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⑥] 이스라엘 경제봉쇄로 폐허된 가자..80%가 원조에 의존
-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와 더불어 세계 각국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번져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왜 가자지구를 공격한 걸까. <민중의소리>는 6회 기획을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사,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국제정치적 맥락 등을 짚어본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까.
팔레스타인은 주변의 다른 중동 국가들처럼 석유가 솟는 것도 아니고 물도 부족해 농사도 짓기 힘들다. 2007년 이전에는 오렌지 같은 감귤류나 딸기, 올리브 농사를 짓거나 제조업이 일부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정책 이후로는 그마저도 힘들다. 무엇을 생산한다 해도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도 힘들고, 심지어 팔레스타인 안에서도 도시 간 물자교류조차 하기 어렵게 됐다. 공장은 죄다 문을 닫고 농작물도 자급자족 이상으로 경작하거나 수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실업률은 40-50%에 이른다.
현재 팔레스타인의 상황은 한마디로 해외 원조와 재외 국민들이 송금하는 돈만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지역 연구기관인 PASSIA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노동력은 서안 노동인구의 31.7%, 가자 노동인구의 52.2%로 모두 서비스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양 팔레스타인 지역의 GDP 중 군(軍)과 정부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13.5%나 되고 서비스 부분이 22.9%를 차지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해외의 원조기구 관리자나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2006년을 기준으로 서안과 가자를 합친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는 약 400만 명이며 GDP는 총 53억2800억 달러. 일인당 GDP는 1100달러다. 날마다 계속되는 전쟁과 봉쇄 속에 그나마 이 암울한 GDP 성장률은 -8%를 기록하고 있다.(CIA, 'World Fact Book')
원조 물줄기마저 끊어 버린다면..
그렇다면 밖에서 들어오는 물자와 돈이 경제활동의 근원이 되는 셈인데, 이 물줄기까지 끊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굶는 데야 장사가 있을 수 없으므로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른 지역, 다른 나라로 떠나거나 목줄을 죄는 쪽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 유엔난민구제기구(UNRWA)로부터 구호품을 받는 가자 주민.(일렉트로닉 인티파다 캡처화면)
- 사진 더 보기
- ⓒ 민중의소리
가자지구는 서안지역보다 토지가 좁고 물 사정이나 토양이 척박하여 원래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 아니었다. 빈곤율도 서안지역보다 두 배나 높다. 이 가난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는 아랍 각지로부터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업고 1930년대부터 복지, 교육, 의료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당연히 큰 환영과 지지를 받았다.
하마스는 이를 기반으로 2006년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물론 당시 여당인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이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결국 2007년 가자지구를 자신들의 통치지역으로 ‘접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더욱 옥죄었다. 가자는 점점 더 가난해져 갔지만 그럴수록 가자 주민들은 이에 저항하는 하마스에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가자지역의 경제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산업 95% 중단, 신규법인 등록 '0'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유대 지역과 아랍지역으로 나누기로 하면서 1948년에만 약 2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유대인관할 지역에서 가자지구로 유입됐다. 당시 가자지구의 인구는 두 배나 증가했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난민 유입으로 인해 유엔(UNRWA) 구호품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서는 거대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이 지역의 고질적인 경제 및 정치 문제로 이어졌다.
허약 체질인 가자지구에 대해 이스라엘이 취한 봉쇄정책은 바짝 마른 수건을 쥐어 짜는 격이었다.
이스라엘의 봉쇄정책과 군사 공격은 1차 인티파다(민중 봉기) 때부터 시작되어 2차 인티파다 때 더욱 강력해졌는데, 특히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한 이후 가자의 경제 기능을 완전히 차단시키는 수준으로 나갔다.
지난 2년 간 공적투자는 거의 전무했고 대부분의 민간기업들도 운영을 중단했다. 수출과 수입 제한으로 인해 전체 산업활동의 95%가 중단됐다. 신규법인 등록은 그때부터 2007년 말까지 0건을 기록했다.
2008년 초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가자지구 주민의 30%가 가장 힘든 점으로 경제문제를 꼽았다.
상업과 무역이 사라지면서 실업률이 2008년 5월 약 50%에 달하는 등 전례 없는 실업 문제가 발생했다. 2005년 6월만 해도 3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3900 개의 공장에서 일했는데, 불과 2년 후에는 195개 공장에 1700명만 일하고 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이스라엘 지역을 출근하는 가자 출신 노동자는 2만4000명이나 되었으나 지금은 '단 한 명도' 없다.
농업 부문이라고 해서 2, 3차 산업보다 상황이 좋아서 식량걱정을 덜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키가 40cm 이상 자라는 작물을 경작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작물이 키가 크면 테러리스트들이 그 숲 사이에 숨어들 수 있다면서 안보상의 문제 발생을 이유로 들고 있다.
1968년 이스라엘이 침공하기 전까지 가자지구의 주요 농산품은 감귤류였는데, 위와 같은 이스라엘의 억지로 인해 생산이 급감했고 대신 유엔 기구가 이 지역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 권장하던 딸기와 카네이션 농업이 각광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 때에 그치고 만다. 이스라엘의 검문소가 이 작물이 이스라엘이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나섰기 때문이다. 생산된 딸기와 카네이션은 그냥 썩어 문드러지도록 방치되거나 가축의 먹이로 쓰였다.
-
-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을 뛰어넘는 가자 청년의 모습.('Checkpoint Jerusalem' 캡처화면)
- 사진 더 보기
- ⓒ 민중의소리
연료 공급까지 끊기자 배를 띄우지 못하는 어부들도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공수하는 국제기구 직원들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물품 반입 절차에 기가 질렸고, 이스라엘의 은행들도 가자지역으로의 송금업무를 중단했다.
하마스가 비밀리에 들여오는 아랍지역 무슬림 단체들의 지원물자가 가자 사람들에게 더욱 요긴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무기 보급로’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자-이집트 간의 지하 통로는 사실 가자지역 주민들을 위한 물자 보급로이기도 하다.
인구 3분의1이 공무원인 가자
하마스는 2006년 집권 때부터 정부 부문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데 치중했다. 그 결과 하마스가 차지하고 있는 가자지역 팔레스타인인의 3분의1은 공무원이거나 공공근로자다. 그러나 급여 지급이 제 때 되지 않아 가자시에서는 공무원이라고 해도 가족을 부양할 수 없었다.
실업이 증가하고 가계 소득이 줄면, 물가라도 내려가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러한 기대마저 어긋나고 있다.
국제적인 원조 기관들은 이스라엘이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그 전의 15% 정도에 불과한 양의 물자와 식량만 반입하도록 허용됐다. 그 결과 2007년 가자지구의 가계는 평균적으로 총 수입의 62%를 식료품비로 썼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식료품 비율은 37%였다.
-
- 팔레스타인 지역의 산업별 노동력 비율
- 사진 더 보기
- ⓒ 민중의소리
세계은행에 따르면 가자와 서안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빈곤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가자의 경우 전체 가계의 3분의2가 빈곤층에 속한다. 가자지구는 인구의 약 80%가 UN의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가자와 서안지역 간의 이러한 경제적 차이는 정치적인 요인과 함께 차차 두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단'시키고 있다.
여러번 언급되었듯이 근본적으로 가자 지역 경제를 고사시키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경제봉쇄다.
세계은행은 가자지구의 경제회복을 위해 이스라엘 정부에게 △검문소와 장벽을 철거할 것 △가자와 서안 사이의 이동로를 확보해 줄 것 △국경 통과 절차를 개선하고 통과 시설을 늘릴 것 △팔레스타인인들의 단기 이스라엘 취업 허가 조건을 대폭 완화할 것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대답은, 대대적인 가자지역 공습과 국제적십자 등 구호 단체 직원들에 대한 피습이었다.
설령 이번 전쟁이 끝난 후 다른 나라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아무리 많은 재정적 지원을 가자지구에 쏟는다 해도 이스라엘이 봉쇄를 풀어 가자가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지 않는 한, 그 노력은 헛수고로 끝날 뿐이다.
-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2009-01-16 16:57:16
- 최종편집: 2009-01-16 20:12:50
'GG뉴스 > 문화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국 교계 근본주의자,가자 침공 왜 두둔… ‘종말엔 이스라엘 융성’ 신 (0) | 2009.01.17 |
|---|---|
|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 CGN-TV (0) | 2009.01.17 |
| 구약성경의 전쟁이야기에 대한 성경적 평화주의적 견해 (0) | 2009.01.17 |
| 이스라엘 공습, 뿌리깊은 분쟁의 역사 (0) | 2009.01.17 |
| 성경에 나오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0) | 2009.01.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