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공동서신

제 9 장 공동서신

은바리라이프 2008. 4. 26. 21:30
제 9 장 공동서신
제 9 장 공동서신

신약성경에서 바울서신과 계시록을 제외한 서신서들을 공동서신(The Catholic Epistles)이 라고 부른다. 그 외에 일반 서신(The General Epistles)이라고 명하기도 한다. 이 서신서들을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서신서의 수신 대상이 어느 특정한 개 교회가 아니라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독자를 상대로 기록된 것이기에 공동서신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그 외에 바울서신과 구분키 위해 그렇게 부른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공통된 것은 아니다. 히브리서(만일 바울서신에서 제외할 경우), 야고보, 베드로, 요한, 유다에 의해 기록된 서신서들은 그 주제와 내용이 각각 다르다. 그리고 각각 40여년 간의 기간 사이에 기록됐다. 초대교회는 제4세기경 베드로전서와 요한1서를 정경으로 공인했다. 기타의 서신들은 6세기경에 이르러서야 모든 교회에서 정경으로 인정했다. 개인적으로 가이사랴의 유세비우스가 히브리서를 제외한 현재의 7권의 서신을 공동서신으로 인정했으며, 그 후 1545년 트렌트 회의에서 정경으로 확인한 것이다.

 

1. 공동서신 저자에 관한 견해 차이들

 

개혁교회의 보수주의에서는 공동서신이 그 편지의 발신자들이 기록한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진보적인 사람들은 비평적인 관점에서 볼 때 훨씬 후대 교회 사람들이 유명했던 사도들의 이름을 이용하여 쓴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한서신도 베드로전서, 유다서도 또 야고보서도 실제 그 사도들의 기록물이 아니라 익명의 성도들이 기록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서신의 집필 시기도 주후 64-200년까지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진보와 보수측의 견해 차이는 공동서신 각론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대체로 정통 보수측의 견해를 따르고자 한다. 각 서신서에 기록된 당시의 사도들과 전도인들이 기록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2. 공동서신의 가치

 

바울서신이 기독교와 그 복음 진리를 해석하고 적용하고 확립시킨 '골격'의 가치를 지녔다면, 공동서신은 '힘줄과 살'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공동서신은 심오한 신학론이나 신비스러운 경험보다는 대중적이요, 윤리적이요, 교훈적인 내용이 주된 주제다. 실제적인 신앙 훈계와 권면으로 당시 핍박과 이단의 유혹과 신앙적 시험에 둘러 쌓였던 모든 교회에게 힘과 지혜를 주고자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동서신을 통해 당시 초대교회가 당면했던 보편적인 문제와 다양한 삶의 구조를 알 수 있다. 도 베드로, 야고보, 요한 등 바울 이외에 예수그리스도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사도들의 신앙 사상과 생각과 인품들을 엿볼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공동서신이 깊고 높은 신학적인 내용은 바울서신과 비교해 볼 때 가볍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바울이 말한 신학과 진리가 공동서신 속에서는 '육화'되어 나타난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바울만이 신야성경의 기자로 세우시지 않고 다양한 공동서신의 기자들을 따로 세우신 뜻은 이 세상의 성도들과 그 삶들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바울의 논리와 공동서신의 풍성한 교훈은 서로 상호 보완하여 성도의 신앙을 깊고, 넓고, 높은 자리로 인도해 줄 것이다. 이처럼 공동서신의 가치는 신약의 감동된 정경으로서, 또 그 시대의 역사적 기록물로서 그리고 문학적인 가치로서 바울서신 못지 않은 영원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3. 공동서신의 특징

 

앞에서 말한 공동서신의 가치는 그 구성과 내용의 특성에서 기인된다. 우선 특정 지역이나 교회가 아닌 모든 교회를 염두에 두고 기록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시 교회의 보편적인 정황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실제적이며 대중적인 내용을 갖고 있다. 바울서신처럼 이론적이며 예방적인 성질보다 당시 모든 교회의 성도들의 삶의 애로에 대한 구체적인 권면이나 교훈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그 내용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대중적인 가르침으로 되어 있다. 그 다음 다양한 주제를 지니고 있다. 히브리서는 율법과 예언의 완성이신 그리스도를, 베드로후서는 참희망과 참지식을, 요한서신은 사랑의 가치를, 유다서는 이단자들에 대한 경계를 주제로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내용들을 통해 기독교 진리의 다양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터득할 수 있다.

 

4. 공동서신의 각 개관

 

본 연구에서는 바울서신에서 다루지 않았던 히브리서도 공동서신의 범주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1) 히브리서

작자 미상이다. 바울, 아볼로, 바나바 등으로 추론하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목회자, 신학자, 철학자의 자질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만이 기록할 수 있는 심오한 내용과 구체적인 신앙 권면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도께서 구약의 율법과 제사와 예언의 완성이시며 본체이심을 강조하며, 그분만이 영원하고 유일한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대제사장'이심을 증거한다.

 

2) 야고보서

헤이스(Hayes)라는 신학자는 '야고보서는 신약 속의 구약성경이다'라고 말했다. 그 안에 기록된 그리스도께 대한 두 세 구절의 언급을 제외시킨다면 마치 구약의 잠언서를 보는 듯하다. 야고보서는 바울서신의 대주제인 '신앙으로 인한 구원'과 반하는 듯한 내용이 있어 몇몇 개혁자들로부터 외면당한 예도 있었다. 그러나 야고보는 신앙을 성도의 전인격을 통해 관조하고 강조한 것뿐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얻는다는 사도 바울의 사상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신앙이란 그리스도에 대한 어떤 '생각'이 분명 아니다. 인격과 삶의 열매로 나타난다. 이는 바울서신서에도 강조되는 내용이다.

 

3) 베드로전·후서

베드로전서는 대사도 베드로의 아름답고 거룩한 신앙 인품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신앙고백서요, 위로서이다. 당시 로마 제국 판도 안에서 이질적인 존재들로 업신여김받고 오해받고 핍박받는 모든 성도들을 위로하고자 쓴 베드로의 첫째 서신이다. 그 주제는 '고난을 상쇠하는 참희망'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성도들의 삶의 본분 중 한가지이며 그와 같은 삶에는 영원한 축복이 따름을 역설한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처럼 핍박하는 원수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해 주는 생활을 할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삶의 종말적인 위기가 올지라도 말은 사회적, 신앙적 의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전하는 내용이다. 후서는 베드로 사도의 유언장과 같다. 순교하기 전 자신의 마지막장을 감지하고 보낸 공동회람 문서이다. 당시 교회에 일어나기 시작한 신비철학 종교인 지혜 종교(영지주의)의 폐단을 지적하고 예수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이 영원한 구원에 이르는 참된 지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4) 요한서신들

요한서신중 요한1서를 제외하고 2,3서는 특정한 사람에게 보낸 서신이다. 그래서 공동서신의 범주에 제외시키는 이들도 있다. 요한 1서의 주제는 참사랑이다. 이는 요한복음 14,15장의 확대다. 신앙과 지혜와 덕의 권능은 사람에 있음을 강조한다. 당시 성행하던 영지주의에 물든 자들을 깨우치고 교화하며 예방키 위해 쓴 것으로 본다. 참된 성도, 참된 하나님의 자녀와 그 증표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의 증거를 지닌 자임을 말한다. 요한2서는 1서의 내용과 관계된다. 즉 거짓 진리를 전하는 거짓 교사에 대한 경고다. 요한3서는 교회의 질서에 대한 교훈이다. 교만하고 그릇된 어느 신자의 예를 들어 그것을 정죄하며 진리 안에서 행할 것을 강조한다.

 

5) 유다서

유다서는 주 예수의 육신의 동생인 야고보 사도의 동생 유다가 쓴 서신이다. 베드로후서와 그 내용이 흡사하여 논란이 많은 서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다가 베드로 사도의 가르침을 인용하여 서신서를 기록한 것으로 본다. 그 내용은 역시 이단자들의 침투와 오염을 경계하는 것이며 그들의 운명에 대해 통렬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서신의 주제와 내용은 다양하고 풍성하다. 그만큼 그 안에 깃든 하나님의 메시지가 풍요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서신의 내용은 오늘 현재 경건한 삶을 갈망하는 모든 성도들의 삶에 있어 각 분야의 교사가 될 것이다.