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2/메모

잠재력과 인성을 보고 돈 꿔드립니다"

은바리라이프 2009. 5. 15. 16:52

잠재력과 인성을 보고 돈 꿔드립니다"

머니투데이 | 이경숙 기자 | 입력 2009.05.14 13:22

 




[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편집자주] 이해관계가 달라도 우리는 서로 연결된 하나의 존재다. 각자의 의도나 의지와 관계 없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준다. 다른 나라의 경제위기와 환경파괴는 우리나라의 시장 축소와 기후변화로 이어진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로운 해결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2009년 쿨머니 연중 캠페인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 하우(How)'를 통해 지구촌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그 노하우를 전한다.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 < 8-3 >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 지원기관 소개]
강민호 씨(가명ㆍ29)는 가족들과 TV를 보며 소리 내어 웃었다가 문득 '이게 얼마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다단계 판매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수익이 좋았다. 부부 교사이던 그의 부모도 다단계에 동참했다. 실적이 떨어졌다. 가족은 신용카드로 직접 물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빚은 순식간에 3억 원으로 늘었다.

부모의 맞벌이로 버티던 가계는 강씨의 모친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무너지기 시작했다. 강씨는 학업을 중단하고 검도사범으로 나섰다. 빚 갚기엔 벌이가 적었다. 온 가족은 채무불이행자가 됐다. 은행은 더 이상 돈을 꿔주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은 은행이 아니라 은행이 만든 재단에서 왔다. 하나희망재단은 지난 4월 강씨를 비롯한 48명의 저신용자들에게 900만~2000만 원을 꿔줬다.

금리는 연 3%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금리 연 7~9%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조건이었다. 이 돈으로 강씨는 검도도장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희망재단은 지난해 하나은행이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재단은 올해 200명에게 40억 원을 마이크로크레디트로 지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란, 강씨처럼 은행에서 대출 기회를 얻기 어려운 저신용자나 담보가 없는 빈곤층에게 돈을 꿔주는 소액신용대출을 뜻한다.

시중은행이나 대부업체와 달리 마이크로크레디트는 교육, 상담, 창업을 통해 대출자가 장기적으로 소득을 높이도록 지원한다.

대출자 선정 기준도 다르다. 하나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현구 하나희망재단 경영자문위원은 "시중은행은 대출시 담보를 주로 보지만 마이크로크레디트는 대출자의 잠재력과 인성을 주로 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실업, 가족 해체 등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이 위원은 "마이크로크레디트는 대출자의 소득능력을 높임으로써 경제적 문제로 해체된 가족을 다시 하나로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이크로크레디트가 모든 저소득층, 저신용층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채무불이행자나 파산면책자 중에서도 마이크로크레디트는 기술력이 있는 사람, 사업성이 있는 사업계획을 우선 지원한다.

2000년 (사)신나는조합이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자금으로 첫 대출을 시행한 이후,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은 10년만에 열매나눔재단ㆍ창원사회복지은행 등 10여 곳으로 늘었다.

규모와 위상도 커졌다. 국내 최대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은 올해 3월 기준으로 누적대출금액이 160억 여원, 지원건수가 740여 건에 이른다. 2007년엔 연해주 고려인들의 자활에 3000만 원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했다.

소액금융지원재단은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 등 복지사업자들에 올해 440억 원을 공급해 국내 소액금융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재단은 지난해 금융사들이 휴면예금을 출연해 설립됐다.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과 대출 조건]
(자료 : 소액서민금융지원재단, 2009년 5월)


*대출기간은 거치기간을 포함한 것임.
모바일로 보는 머니투데이 "5200 누르고 NATE/magicⓝ/ez-i"
이경숙기자 k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