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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론(意思決定論)

은바리라이프 2008. 9. 6. 14:28

의사결정론(意思決定論)

경기도교육청 원로장학관 송 석 안

Ⅰ. 여는 글

우리는 매일 수많은 크고 작은 의사결정을 하며 산다. 약속장소까지 지하철을 탈 것인가? 택시를 탈 것인가?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느 직장을 선택할 것인가? 어느 기업의 주식을 살 것인가? 어떤 배우자를 선택할 것인가? 이러한 의사 결정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이 좌우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요람(搖籃)에서 무덤까지 자기의 의사결정의 연속이며 그 의사결정의 결과에 따라 자기의 운명(運命)이 좌우된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작게는 개인의 사생활(私生活)에서 크게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의 의사결정이 개인과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필자(筆者)의 경우 중학교를 졸업하고 특별 장학생으로 체신고등학교(遞信高等學校)를 갈까? 교통고등학교(交通高等學校)를 갈까? 사범학교(師範學校)를 갈까? 고민하다가 사범학교를 선택한 것이 교육자(敎育者)의 길로 43여 년의 교직생활을 하게 되었다. 만약 그때 사범학교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였다면 필자의 운명은 전혀 다른 길로 갔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의사결정은 참으로 중요하다.

기업(企業)을 경영(經營)하는 CEO의 경우도 한번 결정(決定)한 의사결정(意思決定)이 기업의 사활(死活)을 결정(決定)하는 경우가 많다. 비기독교인(not yet christian)이 예수를 믿기로 의사결정을 할 경우, 그는 영혼(靈魂) 구원(救援)의 결과를 낳는다. 박정희 대통령의 고속도로 건설의 의사결정은 우리나라를 선진국(先進國)으로 도약(跳躍)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같이 우리의 삶 속에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넘침이 없다.

Ⅱ. 의사결정이론

이와 같이 중대(重大)한 의사결정을 우리는 경험(經驗)과 감정(感情)과 기분에 좌우되어 쉽게 결정하는 사례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평생(平生)의 운명을 좌우할 배우자(配偶者)를 선택하는 경우도, 일시적(一時的) 감정(感情)에 의해 선택하여 얼마 못 가 이혼하는 사례(事例)가 허다하고, 기업가(企業家)의 경우도 충분한 정보(情報)도 없이 잘못 투자(投資)하여 파산(破産)하는 사례가 허다하며,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국가(國家) 교육정책(敎育政策)도 통치권자(統治權者)가 충분한 정책(政策) 연구(硏究)도 없이 일시에 교원(敎員) 정년(停年)을 3년이나 단축(短縮)해 공교육(公敎育)이 무너지는 사례도 우리는 체험(體驗)했다. 그런가하면 박정희 정권은 교육세를 신설하는 입법과정이 10년이나 걸렸다.(경인교육대학 최 희선 교수 박사학위 논문 참조)

의사결정(decision-making)이란 원래 경영(經營) 이론(理論)으로 ‘기업의 소유자 또는 경영자가 기업 및 경영상태 전반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는 일’ 이다. 기업가의 의사결정은 기업을 둘러싼 사회적․경제적 조건이나 경쟁자의 전략 등과의 관계가 외적조건으로 되어 있으며, 다시 결정이 이루어질 때의 내적 조건으로 ① 확실성에 의한 의사결정, ② 위험도가 있는 상태에서의 의사결정. 즉 기업 간 위험도와 기업 내 위험도에 대한 경험적 확률을 근거로 한 의사결정, ③ 불확실성에 의한 의사결정. 즉 생길 수 있는 결과의 확률을 알지 못하고 있을 경우의 주관적 확률에 따른 의사결정 등이다.

의사결정은 인식(perception)의 문제이다. 뭔가 문제가 있을 때 문제해결을 위해 의사결정을 한다. 문제란 자신의 현재의 상태와 바라고 있는 바람직한 상태 사이의 부조화(discrepancy)를 말한다. 따라서 자신이 바라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큰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하등의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문제인식이 어떠하냐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의사결정(意思決定) 과정(過程)에서 사용될 여러 가지 정보(情報)와 데이터(data)들을 선택하고 해석하는데도 수많은 인식(認識) 상의 문제가 개입된다. 의사결정은 그야말로 인식의 문제이다.

의사결정 과정은 이성적 의사결정과정(The rational decision making process : 문제점의 정확한 파악→모든 판단기준의 정립→모든 대안 고찰→모든 대안비교 판단→최상의 대안선택)과 직관(Intuition : 논리적 이성적 판단이 아닌 과거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감’에 의해서 결정)에 의한 의사결정과정이 있다. 바람직한 의사결정은 위의 두 과정을 합친 합리적 분석(rational analysis)과 직관력(intuition)을 같이 동원하여 의사결정을 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의(satisfying)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Simon(1960)은 의사결정이 탐색(intelligence : 무슨 문제가 있는가?), 설계(design : 어떤 대안들이 있는가?), 선택(choice : 어떤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 및 수행(implementation : 선택한 대안이 효과적인가?)의 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탐색단계는 조직 내에 나타난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무엇이 문제이며, 왜 이러한 문제가 생기며, 이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해한다.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 및 외부의 현황을 지속적(持續的)으로 모니터(monitor)를 하여야 한다. 설계단계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을 개발하고 분석하는 단계이다. 경우에 따라 대안이 이미 주어져 있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대안을 개발하여야 한다. 선택단계는 가능한 대안 중 한 가지 대안을 선택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명시적(明示的)이든 암묵적(暗黙的)이든 대안(代案)을 선택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에 따라 각 대안을 평가한다. 수행단계는 선택된 대안을 실행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선택된 대안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그렇지 않으면 왜 그러한 문제가 생기는가에 대한 분석을 한다. 위의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요약(要約)하면 다음과 같다.

《문제해결과 의사결정(Problem solving&decision making)→문제의 규정(Define the problem)→정보의 수집(Gather information)→수집정보의 선택방법 개발(Develop alternatives)→수집된 정보의 선택을 위한 심사 숙고(Weigh alternatives)→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의사결정 방법 선택(Select the best alternatives)→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실행(Implement the solution)→문제해결 과정 검토 평가(Monitor progress)→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결과에 대한 평가 및 동일한 문제가 차기문제 발발 시 참고(Review & learn from your experience) 》

《경영관리에서의 의사결정은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기능으로서 조직의 심장이며 행정의 본질이라고 많은 학자들은 정의하고 있다.(C. I. Barnard. H. I. Simon.) 조직의 의사결정은 의사결정자 요인(의사결정자의 가치관, 전문성, 성격 등)과 조직의 내적 요인(구성원 참여정도, 의사소통 요인 : 하향식, 상향식, 수평적 의사소통), 환경적 요인(사회, 문화적 배경)에 의해 좌우된다.》

Ⅲ. 기독교인의 의사결정

기독교인의 의사결정 방법을 제시하기 전에 기독교인인 필자의 가정에서 일어난 의사결정 사례를 제시하고 논하고자한다.

지금부터 거의 30 여 년 전 70년대 후반 때의 일이다. 필자가 30대 후반 젊은 나이에 필자의 직장인 학교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남다른 노력으로 고과(考課) 점수(點數)를 많이 받아 교감자격연수 대상자 차출을 위한 시험 대상자로 뽑혔다. 이 시험에서 합격하면 교감자격강습을 받게되어 교감으로 임용되게 되어 있었다. 필자는 이 시험준비를 위해 한해 겨울을 냉방에서 지내며 시험준비를 했다.(따듯한 방에서 공부하면 졸리니까) 그야말로 혼신(渾身)의 노력을 다했다.(시험에 떨어지면 무슨 창피람) 낮에는 학교에 출근하여 근무하고 밤에는 집에 와서 시험공부하고...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어 다행히 교감시험에 합격을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70년대 후반에 인천시가 경기도로부터 분리되어 인천직할시로 발족되게 되어 있었다. 필자의 근무지가 경기도내 학교여서 이번에 인천시내 학교로 들어오지 못하면 영원히 인천시내 학교로 전입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천시로 내신하면 경기도에서 합격한 교감시험은 무효가 되게 되어있었다. 필자는 생활근거지가 인천시 여서 인천으로 들어오기는 해야 하는데 그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받아 논 교감시험 합격증이 무효가 되게 되어있었다. 양손에 떡을 쥐고 어느 것을 버려야할지 영 고민이 되었다.

아내도 함께 고민하다가 기도해 보고 결정을 한단다. 인천 전보내신 기한은 다가오고 마음의 결정은 못 내리고...내일은 의사결정을 해서 교육청에 보고를 해야하는데 다급한 아내는 필자가 학교 근무중인 시간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 뜻을 알기 위해 제비뽑기를 하였다. 하나님 뜻이 인천으로 전근(轉勤)가는 것이면 인천의 제비를 뽑고 경기도에 남는 것이 하나님 뜻이면 경기도 제비를 뽑아 달라고 기도하고 제비를 뽑았는데 인천의 제비를 뽑았다고 전화가 왔다. 순간 필자는 황당(荒唐)하고 그 추운 겨울에 교감시험 공부한 것이 아깝고 인천 와서 교감시험 대상자로 차출될 보장도 없고 해서 아내의 뜻을 무시하고 그냥 경기도에 남아 40대의 젊은 나이에 교감이 되었고, 전문직 장학사도 하였고 교장으로 근무하고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하였다. 한편 돌이켜 보면 아내의 뜻이 아닌 하나님 뜻이라고 받아들여 인천으로 왔으면 고생하지 않고 평탄하게 교직생활을 했을 걸 하는 후회가 된다. 아내 말 안 듣고 경기도에 남았다가 부천, 강화, 포천, 여주, 양평, 안산, 시흥으로 전근을 다녔고, 자식들 한참 사춘기에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객지에서 자취생활 7년을 했고, 전문직 장학사 시절 민원의 어려움도 겪었고, 교감 근무 6년에 인간관계의 어려움, 교장 9년 6개월에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했고, 아무튼 광야(曠野) 같은 생활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고생한 보람도 느끼고, 아내 말 아니 하나님의 뜻(?)을 어긴 죄로 고생 참 많이 했다.

기독교인의 의사결정 방법은 어떤 것인가?

기독교인이라 해서 합리적 분석(rational analysis)과 직관력(intuition)을 동원해서 만족할만한 수준(satisfying)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과 다를 리 없겠지만, 하나님 뜻을 알기 위해서 성경 말씀 속에서, 기도를 통하여, 환경 속에서, 제 삼자를 통하여, 혹은 하나님의 작고 세미(細微)한 음성으로부터 하나님을 깨달아 알려고 힘쓰다가 도저히 하나님의 계획과 뜻을 알 수 없을 때, 하나님께서는 제비뽑기를 통하여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알게 하심을 믿고 이를 행할 수 있으면, 제비뽑기란 방법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우리의 그러한 겸비한 마음을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그 분의 뜻을 알게 하시리라 믿는다.

제비뽑기, 현대에도 적용 가능한가?

교회의 제직(諸職) 선출이라든가 기타 교회의 중요한 사업 결정에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교회도 많이 있다. 과연 교회 내에 구약성경에 종종 등장하는 것과 같은 제비뽑기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혹, 그렇다면, 제비뽑기는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해야 할까?

1. 제비뽑기의 어원적(語源的) 의미(意味)

제비뽑기에 해당하는 히브리(Hebrew) 어, 고랄의 본래의 문자적(文字的) 의미는 제비뽑기를 위해 사용된 조약돌 혹은 작은 돌이다. 의혹이나 다툼이 있는 경우, 몇 몇 사람이 나누어 가질 몫이 있을 때, 제비뽑기로 결정하는 관습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백성들만 행했던 관습이 아니라, 이스라엘 이외 다른 고대의 중․근동 국가들과 헬레니즘(Hellenism) 문화권(文化圈)의 국가들과 또한 라틴(Latin) 문화권의 국가들에서도 행해졌다. 똑 같은 제비뽑기지만 그들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그들의 관습, 문화, 환경과 믿음에 따라 판이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를 그들이 갖고 태어난 운명 혹은 그저 그들 앞에 우연히 전개된 재수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제비뽑기의 결과를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그들을 위한 섭리(攝理)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유대(Judea) 인들 중에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공정한 응답을 주시리라는 기대감으로 제비뽑기가 사용되었다. 제비뽑기의 방법 혹은 형태에 대해서는 구약성경(舊約聖經)에 분명한 서술이 없다. 이 제비뽑기에 사용된 도구(예를 들면, 주사위 같은 것)는 용기에 담겨져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2. 구약성경에서의 제비뽑기의 개념

이스라엘 사람들은 제비뽑기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의 뜻을 분명하게 계시(啓示)하리라고 믿었다. 꿈이나 선지자들의 예언(豫言)과 함께(사무엘상 28 : 6),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응답이요 최종적인 결정으로 받아 들여 졌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떠한 항소(抗訴)도 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제비뽑기를 자주 사용하였는데, 특별히 공평한 결정을 얻기 위해 사용했다. 게다가, 제비뽑기는 이용하기가 쉬었고, 해석함에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나님 앞에서와 성전(聖典)에서의 예식적(例式的)인 제비뽑기는 점차적으로 예언적 설교와 토라(Torah 모세 5경 : 하나님의 지시사항)의 제사장적(祭司長的) 해석으로 대체되어졌지만(호세아 4 : 12), 일상생활 면에서는 계속적으로 행해졌다. 성례(聖禮)의 제비뽑기인 우림(Urim)과 둠밈(Thummim)은 제사장의 규례(規例)가 마련될 때 즈음에는 그 본래적(本來的) 기능(機能)을 상실하고, 다만 대제사장의 재판 권한의 상징으로 그의 의복 속에 넣어 간직되었다(레위기 8 : 8, 출애굽기 28 : 30). 구약성경에서의 고랄(제비뽑기 도구)은 ① 각 지파(支派)와 가족에 대한 토지분배(민수기 26 : 55-56, 여호수아 18 : 6, 21 : 4)를 위해서 행하는 제비뽑기. ② 할당되거나, 분할되거나, 지정된 것(특히 토지의 할당된 부분에 대한)의 제비뽑기 (여호수아 15 : 1, 17: 1, 미가 2 : 5), ③ 봉사, 의무나 징계를 지우기 위한 제비뽑기(레위기 16 : 8-10, 역대상 24 : 5, 느헤미야 11 : 1, 사사기 20 : 9, 요나 1 : 7 나훔 3 : 10, 오바댜 1 : 11, 요엘 3 : 3), ④ 인간의 분 깃, 운명 혹은 운, 하나님의 결정(이사야 34 : 17)의 의미로 제비뽑기를 실시하였다.

3. 신약성경에서의 제비뽑기

신약성경에서는 히브리어 고랄에 해당되는 헬라어 클레이로스는 주로 제비뽑기를 의미한다. 군병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예수님의 옷을 제비뽑아 나눠 가졌다(마가 15 : 24). 사도행전 1장 15-26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초대교회 사도들과 제자들은 가룟 유다를 대체할 사도를 선택하기 위하여 기도하고 제비뽑기를 했다.(요셉과 맛디아 중 맛디아를 사도로 뽑음.)

4. 문자적 의미의 제비뽑기는 유익한가?

우리는 개인, 가정, 직장, 사회, 교회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결정 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우리 앞에 밝히 보일 때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경우에는 아무리 기도하여도 하나님의 뜻을 잘 깨달아 알 수 없는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경우 제비뽑기의 사용이 보다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함이라면 이는 많은 경우에 유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이미 하나님의 모든 섭리와 계획을 아는 체 하면서, 제비뽑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유익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심각한 해를 가중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제비뽑기는 만능(萬能)이 아니다. 제비뽑기를 하지 않고도 하나님의 분명하신 뜻을 알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구지 이를 실시하여 혼선을 빚을 필요 또한 없다. 구약성경에서 제비뽑기를 실시한 경우의 대부분이 의혹이 있는 때, 혹은 사람이 임의로 결정하면 다툼의 소지가 있는 때였다(지파 간 토지분배, 성전에서 봉사의 일, 제사장의 성소에 들어가는 일 등.). 기도하고 실시하는 제비뽑기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이 나타날 것을 믿는다면, 하나님의 뜻이 사람들을 통해서도 역사 하신다는 것을 믿지 못할 바가 없다. 반면에, 기도하고 행사한 하나님의 사람들에 의한 결정에 승복(承服)하지 못하는 사람이 기도하고 제비뽑기를 했다고 해서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설령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재수’로 돌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을 결정함에 있어서 문자적인 제비뽑기의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않을 것인가 보다도, 문자적인 제비뽑기이건 상징적 제비뽑기(사람의 믿음의 결정을 하나님의 결정으로 받아들임)이건 우리가 그 결과에 승복하는 마음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自由意志)(신명기 30 : 19, 요한복음 5 : 40)를 주셔서 의사결정의 몫은 인간의 몫이다.

필자가 일찍이 하나님의 뜻을 알았더라면 경기도에 고생하지 않았을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까지 43년 4개월 간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믿는다.

Ⅳ. 닫는 글

우리의 하루생활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우리의 한 평생 또한 의사결정의 삶이다. 우리의 한 생애 중 중요한 의사결정의 고비가 있다. 진학문제, 취업문제, 결혼문제, 종교선택문제, 건강관리문제 등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의사결정 할 일이 아니다. 그 결정의 몫은 그 결정을 내린 당사자(當事者)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단체장, 지도자, 경영자, 통치자의 의사결정은 소속 기관의 사활(死活)의 문제이다.

따라서 의사결정은 참으로 중요하기에 감정(感情)과 기분(氣分)에 사로잡혀 즉흥적(卽興的)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만족할 만한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은 합리적 분석에 의한 이성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가치관과 철학 잠재적 경험에 의한 직관력을 동원하여 의사결정을 함이 바람직한 의사결정이라 하겠다.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사결정자의 판단력이다. 그러기에 우리 선조(先祖)들은 인물평가의 기준을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지 않았던가?

기독교인의 경우 거기에 더하여 기도하고 성경말씀에 조명(照明)하여 보고 의사 결정함이 성경적이라 믿는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가 우리의 삶 속에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여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향상시키는 성공적인 인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와 엄청난 국책(國策) 사업(事業)들이 암초(暗礁)에 걸린 듯 하다. 바라기는 이 나라 통치권자(統治權者)의 솔로몬(Solomon)의 지혜(智慧)로 현명(賢明)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