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친밀감을 실천할 수 있을까. 위대한 찬송가 작사가로 유명한 화니 크로스비(1820∼1915) 여사는 생후 6개월 때 실명했다. 하지만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섭리의 세계를 봄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녀는 늘 성경책을 들고 다녔고 만나는 사람에게 전도하며 “당신의 영혼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이라고 인사했다. 타인의 손을 잡고 따뜻한 마음으로 인사하는 그녀의 행동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다. 노년에 크로스비 여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사를 함으로써 은총을 받은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별다른 이해 관계가 걸려 있지 않는 한 다른 사람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준다. 이것은 크리스천들의 아주 큰 장점이다. 갤러리 ‘미술관 가는 길’의 복기성 관장은 우연한 기회에 한국 근현대 미술의 선두주자인 김훈 화백의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다. 그 작품에 이끌려 복 관장은 수소문해 김 화백을 찾아갔다. 병마와의 오랜 싸움 속에서 힘겹게 살고 있는 김 화백을 본 순간 복 관장은 깊은 아픔을 느꼈다. 김 화백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그는 1000만원을 마련해 드렸다.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계기가 돼 복 관장은 지난 7월 김 화백의 회고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전시회는 성황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채 힘겹게 살아온 노 화백은 복 관장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친밀감이라고 하면 ‘서로 지내는 사이가 친하고 가까운 느낌’을 일컫는다. 사람들은 친밀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그러므로 친밀감은 세상의 닫힌 문을 여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친밀감으로 세상 사람 하나를 얻는다면, 친밀감으로 어려운 사람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이끌 수 있다면 어찌 친밀감을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서울 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를 담당하는 이의수 목사가 지방에서 목회할 때 일이다. 어느 날 사업을 하던 한 집사가 허겁지겁 뛰어와서는 “부도가 났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럴 때 세상 사람들은 뭔가 잘못 엮일까 두려워 외면하기 일쑤다. 이 목사는 어떻게 도울까 고민했다. 다른 성도들과 함께 그 집사를 도울 방법을 찾았다. 성도들은 집사를 돌봐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집사는 성도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교인들의 심방과 격려의 기도가 이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집사는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고 최근에는 연 매출 20억원이 넘는 중소업체를 인수하게 됐다. 이 목사는 “당장 부도 맞은 집사에게 필요한 것은 돈보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었다”면서 “성도들의 이 같은 포용이 있었기에 집사님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친밀감은 이웃을 향한 작은 배려에서 나온다. 이웃에게 인사하기,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하기, 간단한 심부름을 대신 해주거나 커피를 뽑아주는 등의 작은 실천은 어려운 게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베푸는 작은 친절과 포용은 누군가의 절망한 삶에 그루터기가 될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