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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야심 차게 준비한 특별기획 <에덴의 동쪽>은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암울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이 작품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들고 불안한 시기를 이겨내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 엇갈린 운명, 그리고 복수를 그리면서 스케일이 웅장한 한 편의 대서사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새롭게 펼쳐진 월화극의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에덴의 동쪽>은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대극으로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젊은층의 시청자 이탈을 <에덴의 동쪽>은 어떻게 막아냈으며, 어떻게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몇 가지 정도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에덴의 동쪽>은 화려하고 다양한 캐스팅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주연급 연기자가 서너 명에 그치는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이 드라마에서는 연정훈마저 주조연일 만큼 스타급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한류스타 송승헌도 원래는 비중이 크지 않았을 정도다. 여기에 유동근이나 조민기 등 중견 연기자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배경이 되고 있어 극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을 끌어올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MBC의 사활을 건 과감한 투자를 들 수 있다. 25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이 드라마는 세트 제작에만 60억 원을 들이는 등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아낌없는 지원이 돋보인다. 경남 합천의 영상테마파크에 지어진 드라마 세트는 7~80년대의 서울 거리를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되어 극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주인공들을 연기하는 여러 청춘 스타들의 연기 변신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송승헌, 박해진, 연정훈, 한지혜, 이다해 등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는 연기자들은 모두 드라마의 설정에 맞게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이동철의 아역을 연기한 김범이나 민혜린의 이다해 등은 기존의 가볍고 명랑한 이미지를 버리고 한껏 진지하고 무거운 색채의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오랜 기획단계와 과감한 투자, 그리고 컨텐츠 수출을 염두에 둔 스타 연기자들의 기용은, 드라마 왕국의 재건을 이루려는 MBC의 야심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에덴의 동쪽>은 25%가 넘는 시청률로 월화극의 최강자로 부상하며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설픈 신파극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나 종종 발견되는 옥의 티들이 극의 완성도를 저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들은 <에덴의 동쪽>이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하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