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반갑게 맞아야 할 손님”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9.01.12 08:10
'세살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 저자 함소아한의원 최현 원장
[쿠키 건강] "감기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도서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를 마친 함소아한의원 최현 원장이 처음 던진 질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감기는 '추위에 상하여 일어나는 호흡기 계통의 염증성 질환'이다. 그러나 최 원장이 생각하는 감기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면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왜 '세살 감기'에 주목해야 하나
최 원장을 비롯해 함소아 최혁용, 이상용 원장이 감기 책을 쓰자고 계획한 것은 약 1년 전 일이다. 언제부턴가 한의원을 찾은 아이들 중 노상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가 늘어났다. 진료를 하다 보니 많은 아이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고 소아 한의사로서 사명감이 생겼다고 최 원장은 말한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감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부모의 오해에서 비롯됐다.
감기를 정확히 알기만 해도 아이들의 고생이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에 함소아한의원 의료진은 집필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세 살 감기일까? 최 원장은 이 시기가 성장발달의 전환점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세살은 평생건강의 관문입니다. 아이가 36개월 이전에는 몸무게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걷기나 맛보기, 의사표현을 훈련했다면 36개월 이후에는 키 중심으로 자라면서 여러 발달이 완성되고 면역력을 시험받습니다."
이 때 아이는 일생일대 큰 변화 앞에 선다. 바로 '생애 첫 단체생활'이 그 것이다. 단체생활을 통해 정신, 체력, 면역학적 이득을 얻어야 할 아이가 감기를 잘못 앓으면 면역학적 이득을 누릴 수 없다. 이 시기에 기초를 쌓지 못하면 자라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게 더뎌진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둑은 파도에 금세 휩쓸리고 쌓기가 어렵다'는 얘기와 같은 이치다.
◇감기 단계 온전히 거쳐야 얻을 수 있는 면역
80~90% 이상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는 걸리고 나면 코와 목, 머리에 전쟁이 일어난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머리는 뜨끈뜨끈하며 기침하느라 말을 못하고 오들오들 떨기도 한다. 추운 날씨 자체가 감기의 원인은 아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습도가 낮아지는데 장부도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져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요즘 같이 난방, 냉방이 잘되는 아파트형 주거공간일 경우 건조한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감기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피곤해하면서 칭얼댑니다. 그러다가 콧물이 나면서 기침을 합니다. 또 고열이 나고 식욕이 없어지다가 회복기가 되면 열이 내려가고 음식을 다시 먹고 콧물이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건강이 회복되지요."
최 원장은 감기의 여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면서 이 과정을 온전히 거쳐야 바이러스를 학습하면서 면역이 생긴다고 했다. 어떤 단계라도 인위적으로 끊어버리면 면역이 생기다가 마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실수를 하는 결정타가 여기에 있다. 증상만 없어진다고 감기가 낫는 게 아닌데 콧물 멈추기, 열 내리기에 급급한 부모가 많다.
"막상 아이가 열이 나면 부모 마음이 어떨지 잘 압니다. 제 아들도 열이 나면 애 엄마가 열부터 내리자고 안절부절 못합니다. 하지만 당장 증상을 없애자고 미래 건강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최 원장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항생제, 해열제 처방률이 높은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바이러스로 이한 감기에는 세균 죽이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엄마들이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함소아 진료부가 쓴 '세살감기 …'는 감기에 '안 걸리는 것'보다 '잘 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이 시대 불안한 엄마, 아빠에게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현 원장이 말하는 감기를 '제대로' 앓는 방법 을 소개한다.
-39.5 이하의 열에 해열제 쓰지 마라. 그 이상이면 병원에 데려 가라.
-물수건으로 아이 몸 억지로 닦지 마라. 아이가 괴로워한다.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물을 안 먹으면 꿀물이라도 타서 먹여라.
-옷은 활동하기 편한 두께로 입히고 땀으로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혀라.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하라. 가습기 청소 못한다면 실내 분수대를 활용하라.
-따뜻한 물을 마실 때 김을 충분히 쐬게 하라.
-코를 풀 때는 물 혹은 물티슈로 풀게 해라.
-물은 정수기라도 끓여서 먹여라.
-손발을 자주 씻고 카펫, 이불 세탁도 신경 써라.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쿠키 건강] "감기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도서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를 마친 함소아한의원 최현 원장이 처음 던진 질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감기는 '추위에 상하여 일어나는 호흡기 계통의 염증성 질환'이다. 그러나 최 원장이 생각하는 감기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면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왜 '세살 감기'에 주목해야 하나
감기를 정확히 알기만 해도 아이들의 고생이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에 함소아한의원 의료진은 집필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세 살 감기일까? 최 원장은 이 시기가 성장발달의 전환점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세살은 평생건강의 관문입니다. 아이가 36개월 이전에는 몸무게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걷기나 맛보기, 의사표현을 훈련했다면 36개월 이후에는 키 중심으로 자라면서 여러 발달이 완성되고 면역력을 시험받습니다."
이 때 아이는 일생일대 큰 변화 앞에 선다. 바로 '생애 첫 단체생활'이 그 것이다. 단체생활을 통해 정신, 체력, 면역학적 이득을 얻어야 할 아이가 감기를 잘못 앓으면 면역학적 이득을 누릴 수 없다. 이 시기에 기초를 쌓지 못하면 자라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게 더뎌진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둑은 파도에 금세 휩쓸리고 쌓기가 어렵다'는 얘기와 같은 이치다.
◇감기 단계 온전히 거쳐야 얻을 수 있는 면역
80~90% 이상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는 걸리고 나면 코와 목, 머리에 전쟁이 일어난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머리는 뜨끈뜨끈하며 기침하느라 말을 못하고 오들오들 떨기도 한다. 추운 날씨 자체가 감기의 원인은 아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습도가 낮아지는데 장부도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져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요즘 같이 난방, 냉방이 잘되는 아파트형 주거공간일 경우 건조한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감기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피곤해하면서 칭얼댑니다. 그러다가 콧물이 나면서 기침을 합니다. 또 고열이 나고 식욕이 없어지다가 회복기가 되면 열이 내려가고 음식을 다시 먹고 콧물이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건강이 회복되지요."
최 원장은 감기의 여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면서 이 과정을 온전히 거쳐야 바이러스를 학습하면서 면역이 생긴다고 했다. 어떤 단계라도 인위적으로 끊어버리면 면역이 생기다가 마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실수를 하는 결정타가 여기에 있다. 증상만 없어진다고 감기가 낫는 게 아닌데 콧물 멈추기, 열 내리기에 급급한 부모가 많다.
"막상 아이가 열이 나면 부모 마음이 어떨지 잘 압니다. 제 아들도 열이 나면 애 엄마가 열부터 내리자고 안절부절 못합니다. 하지만 당장 증상을 없애자고 미래 건강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최 원장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항생제, 해열제 처방률이 높은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바이러스로 이한 감기에는 세균 죽이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엄마들이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함소아 진료부가 쓴 '세살감기 …'는 감기에 '안 걸리는 것'보다 '잘 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이 시대 불안한 엄마, 아빠에게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현 원장이 말하는 감기를 '제대로' 앓는 방법 을 소개한다.
-39.5 이하의 열에 해열제 쓰지 마라. 그 이상이면 병원에 데려 가라.
-물수건으로 아이 몸 억지로 닦지 마라. 아이가 괴로워한다.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물을 안 먹으면 꿀물이라도 타서 먹여라.
-옷은 활동하기 편한 두께로 입히고 땀으로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혀라.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하라. 가습기 청소 못한다면 실내 분수대를 활용하라.
-따뜻한 물을 마실 때 김을 충분히 쐬게 하라.
-코를 풀 때는 물 혹은 물티슈로 풀게 해라.
-물은 정수기라도 끓여서 먹여라.
-손발을 자주 씻고 카펫, 이불 세탁도 신경 써라.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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