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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 그후 1년] “내 삶도 떠났다”… 유족들 고통의 나날

은바리라이프 2008. 7. 18. 12:25
[아프간 피랍 그후 1년] “내 삶도 떠났다”… 유족들 고통의 나날
아프간 피랍 사태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한 고(故) 배형규 목사와 고(故) 심성민씨의 가족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 목사의 딸 지혜(10)양은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배 목사의 아버지 배호중(73)씨는 15일 “지혜가 밤에 자다가도 ‘아빠∼ 아빠∼’라고 부르면서 몇 번씩 깨곤 한다.”고 말했다. 어린 지혜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에 1년이라는 세월은 짧아 보였다.

▲ 오는 19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지 1년을 맞는 분당 샘물교회 앞을 15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지난해 10월 ‘순교자 배형규 목사의 삶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아프간의 밀알’이란 서적 출간에 대해 아버지 배씨는 “어느 목사님이 썼던 책이고,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하자 회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민씨의 아버지 심진표(63)씨는 “아들이 떠난 후 우리 부부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면서 “아들이 이국땅에서 죽어간 이유를 누구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우리의 연락을 피하려고만 하고, 정부도 살아 돌아온 사람에게만 신경을 쏟았지 죽어서 돌아온 이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며 울먹였다. 활발한 성격이었던 성민씨의 어머니 김미옥(62)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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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온 21명은 당시의 충격을 이겨내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꺼렸지만 가족들과 주변 사람을 취재한 결과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선교나 봉사활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피랍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던 이영경(23·여)씨는 피랍의 충격으로 1년간 휴학 상태에 있으며, 오는 9월 예정으로 복학을 준비 중이다. 대학 휴학 상태에서 아프간에 갔던 고세훈(28)씨는 복학해 현재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고씨의 어머니는 “학교와 교회 외에는 어디에도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서 “선교활동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지나(33·여)씨는 아프간에 가기 전부터 샘물교회를 다니며 교제해 왔던 남성과 지난해 12월 결혼했다. 김씨와 함께 먼저 귀국했던 김경자(38·여)씨는 “큰 변화는 없고, 직장만 옮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자식과 남편을 한국에 남기고 아프간으로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던 김윤영(36·여)씨는 “피자 가게를 처분했으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피랍 중 처음으로 미국 CBS 방송을 통해 현지 상황을 침착하게 전했던 임현주(33·여)씨는 함께 아프간에서 돌아온 송병우(34)씨와 지난 1월 샘물교회에서 결혼했다. 두 사람은 44일간의 피랍을 끝내고 귀국 후 안양 샘병원에서 2주 정도 요양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누이가 함께 선교를 떠났다가 납치됐던 서명화(30·여)씨와 서경석(28)씨도 잘 지내고 있다. 다만 경석씨는 “떠나기 전 했던 미용일은 지금 하지 않고,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