

등장인물: 담 , 건달 ,  하나님의 소리 ,  지나가는 사람 ,  도움

내용
음악이 흐르고 조명은 서서히 밝아진다 무대에는 덩어리의 돌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 있고 한 쪽으론 무릎 높이의 담이 쌓여있다 한 사람이 돌덩어리를 힘들게 들고 들어온다.  이 사람의 이름을 담이라고 한다


담; (돌덩어리를 내려놓고 쌓여진 담을 바라보며 뭔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 돌들을 가져다가 계속 쌓는다.  이때 한 사람이 책을 읽으며 들어온다 그러다 담을 보지 못하고 그만 담에 걸려 넘어진다.  쿵 쾅쾅

넘어지는 사람; 아이고 아파라 누가 여기다 돌을 갖다 놓은 거야 응 ( 아파서 화가 난 사람 은 돌을 발길로 한번 걷어찬다 그러다 자기 발이 아파 동동거리며 )  아이쿠 아파 에이 재수가 없으려니까 원  (한번 담을 쌓던 사람을 향해 째려보고 절룩거리며 떠난다.  담은 어이없는 듯 쳐다보다가 다시 열심히 담을 쌓기 시작한다.   이번엔 약간 건달 같은 사람이 담에게로 다가온다 .

건달; 안녕하십니까?

담; (일하다가 말고 놀란 듯)예? 예 안녕하세요?

건달; 아주 열심히 담을 쌓고 계시는 군요 (한 돌을 손으로 짚으며)오 이 돌들은 순순한 자 연석으로 되어있군요 헌데 이 많은 돌들은 어디에서 가져왔나요?   (담이 반응이 업자 계속 혼자 이야기한다 한 돌을 발견하고는 호들갑스럽게)   오 이 돌의 이름은 열등감이군요 나도 이 돌을 참 좋아하죠 내게도 이 돌은 여러 모양의 로 된 것이 몇 개나 있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모았죠 (담은 그 사람의 말이 귀찮은 표정이다)

담; 저 자리 좀 비켜 주시겠어요?

건달; 아, 미안해요 그렇게 하죠.  (자리에서 일어나 한 돌을 향해 이야기하며 나간다 )  이 돌은 너무 작아 볼품이 없군

담; (나가는 건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담을 더 높이 쌓아야겠어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 오지 못하도록. (계속 담을 쌓으며) 그럼 저렇게 귀찮게 구는 사람이 오지 않겠지? (뭔가 생각난 듯 ) 그래, 담 위에 날카롭고 뾰족한 돌을 올려놓는 거야, (담은 열심히 땀을 흘리며 더 높이 쌓아간다 어느 정도 높아진다)   이 정도면 되겠지? (담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쉰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는군  (자리에 편히 앉는다)

건달; 하하하 안녕하십니까? 아직도 담을 쌓고 계시는군요.  오 이 담 좀 봐 그 동안 많이 높아졌군요

담; (건달이 담을 함부로 넘어온 것이 불쾌하다)   이봐요 이렇게 함부로 남의 담을 넘어와도 되는 겁니까?

건달; 아 미안해요 난 단지 당신이 담을 어떻게 잘 쌓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서요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 이 담의 중간 부분, 이 돌들 좀 봐 고집이란 돌이야 맞죠?   오 이 날카로운 돌은 아주 매력적이군요 누구라도 이 돌을 보면 겁날 거예요

담; 그래요

건달; 참 헌데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담을 쌓고 있는 거죠?

담; 사람들이 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죠 난 이 담을 쌓아 나에게서 사람들을 멀리 떼어놓게 할 것이에요

건달; 네? 사람들을 멀리 떼어놓게 하기 위함이라고요? 오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는 이야기군.

담; 이해할 수 없어도 어쩔 수가 없죠(계속 담을 쌓는다)   건달은 담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흔들며 이해 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나간다.  담은 계속 열심히 담을 쌓는데 몰두한다.  음악으로 행동 처리  몇 차례 쌓았다가는 헐고 다시 쌓는다 페인트칠도 한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걸레로 쓸고 닦기도 한다.   이제 담이 아주 높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조차 볼 수 없게 되었다.  담은 돌 위에 앉아 잠시 쉰다 그러다 눕기도 하고 일어서 밖을 향해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담은 점점 지루해 한다.  담 안쪽은 어둡고 칙칙하며 적적한 느낌이다.

담; (밖을 향해) 거기 아무도 안계세요? 아휴 이게 무슨 냄새지? 킁킁 아휴 곰팡이 냄새,   (담은 다시 외롭게 홀로 앉아 적막하고 어두운 곳에 계속 앉아 있다 시간이 흐른다 담은 눕는다 누워 담을 바라보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담; (담을 살피며) 아니 담이 왜 이리 기울어져 있지? 이 갈라진 담 좀 봐 (다른 쪽으로 다가가며) 이 쪽은 온통 어두운 색으로 무서운 생각까지도 들게 하는군  (담의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괴로워한다) 아 내가 소중하게 만든 담이 … (머리를 감사 앉고 주저앉는다)  이때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소리; 도대체 이 담은 못 봐주겠구먼 들쭉날쭉 모양도 엉망이고 색깔도 형편없으니 말야! 그러게 말야, 너무 흉칙해 마치 마녀의 성 같군, 하하하 호호호.   담은 그 소리를 듣자 그만 자리에서 그만 엉엉 울고 만다.

담; (잠시 진정한 후)그래 난 그 동안 너무 외로웠어 내 담은 너무 높았고 모순 투성이야. 보기에 너무 흉할 뿐, 모든 것이 허무해! 내게 남은 게 뭐야? 아무 것도 없잖아, 아 제발 누가 날 좀 도와주면 좋으련만… 누구 없어요? 누가 날 좀 도와줘요, 나에 꿈은 완전히 깨져 버렸단 말야, 흑흑흑,   담 밖에서 환한 빛이 한 줄기 들어온다.  담은 엎드렸다가 빛을 발견하고 일어나 앉는다

담; 무슨 빛이 이렇게 밝을까? 거기 밖에 누가 있어요? 누구죠?

소리; 난 너와 항상 함께 있는 자이란다

담; 나와 항상 함께 있는 자? 누구지? 난 늘 혼자였는데…

소리; 넌 네가 혼자 있는 것 같이 느꼈겠지? 하지만 난 지금까지 너를 쭉 지켜보고 있었단다

담; 나를 쭉 지켜보고 계셨다고요? 그런데 내 담이 이렇게 흉측하고도 냄새가 나는데 왜 말리지 않으셨나요?

소리; 너 스스로 그 담을 쌓는 일이 헛되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난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왔노라

담; 그래요, 내 담을 쌓은 후 난 허무했고 외로웠어요 이제 전 어떻하죠?

소리; 이제 네가 쌓는 담을 하나씩 치워야만 해 자 우선 이 열등감이라는 이름의 돌을 치워버려라

담; 예? 이 돌을 제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돌이에요 전 이 돌을 치울 수가 없어요

소리; 난 너를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자로 지었단다 자 용기를 내거라 내가 도와 줄께

담; 하지만 이 돌은 …(머뭇거리다 결심한 듯) 좋아요 치우겠어요 담이 한 돌을 옮기고 그 사이로 도움이 들어온다

도움; 안녕하세요 난 당신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난 당신을 돕고 싶어요 당신에게 있는 고집이란 돌을 치워 주실래요?

담; 난 이 돌을 치워 버릴 용기가 없어요

도움; 내가 도울게요 우선 하나씩 치워 보죠,   두 사람은 열심히 담을 치운다.  어느 정도 담이 치워지자 그 사이로 햇살,풀잎,이슬방울,애벌래등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와 풍경이 다가온다.

담; 아! 아름다워, 예전엔 전혀 보지 못했고 듣지 못했던 소리야

도움; 자, 당신에게 줄려고 가져왔어요

담; 어머, 라일락 꽃? 난 라일락을 보면 생각 나는 것이 있어요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 들판에 핀 꽃을 보며 행복해 했죠 마치 그땐 천국에 온 기분 이었는데...........

도움; 당신은 그런 마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담은 꽃을 코에다 갔다대고 흠뻑 젖어 냄새를 맡는다 도움은 그 곁을 떠나고 담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 때 어떤 한 사람이 어깨가 쳐진 상태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담은 그 사람을 발견하고 다가가며

담; 이봐요! 안녕하세요?

사람; ?

담; 이리와 보세요 제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들려줄게요 그 동안 전 이 담을 쌓으면서 무척이나 외로웠어요 그런데 한줄기 빛이 나에게 왔고 난 이 담이 아무 쓸모 없다는 것을 알게됬죠 난 그 동안 참 어리석게 살아왔어요 그래서 이 담을 헐기 시작했죠

사람; 그래요? 만약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당신의 담에는 미움의 돌들이 아직도 그냥 남아있죠? 난 당신이 말하는 그 분을 전혀 볼 수가 없군요.   사람은 그곳을 떠나고 담은 어이없다는 듯 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담을 쳐다본다.  큰 돌 하나에 미움이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담은 그 돌을 옮겨보려고 움직여보지만 움직여지지 않는다 수없이 잡아당기며 돌과 싸우다시피 한다 그러다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그만 주저앉고 만다.

도움 : 당신은 그 미움이란 돌을 옮길 수가 없어요. 당신이 그 동안 이 돌덩어리와 함께 살아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군요. 자 함께 옮겨 보자구요.  두 사람은 미움의 돌을 들어 옮긴다.

도움 : (한 돌을 집어 보이며) 이 돌은 자기 연민의 돌이군요. 자기 자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동정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어요. 자 이 돌도 치워야겠죠? 도움은 돌을 들고 밖으로 퇴장하고 담은 돌을 거의 다 치우되 한 돌과 몇 개를 남겨둔다.

담 : 아! 이제 거의 담이 다 무너졌구나! (주위를 둘러본다) 오! 이제 더 멀리 갈 수 있게 됐어. 우와! (기쁨으로 소리를 지르며 손을 들어올린다)  갑자기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달려가 외친다(관객에게)

담 : 이 보세요. 난 이 담을 쌓아 무척 외롭고 어두웠어요 헌데 하나님께서 나의 담을 털어 주시도록 도와주셨죠. 난 지금 무척 기쁘고 행복해요.  (사람들은 조금 쳐다보다가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 떠난다)

담 : (떠나는 사람을 보며) 저, 이보세요. 당신들도 그런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말끝을 흐린다가 다시 다른 쪽 관객을 향해)

담 : 이봐요. 담을 쌓지 말아요. 그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아요? (그래도 담을 계속 쌓자) 제발 그만 두세요. 제발! (그래도 소리를 듣지 않자 사람은 낙 담한 듯 그 돌 위에 엎드려 그만 운다) 왜 내 말을 듣지 않지? 왜 내 말을 이해하지 못 하지? 왜 나를 믿지 않는 거야? 응? 흑흑흑,  그 때 소리가 들린다.

소리 : 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으냐? <p>담 : 그럼요. 내가 얼마나 원하는지 당신도 아시잖아요

소리 : 그러면 머리를 들고 지금 네가 엎드려 있는 그 돌을 바라보렴,   담은 그 큰 돌덩어리를 한참 들여다보며 무엇인가 찾으려고 애쓴다.

담 : (뭔가 크게 깨달은 듯) 교만!

소리 : 자! 이제 그 교만의 돌을 옮겨버려라,  담은 그 돌을 옮긴다. 이제 돌이 거의 다 옮겨졌다

소리 : 자! 이제 떠나거라. 내가 너와 함께 가리라. 그리고 이곳은 내가 지켜주마.

담 : 난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담이 아직도 서 있고 치워버려야 할 돌들도 많이 있어 요. 난 당신과 함께 이곳에 계속 머무르고 싶어요.

소리 : 내가 너와 함께 가겠다. 언젠가 네 발 앞에 던져진 꽃과 너를 꼭 잡아주었던 손과 너에게 미움의 돌덩어리가 아직 남아 있음을 알게 해 준 그 사람을 기억 할 수 있겠니?

담 : 그럼요. 기억하고 말고요(한숨 섞인 목소리)

소리 : 그래. 너도 가야만 한단다 (파송의 노래 조용히 나오며). 그리고 너도 그와 같이 행해야 돼. 네가 담을 다시 쌓고 싶은 유혹을 받아 돌아오든지 아니면 남은 돌들을 치워버리기 위해 돌아오든지 나는 항상 이곳에 있을 꺼야.   담은 고개를 끄덕이며 발을 내딛는다.

소리 :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나도 너와 항상 함께 할 것이야.

조명이 담의 길 앞에 빛으로 비춰주며,  음악 (파송의 노래 하반 절 너는 가라 주의 이름으로부터 크게 나오며)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